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따스한 온기

by 민아

버스 안에서 천사 같은 아이가 내 앞에 섰다. 세발자전거 위에 앉아 조막만 한 손톱이 야무지게 붙어있는 조막만 한 손으로 기둥을 꼭 붙잡고 있었다. 무엇도 읽을 수 없는 표정으로 그러나 무엇도 숨기지 않는 눈망울로 버스 안을 쉼 없이 두리번거렸다. 아무것도 담지 않은 듯 맑은 눈이었지만 제 앞에 있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커다란 시선이었다. 그 어느 어른보다 세상의 이치를 온전히 이해한 듯 고요한 눈빛이었다. 그래서 천사 같은 아이라고 생각했다.


내 옆자리가 비자 아이의 엄마는 아이를 들어 올려 의자에 앉혔다. 아이가 뒤뚱뒤뚱 의자에 기어오르는 중에 아이의 볼이 내 팔꿈치를 스쳤다. 따스하고 보드라운 볼이었다. 그 찰나에 느껴진 촉감이 순식간에 온몸으로 퍼져 이내 마음까지 닿았다. 마음이 사르르 녹으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창밖으로 시선을 던져 울컥 올라온 감정을 겨우 달랬다. 천사 같은 아이는 천사의 은총을 내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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