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로 찾은 자존감

by 변민아

*이 글은 2017년 서른넷 어느 여름에 작성한 것입니다.




설거지보다

마른 그릇을 제자리에 넣는 일이 더 거추장스러울 때가 있다.


나도 내 자리를 모르는데

마치 너희들의 자리는 태초부터 정해져 있고

나는 그 자리를 다 알고 있는 양 척척 제자리에 놓는 걸 보니,


부엌에서만큼은 내가 주인이며

말 없는 그릇들 앞에서만큼은 단호하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남의 글을 만지는 사람의 결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