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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소예 Apr 19. 2022

그림책 작가의 책방 - 키오스크

책방 시나몬 베어

키오스크 / 아테네 멜레세 글 그림/ 김서정 옮김/ 미래아이


인도에는 이런 속담이 있습니다.

"잘못 탄 기차가 목적지로 안내한다."

인생은 결코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지만 나의 방향과 목적이 분명하다면 결국엔 그리로 흘러하게 될 것이라는 뜻의 속담인 것 같아요.


이 그림책 속의 주인공 올가는 키오스크라는 작은 공간 속에서 먹고, 자고, 꿈을 꾸며 만족스럽게 살아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키오스크가 송두리째 뒤집어지는 사건이 일어나죠. 그리고 예상치 못한 변수가 계속 일어납니다. 그런데 올가는 한 번도 분노하거나 욕을 하거나 신을 저주하는 일 없이, 벌어지는 상황을 즐거이 받아들이며 흘러갑니다.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며 올가의 좌충우돌에 깔깔대고 웃지만 인생의 쓴 맛을 아는 저는 뒤집어진 키오스크를 보자마자 왈칵 눈물을 났습니다. 그때 저는 올가의 키오스크처럼 인생이 전복되는 일들이 연속으로 일어났거든요. 저는 그녀처럼 삶의 고비를 유쾌하게 넘기지 못했어요. 가슴을 치며 울고, 하늘을 향해 주먹을 흔들었죠.

그런 시간들은 어느새 모두 과거가 되었고, 저도 인도의 속담을 이해하는 어른이 되었어요. 그리고 여전히 키오스크는 제 인생의 책으로 새겨져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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