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같은 세상

by 김민

욕망을 덜어야

타인과 세상이 보이고

비로소 참된 내가 보인다.

인간인지 아닌지

아귀인지 아닌지

날개 없는 천사라도 될는지.


적게 가져도 충분하다고 여긴다면

적게 가진 그것을 덜어낼 수 있다면

덜어낸 그것도 타인과 나눈다면

덜어내고 덜어내어 마저 비울 수 있다면.

이 중 하나라도 할 수 있다면

캄캄한 세상도 이내 환해질 텐데.


배가 차면 더 이상 사냥할 필요 없고

여한이 없어져 아귀도 씨가 마르며

어질고 자비로운 날개 없는 천사만 사는

사상과 종교의 경계도 모호한

뒤죽박죽 동화 같은 세상이 온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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