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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미 Apr 26. 2022

아침 산행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

연분홍 철쭉을 만나는 시간


아침 6시, 바람이 상쾌하다. 추운 겨울에 어둠을 뚫고 시작했던 운동이었는데,  봄이 되니 같은 시간인데도 대낮처럼 환하고 싱그럽다. 집을 나서는 기분이 좋다. 어둠이 사라지고 추위도 없고 덥지도 않아서 아침 운동하기 딱 좋은 계절이다.



발목 결절 종이 생겨  최대한 발 사용을 줄여야 해서 잠시 멈추었던 아침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언제까지 손 놓고 발 놓고 살 수는 없는 일, 천천히 무리하지 않고 움직여보기로 했다. 할 수 있는 만큼 해보는 것, 무엇이든 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아침의 싱그러움을 만나러 나섰다.








봄은 싱그럽다. 보는 것만으로도 그냥 좋다.  죽은 듯이 보였던 나무에서 새싹이 돋고  보이지 않던 식물들이 땅에서 올라오는 모습을 보면 기특하고 신기하다. 이맘때쯤 만나는 연분홍 철쭉이 아름답다. 수줍은 듯하면서도 푸르름 속에 당당하게 피어있는 모습에 홀딱 반하고 만다. 초록빛 나뭇잎과 연분홍 꽃잎이 잘 어울린다.



지금이 아니면 만날 수 없는 연분홍 철쭉을 만나기 위해 아침 일찍 산에 오른다. 온몸에 싱그러움이 전해져  온다. 깨끗하고 단정한 모습으로  화려함 대신 청순함으로 매력을 뽐내고 있다.








바스락거리는 마른 나뭇잎 속에서 싱그럽게 자라난 초록빛 나뭇잎을 보고 있노라면 무엇이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용기와 힘을 전해주는 듯하다.  잠시 발길을 멈추고 초록과 잘 어울리는 연분홍 철쭉을 바라본다.



원하지 않은 일이지만, 몸의 불편함으로 마음에서 의욕이 사라지려 하는 요즘이다.  의미 없고 부질없다는 생각이 자리 잡지 않도록 다시 힘내라고 말해 주는 듯이 귀를 기울이며 연분홍 철쭉에 빠져든다.



보고 있으니 기분이 좋다. 바쁜 아침 시간에 이렇게 느긋하게 여유를 부려도 되는지 싶을 만큼, 한없이 여유로워진다. 정신 차리고 발걸음을 돌리기가 아쉽다.  오늘은 초록에 빠져 쉬고 싶은 생각이 파고든다.








좋아하는 연분홍 철쭉을 만나는 아침이 행복하다. 봄이면 다시 만나게 될 것을 기대하게 만든다. 메마르고 삭막한 겨울을 인내하며 봄을 기다리는 동안 안달이 난다. 하루하루 확인하며 보내는 시간이 애가 탄다.  



긴 기다림 끝에 연분홍 철쭉을 만나고 초록으로 물든 산을 기쁜 마음으로 오른다. 이른 아침 6시, 온전하게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다. 계곡을 꽉 채운 초록나무를 보며 나도 모르게 그곳으로 향한다. 나무 그늘 아래서 쉬고 싶은 강한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 한여름의 뜨거운 햇살 아래서도 시원한 바람을 선물해 줄 거 같다.








초록빛 옷으로 갈아입은 나무들과 연분홍 철쭉이 활짝 피어있는 도봉산의 아침이 아름답다. 싱그러운 공기와 상쾌한 바람은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게 해 준다. 하루 한 시간, 나를 위한 시간을 갖고자 시작했던 작은 실천은 큰 기쁨과 행복을 안겨준다.



어둡고 추웠던 겨울, 핑계를 만들어 나서지 않았다면 작은 습관 들지 못했을 것이다. 이토록 아름다운 봄날의 싱그러운 아침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무엇인가 도전하고 실천하는 것, 포기하지 않으면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선물을 받게 되는 거 같다. 내가 만드는 행복, 포기하지 않으리.  @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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