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프면 병원에 가보도록 해요
22년 10월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인구 중 17%가 우울 장애를 겪고 있다 하였다. 10명 중 한 명은 우울 장애를 겪고 있다는 것이며 환자 중 2~15%는 자살로 생을 마감할 정도로 중증 우울 장애를 겪고 있다고.
우울 장애, 우울증은 해외의 사례로 국한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역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근래에는 교사들의 연 이은 자살에 따라서 교사들의 우울한 감정, 우울증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21년 발표한 6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우울증 진료환자 통계'를 살펴보면 5년 전에 비해서 약 35% 정도 늘어났고 5년 전과 비교하여 연령대 별 환자 증가폭은 10대가 90%, 20대가 127%, 30대가 67% 순서로 컸다.
우울 장애는 단순히 울적하고 우울한 감정으로 치부될 수 있고 '정신의학과'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과 편견 때문에 방문하기 꺼려하는 사회적 인식에 따르면 어쩌면 통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우울 장애를 앓고 있을 수 있겠다. 나도 매번 생각만 하고 망설이다가 더 이상 삶의 의지가 없을 때, 마지못해 방문했었으니깐.
울적하고 우울한 기분과 우울 장애 사이에는 몇 가지 차이가 있는데 '특정 사건이나 상황'에 따라서 슬픈 감정을 느끼는 울적함과 반대로 우울 장애는 병이 진행될수록 자존감이 떨어지고 스트레스로 인해 뇌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불면증, 성욕과 식욕 상실, 충동적 행동, 자살 충동 등 다양한 문제행동과 증상이 유발될 수 있다.
전혀 없었다 = 1점
한두 번 있었다 = 2점
많이 있었다 = 3점
0~15점은 정상으로 우울 장애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
16~20점은 경미한 우울감을 느끼지만 일상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닐 수 있다.
21~24점은 우울 장애 증상을 보이며 일상에 지장을 줄 수 있다.
25~60점은 심한 우울 장애 증상을 보이며 전문 기관에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필자는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검사를 해보니 46점으로 중증 우울 장애 증상을 보인다고 나왔다.
정신의학과에 통원한 지 4년이 지나가지만 여전히 우울 장애 치료는 어려운 모양이다.
누구나 우울한 기분을 생길 수 있지만 이것이 일상생활과 신체에 영향을 준다면, 우리는 병을 앓고 있는 것이다. 그 병은 우리에게 불면증이나 무기력감을 유발시킬 수 있고 위장문제나 만성 통증, 두통을 일으킬 수도 있다. 우울 장애를 통해 실제로 통증을 느낄 수 있는데 그것을 <신체화증상>이라고 하며 나 역시 스트레스가 과도할 때는 두통, 구역질, 팔다리떨림, 흉통, 과호흡으로 인한 공황장애 증상을 느낀다.
위에 언급한 모든 병명이 단순하게 스트레스가 원인이 아닐 수 있지만 스트레스가 발생할 때 증상이 반복되거나 본인 스스로 상당한 고통을 느껴서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라면 신체화 증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신체화 증상은 몸이 보내는 신호일 수도 있지만 정신 건강이 병들고 있는 것이다.
우울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혀진 원인은 다양하다.
사회심리적 요인, 유전적 요인, 경제적 요인 등등...
중증 우울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으로서 우울 장애는 생물학적 요인과 함께 사회심리학적 요소가 깊게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하며 생활환경과 경제적 상황 등등 개인이 처한 상황이 혼재되어 나타난다고 주장하고 싶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도 우울 장애를 앓기도 하고 금전적 여유가 없는 사람도 현재에 만족하며 살기도 한다.
우울 장애는 내가 처한 상황이 불우하거나 명예와 경제적 여유가 없다고 생기는 우울함, 좌절감이 아니다.
우리 몸에서 생물학적으로 우리는 행복하게 만들고 우리는 편안하게 만드는 신경전달물질의 이상이 생겨서 걸리는 정신 건강 장애로 현재는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에 주목하여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우울 장애 환자들을 연구하고 세로토닌이 감소되어 있고 세로토닌을 만들기 위한 물질인 트립토판이 부족하다는 공통점을 발견하여 뇌세포에서 세로토닌을 다시 흡수하는 것을 막아 뇌에 부족한 세로토닌을 증가시키는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 약물이 있다.
또한 에너지와 흥미 부여, 인간의 감정과 깊은 관계가 있는 노프에피네프린 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우울 장애와 연관이 있다는 것이 알려져 뇌신경세포에서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를 막는 약물이 있다.
우리가 흔히 들어본 도파민은 우리 몸의 운동 기능의 조절, 호기심, 주의력, 성취감 등등 내적 동기의 활성화와 연관 있는 신경전달물질로 도파민 분비에 이상이 생기면 무기력함과 무감정, 우울감과 비슷한 증상들이 나타난다.
이미 우울 장애가 생물학적 요인들로 인해 발생할 수 있고 이를 치료할 수 있는 치료약들이 대중적으로 쓰이는 현대에, 심한 우울감을 숨기고 잠수를 타거나 술과 약물에 의존하거나 햇빛보기나 운동 정도로 해결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판단이 아닐까? 시대를 관통하여 잘못된 판단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나는 이미 우울감에 중독되어 있다.
우울감을 떨쳐내고 싶어서 나 혼자가 되어 보기도 했고 강박적으로 운동해보기도 했고 미친 듯이 일해 보기도 했다. 정신의학과만큼은 안 간다는 생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약을 찾기도 했고 상담을 받기도 했고 심리학서를 수없이 읽어보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야 깨닫고 우울 장애 치료에 가장 호전적이었던 방법은...
정신의학과에 방문하여 약물 치료를 하면서 위와 같은 운동, 일하기, 상담, 독서등을 병행하는 것이었다.
병원에 가지 않고 감기에서 완치되기 위하여 비타민C를 주야장천 먹어봤자 소변 색깔만 누레진다.
나는 머릿속이 누레질 만큼 누레진 다음에야 정신의학과에 방문했는데 이 글을 보시고 누군가는 용기 내셔서 당신의 과도한 우울감에서 해방되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