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 가고 싶다

가끔 전업주부가 되고 싶다

by 단미

시끄러운 음악소리에 맞춰 목소리 톤을 높여가며 이야기하느라 바쁘다. 서로의 소식을 주고받으며 애들처럼 웃고 떠든다. 하긴, 수다스러운 것은 애들보다 엄마들이 한수 위일지도 모르겠다. 왁자지껄 시끄러운 곳에서 모인 친구에게서 전화가 온다. 열심히 일할 시간, 평일 낮시간에 그녀들은 카페에 앉아 약 올리듯 나를 부른다.




주로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을 이용한다. 아침에 나갔다가 저녁에 집으로 가는 교통수단으로 이용하는 지하철이다. 가끔 업무상 출장 가느라 낮에 지하철을 이용할 때가 있다. 출퇴근 시간만 승객이 많을 줄 알았는데 낮시간에도 만만치 않았다. 도대체 이 사람들은 어디를 가느라 이 시간에 지하철을 이용할까? 궁금했다.


주변을 둘러보았다. 직장인처럼 보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나이 드신 분들이 많고 젊은이들도 많다. 이동하며 일하느라 이용하는 직장인들도 있을 테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을 보며 놀란적이 있었다. 평일 낮시간에는 지하철이 한산할 것이라는 생각은 나의 생활패턴에서 나온 완전한 편견이었다.


이렇듯, 대중교통에 대한 편견이 있었던 것처럼 또 다른 편견이 있었다. 카페에 대한 편견이다. 출장길에서 거래처와 약속이 있는 경우 식사를 하기도 하지만 가끔 카페에서 만나기도 한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어쩌다 가게 되는 그곳의 풍경에 다시 한번 놀란다. 카페에 손님이 이렇게 많다니, 낮에는 일하는 시간이 아니던가? 낮시간에 카페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한번 더 놀라며 이것 또한 나의 편견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카페에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카페에서 친구와 만나 수다 떨고 있습니다'

'카페에서 혼자 커피를 마시고 있습니다' 등등 카페를 이용하고 있다는 소식을 자주 듣는다.


주부들이 이른 시간에 카페를 많이 이용한다는 사실은 의외였다. 직장인이 시간에 맞춰 출근하듯 주부들은 카페를 이용하여 아침시간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사실 충격이었다. 주부의 이미지는 집안일과 떨어질 수 없는데 아침시간에 카페에서 우아하게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학생들이 카페에서 공부하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 이것 또한 내 입장에서 보면 이해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자고로 공부란 조용한 곳에서 해야 한다는 선입견이 자리 잡고 있어서일까, 시끄러운 카페에서 공부가 될까?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요즘은 글쓰기에 관심을 갖고 있어서인지 카페에서 글쓰기를 한다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간다. 카페에서 글을 쓰면 더 잘 써지는 걸까? 시끄러운 음악소리와 주변에 사람들이 많아 어수선한 분위기에서는 공부나 글쓰기는 집중이 잘 되지 않을 거 같은데, 이것 역시 나의 편견이었나 보다.


사람 많은 대형 카페와 집 앞의 작은 카페의 분위기는 다르겠지만, 그렇다 해도 집중하기 쉽지 않은 분위기라 생각했는데 개인적인 성향의 차이인가 보다. 카페에서 공부하고 글 쓰는 일을 경험하지 않았으니 그 느낌을 알 수는 없지만, 막연하게 그럴 것이다 생각해볼 뿐이다. 내 생각과 달리 카페가 주는 분위기가 있을 것이라 상상해본다.




내가 이용하는 카페란 여름날에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시기 위해 들르는 곳, 퇴근 후에 약속을 위해 가는 곳, 가끔 회식 후에 달달한 라테 한잔을 마시기 위한 곳이었다.


궁금하다. 평일 오전에 카페에 앉아 느긋하게 마시는 커피맛은 어떨지? 집 앞 조용한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앞에 두고 노트북을 열어 글을 쓰는 기분은 어떨지? 출근하지 않고 이른 시간에 카페에 앉아 친구와 수다 떠는 기분은 어떨지?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전해져 오는 카페에서 전화하는 친구가 얄밉지만, 부러움을 뒤로하고 열심히 일한다. 언젠가는 친구가 부르지 않더라도 그곳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글을 쓰고 있지 않을까? 요란한 음악으로 어수선하고 정신 사나운 곳이면 어떻고, 잔잔한 음악이 흐르는 조용한 곳이면 어떠랴.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로운 날에 카페에 가고 싶다. 이른 아침 눈부시게 떠오른 햇살을 받으며 기분 좋게 뺨을 스치는 바람을 맞으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콧노래 부르면서 그곳에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