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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내 Feb 16. 2021

낭자는 좋겠어

즐거운 점심시간

점심은 아무런 걱정 없이 맛있게 식사할 수 있는 시간이다. 아침에는 입맛이 없고, 저녁은 많이 먹으면 살찌지 않을까 걱정한다. 저녁 메뉴를 정할 때는 가족들과 함께하기 때문에 각자 점심에 뭘 먹었는지도 고려하면 좋다. 점심에 누가 중국집 음식을 먹었다면, 저녁은 칼칼한 음식을 먹는다. 


점심은 '뭘 먹어야 하나'하는 고민 없이 함께하는 사람들에 따라 자동으로 메뉴가 결정된다. 편리하다. 회사 근처에 자주 가는 백반집이 있다. 어르신이 운영하는 작은 가족 식당으로 점심에만 영업한다. 반찬도 푸짐하고 할아버지의 이야기보따리도 들을 수 있다. 주제는 주로 어떤 사람을 만나야 하는지이다. 우리 부모님보다 더 내 결혼을 걱정해주신다. 감사하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신언서판'이었다. 

身言書判 : 인물을 선택하는 데 표준으로 삼던 조건. 곧 신수, 말씨, 문필, 판단력의 네 가지를 이른다.
(네이버 국어사전)


이밖에도 주말마다 캠핑과 여행을 즐겨 다니시는지, 월요일에 가면 전 주에 어디를 다녀왔는데 좋더라는 말씀을 해주신다. 보통은 손녀, 손자와 가족 이야기를 하시는데 참 좋아 보인다. 금요일에는 항상 '낭자는 좋겠어.'로 시작해 한 주도 수고했다고, 주말 잘 보내고 오라는 말씀을 해주신다. 곧 퇴사하면 자주 못 올 텐데 생각하니 아쉽다.


언제나 헤어지는 것은 쉽지 않다. 좋든 싫든 아쉬움이 남는다. 그 사람에게 내가 어떤 사람으로 남을까? 고민하면 지금, 바로 나의 행동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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