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날에 비가 오면 잘 산다는 속설이 있다. 왜 그런 말이 생겨났을까?
결혼식. 두 사람이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하기로 한 것을 축하해달라며 사람들을 초대하는 날이다. 그런데 하늘에는 먹구름이 가득하고 비까지 쏟아진다. 날씨가 흐리니 분위기가 영 별로일뿐더러 귀한 시간을 내어 와 준 하객들에게 괜스레 미안해진다.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날에 이렇게 비가 온다는 것이 속상하다. '왜 하필 오늘?'
마음이 불편할 새내기 부부를 위해 하객들이 너스레를 떤다. "원래 결혼식 날에 비가 오면 잘 산다잖아. 얼마나 잘 살려고 이렇게 폭우가 오나 몰라~" 구구절절 이유를 대는 사람들은 없고 아무튼 분명 잘 살 것이라고 한다. 원래 '원래'로 시작하는 문장들은 대부분 근거가 빈약하다.
폭우가 쏟아지는 날 결혼한 부부들은 잘 살 확률이 높다. 많은 사람들이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을 축복하기 위해 찾아와 주지 않았는가. 비 오는 날 결혼하면 잘 산다며 세련된 응원까지 건네는 이들을 곁에 둔 부부라면 어려움도 잘 극복해 낼 것이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화창한 날 결혼식을 올리는 부부한테 가서 "아이고, 비가 와야 잘 사는데 쨍쨍해서 어쩐대요." 하지는 않는다. 날씨도 도와주나 봐, 하며 축복하기에 여념이 없을 것이다. 애초에 사람들은 날씨가 어떻든 간에 축하해 줄 작정이니까.
위로나 격려는 그다지 논리적이지 않아도 힘이 되는 법이다. 하다 하다 액땜이라는 단어까지 만들어서 아무튼 잘 된 일이고 아무튼 좋은 징조라고 우겨주는 그 마음이 고맙고 웃음이 나기도 한다. 따뜻한 사람들 덕분에 이 세상에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속설이 많다. 나쁜 꿈은 반대래, 비 오는 날 이사를 하면 부자가 된대, 벌레 먹은 복숭아를 먹으면 미인이 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