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 토크
오전 7시.
억지로 눈을 뜬다. 그릭 요거트나 사과로 간단한 아침을 먹고 도시락을 싸서 후다닥 버스 장류장으로 달려간다.
오전 8시 25분.
학원에 도착해서 공부할 책들을 챙긴다. 4층의 자습실로 올라가 전날 배운 내용의 문제집을 풀면서 50분 동안 복습을 한다.
오후 5시.
7교시 수업이 모두 끝나면 홀가분한 마음으로 학원을 나선다.
오후 5시 30분.
집에 도착하면 저녁을 먹은 후 집안일을 하거나 요리를 하거나 드라마나 영화를 보기도 한다.
가장 중요한 규칙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헬스장으로 운동을 가는 것과 틈틈이 그림을 그리는 일이다. 피곤해서 그림책 작업이 착착 진행되지 않지만 학원에 다닌 지 겨우 3주 되었으니 스스로를 채찍질하지 말자고 생각한다. 몸이 적응하면 작업에 집중할 수 있을 거라고 다독이며 가벼운 드로잉으로 손을 풀고 있다.
밤 12시~ 1시
하루를 보내기 아쉬워 손을 움켜쥐지만 눈꺼풀이 감긴다.
스믈 둘
그때의 나는 미대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오전에는 노량진 학원의 단과반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도서관에서 수능 문제집을 풀고, 우유 한 팩으로 저녁을 해결한 뒤 미술학원에서 막차 시간까지 그림을 그렸었다. 그때 참 행복했었다. 배고프고 외롭고 절망의 시간이기도 했지만 도전을 하고 꿈을 향해 가는 벅참이 내 안에서 황금처럼 번쩍였다.
쉰 둘.
요즘 다시 그 행복감을 맛보고 있다. 매일 공부하고, 주변을 단정하게 꾸리고, 그림 그리기를 잊지 않고 있다. 지인과 친구들의 약속이 조금 귀찮은 정도로 있는 것도 사치이고 행복이다.
그리고 이렇게 기록하는 것. 그건 소박하지만 단단한 삶을 살아내고 있다는 증거인 것 같다.
나는 여전히 나만의 오솔길을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