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나가려고보니 귀찮아서 미루고 미루다 다녀온 올가을 첫 산책.
맑은 날은 아직 많이 덥다.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예쁜 구름.
구름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데 도시에서는 예쁜 구름 사진을 찍는 게 영 쉽지가 않다.
초록빛 대신 연두빛으로 물든 나무.
여름의 쨍하고 빽빽한 초록빛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가을의 연두빛도 나름 분위기가 있다.
끝자락은 이미 노랑, 주홍빛을 띈다.
잎이 떨어져 휑한 나무.
이봐... 벌써 가면 어떡해?
길가에 예쁘게 핀 데이지.
언제봐도 귀엽다.
골목 주택가를 걷다가 만난 화분들.
남의 집 식물은 이렇게나 잘 자라는데, 왜 우리집 식물은 자꾸 죽는지 의문이 든다.
여기도.
어느 빌라 앞에 놓여있던 화분들.
바깥에 방치되어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적절한 햇빛을 쐴 수 있도록 신경을 해주고, 매일같이 정성스레 물을 주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이렇게 잘 자라는 거겠지.
끝판왕 등장.
저 멀리서부터 눈에 띄는 장인의 집.
나 같은 식물킬러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스케일.
경외심을 품고 유심히 살펴보다가 실제로 꽃을 파는 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역시 전문가의 손길은 다르다.
집 안에는 더 많은 식물들이 살고 있다고.
궁금하지만 몰래 바깥 사진만 찍고 걸음을 옮긴다.
평화로운 불광천의 모습.
산책을 하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지금의 멋진 날씨를 누리고 하루하루 자연의 변화를 바라볼 수 있는 행복한 사람들이겠지.
마음이 편안해지는 서울스럽지 않은 풍경.
곳곳에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많다.
명당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차지.
어딜 가든, 저 자리 진짜 좋다! 싶은 장소를 발견하면, 그곳엔 항상 어르신들이 이미 편안하게 여유를 즐기고 계신다.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짬바.
곧 있으면 샛노랗게 바뀔 커다란 은행나무.
얼마나 예쁠까.
한참을 더 걷다가 만난 오리식당 앞 자전거.
버려진건지, 주차해둔건지, 일부러 장식해 둔 건지는 모르겠지만 자전거는 어느 풍경에나 참 잘 어우러진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어느새 끝이 빨갛게 물든 단풍이 반가워서 한 컷.
곧 빨갛게 익겠구나.
다음편은 자유부인의 카페 방문기.
HAPPY 추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