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단미 Jul 05. 2023

매일 아침 걷는 시간이 좋아졌다

출근 전 한 시간 걷기

매일아침 걷고 있다. 무거운 눈꺼풀을 걷어내며 일어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도 꾸준히 걸어보자 다짐했으니 스스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달쯤 되었는데도 여전히 아침에 눈뜨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도 꿋꿋하게 출근 전에 한 시간씩 걷기를 계속하고 있다.


처음 시작은 더 이상 아픈 몸이 되지 않기 위해서였다. 여기저기 아프기 시작하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아프다는 말을 하기조차 민망할 정도로 여러 가지 증상을 보이며 몸에 탈이 났다. 잠시 아프고 회복되는 것이라면 상관없겠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만큼 어느 한 곳이 아프기 시작하니 이어서 또 다른 곳이 아프기 시작했다.


가장 큰 문제는 허리가 아픈 것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삐끗한 느낌이 들더니 일어서지도 못하고 앉지도 못할 만큼 엉거주춤한 자세로 어찌할 바를 모르게 아파왔다. 정형외과에서 엑스레이를 찍고 MRI까지 찍어 확인했다. 자세한 병명은 척분리증이라고 했다. 처음 듣는 병명이다. 아프지 않았으면 모르고 지났을 텐데 이렇게 새로운 병명을 알게 된다. 척추분리증으로 인해 통증이 심해지면서 좋아하던 산행을 멈추고 평지를 걷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매일 아침 걷기 운동이다.



출근하기 전 집 앞 공원을 걷는다. 이른 시간이라 사람이 많지 않다. 조용하고 상쾌한 공기가 기분 좋게 한다. 공원에서 걷기를 시작하면서 매일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매일 걷기를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인사를 나누고 대화를 나누는 것은 아니지만 날마다 오늘도 나오셨네,라는 생각에 반갑다.


혼자 걸으며 아침풍경을 살핀다. 이른 시간임에도 친구와 함께 걷는 모습이 부럽기도 하다. 대부분 나이 드신 분들이다. 매일 만나서 걷는 모습을 보니 서로 이웃주민이라 짐작된다. 두 분이 걷기도 하고 세분이 걷기도 한다. 어느 분은 아침부터 수다 떠는 에너지가 엄청나다. 어떤 분은 먹거리를 들고 나와 이른 시간에 함께 나눠먹기도 한다. 아침을 굶는 나로서는 그 시간에 무엇인가를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다.



분명 예쁜 꽃이 피어있어야 할 곳에 잡초가 무성하다. 관리가 안된 모습이 안타깝다. 잡초일지라도 푸르고 싱그러운 모습이 이쁘다. 아침에 만나는 상쾌함이 다르다. 걷다 보면 능소화 넝쿨이 우거진 터널을 만나게 된다. 이곳을 걷는 느낌이 좋아서 반복해서 걷기도 한다. 능소화가 만발하면 더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올듯하다.



공원중앙에 마련된 나무터널길이다. 아무도 없는 이곳에서 혼자 걷는 기분은 마치 공원의 주인이 된듯하다. 산에 오를 때 좁은 길에 나무터널이 만들어진 곳이 있다. 무성하게 우거진 나무터널을 만나면 잠시 걸음을 멈추고 나무그늘아래서 숲 속 공기와 나무냄새를 확인하기도 했다. 그때는 정말 좋았는데.. 다시 느껴보고 싶다.

 


처음 시작은 더 이상 아프지 않기 위해 걷기 운동을 시작했다. 이제는 아침 공기의 상쾌함이 좋아서 집을 나선다. 살랑살랑 부는 아침바람이 좋다. 매일 만나는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의 부지런함을 만나는 것도 좋다. 매일 아침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반가워하는 모습이 새롭게 보인다. 아직 걷기를 함께하는 친구를 만나지 못했지만 혼자서 걷는 시간도 좋다.


몸이 불편해도 열심히 걷기를 실천하는 할아버지를 보며 아직은 반듯하게 걸을 수 있는 건강함을 확인하게 된다. 보행기 도움을 받으며 천천히 걷기 연습을 하는 할머니들의 모습을 보며 나이 들어서도 건강하게 걸을 수 있는 내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한다. 처음에는 허리통증이 심해 걷다가 쉬기를 반복했다. 지금은 한 시간을 쉬지 않고 걸을 만큼 좋아졌다. 걷기 운동으로 허리통증이 많이 사라졌다. 아프기 싫어서 시작한 걷기 운동은 지금 할 수 있는 최고의 운동이라 생각된다.


푸르고 싱그러운 아침이다. 여전히 눈꺼풀이 무겁지만 집을 나서는 발걸음이 즐겁다. 어느 날 책을 가지고 나섰다. 문득, 싱그러운 아침과 함께 예 사진으로 담고 싶어졌다. 예쁘다. 초록과 잘 어울린다.  새로운 생각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매일 아침 걷는 시간이 참 좋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이 드니 성질만 급해지나 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