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gonna take a shower RIGHT

by 민정애


나는 요즘 집에서 거울을 보고 낯선 얼굴에

깜짝 놀랄 때가 종종 있다.

코로나 때문에 집에만 있다 보니 세수도

안 할 때가 있고 어쩌다 외출하게 될 때도 마스크를 해야 하니

화장할 필요도 없고

미용실도 자주 못 가니 흰머리 염색도 못했다.

거울에 비친 낯선 할머니가 나 자신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아

얼른 그 자리를 피한다.

오늘도 내 방에서 나와 부엌으로 가며 무심코 화장실 앞에 놓인 전신 거울을 보니 여지없이 쭈글쭈글한 할머니가 어색한 모습으로 나를 보고 있다. 누런색 스웨터 위에 브래지어도 하지 않아 늘어진 가슴은 그대로 드러나 있고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입꼬리, 눈꼬리는 밑으로 처지고 깊게 파인 팔자주름에 흰머리는 길어 나와 지저분하고 도무지 그 모습이 ‘나’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책을 보고 있는 남편에게

“여보, 나 좀 봐요, 나 요즘 왜 이렇게 늙었지?”

남편은 한 술 더 뜬다.

“당신 나하고 결혼할 때 혹시 나이 속인 것 아니야?

나보다 세 살 적은 게 아니고 세 살 많았던 것 아니야?”

라며 웃는다.

나도 같이 웃고 말았지만 남편 눈에도 내가 늙어 보였던 건 사실인 모양이다.

‘여자 하고 집은 가꾸기 나름이다.’라는 말이 맞는 말이다.

코로나 때문에 강의도 쉬게 되어 그동안 부족했던 책 읽기 글쓰기 한다고 세수도 안 하고 지나가는 날이 있었다. 나 혼자 산다면 꾸질꾸질한 외모로 책만 읽는다고 누가 뭐라 하겠냐마는 보는 사람도 생각해줘야 되지 않겠나 싶다. 나도 남편의 주름진 얼굴을 볼 때 연민이 일 듯 남편 또한 마찬가지겠지.

일단 내일부턴 집에만 있더라도 옷매무새도 단정히 하고. 매일 샤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지. 다짐한다.

아니 지금부터다. 일단 지금 샤워하고 내일은 미용실 가서 머리 자르고 염색하자. 자기 힘으로 샤워할 수 있는 행복과 감사함을 매일 느껴보자.

I’m gonna take a shower RIGHT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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