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이와 첫 만남
2018년 11월 22일 금요일, 퇴근하고 집에 가보니 개가 한 마리 늘었다. 개성 강한 마스크에, 위화감이 느껴지는 첫인상의 강아지, '너는 누구냐?' 아빠가 데려왔다고 한다. 이 이름 없는 개는 며칠 뒤에 우리 집 막내 '소망이'가 되었다.
원래 소망이는 우리 집 소망이가 아니었다. 시골 할머니와 살 운명이었다. 어찌나 애교가 많고, 사람을 따르는지 며칠 같이 있다가 우리 집에 눌러앉았다. 이 성격은 지금도 여전하다. 산책 나가면 개보다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쓰다듬어 달라고 몸을 기댄다. '임자 만났다'하면 아예 벌러덩 드러눕는다. 이렇게 예쁜 강아지를 누가 버렸을까? 세상에 나쁜 사람들이 너무 많다.
개들에게 즐거움이란, 자고로 먹는 것에 있다! 우리 아빠의 신조이다. 따라서 정해진 시간에 사료를 주지 않고, 밥그릇에 항상 적당량의 사료를 둔다. 희망이는 입이 짧아서 배고플 때, 먹고 싶을 때 알아서 잘 먹는다. 근데 소망이는 '사료가 있다!' 하면 그 자리에서 허겁지겁 먹느라 정신이 없다. 이전 주인이 밥을 제대로 챙겨주지 않은 듯했다. 못된 사람이다.
희망이는 매일 혼자 놀다가 동생이 생겨서 신났다. 지금은 서로 봐도 못 본 척, 따로 또 같이 잘 지내지만 처음에는 희망이가 소망이를 졸졸 쫓아다니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해 추운 겨울날 우리 집은 온 집안을 휘젓고 돌아다니는 두 마리의 개들 덕분에 온기가 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