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코넛 나무 아래서 만나는 치앙마이 시간의 맛 -
치앙마이 올드시티에서 차로 단 15분, 내비게이션을 따라 시골길로 접어들자 갑자기 나타나는 풍경에 누구나 탄성을 지르게 된다. 거대한 코코넛 나무들이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고, 그 사이사이로 알록달록한 가판대들이 미로처럼 펼쳐져 있다. 태국어로 'COCONUT MARKET'라고 크게 쓰인 입구 간판이 여행객들을 반긴다. 아침 8시, 이슬에 젖은 자갈길을 밟으며 입구로 들어서는 순간 코끝을 자극하는 것은 팟타이 볶는 냄새와 망고 스무디의 달콤한 향, 그리고 갓 내린 드립커피의 고소한 향기가 뒤섞인 열대의 교향곡이다.
치앙마이 코코넛 마켓은 실제 코코넛 농장을 배경으로 매주말 금, 토, 일요일에만 열리는 독특한 장소다. 201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이곳은 치앙마이의 전통적인 농업과 현대적인 관광업이 만나 탄생한 새로운 형태의 마켓이다. SNS 시대와 함께 성장한 "최근 치앙마이에서 가장 핫한 플리마켓"으로, 인스타그램 문화와 함께 급속히 유명해졌다. 올드타운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위치해 주말 오전에 방문하기 좋으며,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운영된다. 이곳의 진짜 매력은 코코넛 농장 가장자리를 따라 ㄷ자 형태로 조성된 수십 개의 가판대들이다. 쏨땀(태국식 파파야 샐러드), 까이양(태국식 구운 닭), 망고 스티키 라이스 등 각종 태국 길거리 음식부터 핸드메이드 액세서리, 아기자기한 도자기, 의류까지 야시장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코코넛 나무를 배경으로 늘어서 있다. 천연 코코넛 아이스크림은 기본이고, 신선한 망고 스무디와 현지에서 직접 로스팅한 드립커피까지 모든 것이 코코넛 나무 그늘 아래에서 맛볼 수 있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놀랍고 아름다운 곳이었다. 실제로는 인스타그래머들의 성지 같은 곳이다. 농장 중앙에 서 있는 거대한 코코넛 나무들 사이사이를 걸으며 사진을 찍는 것이 이곳 최대의 이벤트다. 키 높은 코코넛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자연스러운 프레임, 가장자리로 늘어선 알록달록한 가판대들이 배경이 되어주는 컬러풀한 구도, 그리고 열대 과일 주스를 들고 포즈를 취하는 완벽한 트로피컬 인증숏까지. 특히 오전 햇살이 코코넛 나무 잎사귀 사이로 스며들 때의 빛은 어떤 필터보다도 아름답다. 절대 흔하게 찍을 수 없는 이국적인 배경이 SNS 피드를 단숨에 업그레이드시켜 준다. 현지 치앙마이 젊은이들도 주말마다 이곳으로 인생사진을 찍으러 오는 인기 스폿이다.
이곳에서의 시간은 예상보다 훨씬 여유롭고 힐링된다. 농장 가장자리를 따라 ㄷ자로 늘어선 가판대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팟타이 볶는 향기가 풍기는 음식 부스에서 열대과일 스무디를 파는 과일 가게까지, 마치 야시장 전체가 야자수 농장으로 이사를 온 듯하다. 가판대를 구경하다 지치면 농장 중앙의 야자수 그늘 아래 놓인 대나무 의자에 앉아 시원한 코코넛 워터나 갓 내린 드립커피를 마시며 쉴 수 있다. 도시의 소음에서 완전히 벗어나 새소리와 코코넛 나무 잎사귀 스치는 소리만 들리는 이 순간이야말로 진정한 휴식이다. 특히 오후가 되면 코코넛 나무들이 만드는 그늘이 더욱 깊어져 자연 에어컨 같은 시원함을 선사한다. 가장 추천하는 코스는 오전 일찍 도착해 사진부터 실컷 찍고, 코코넛 나무 숲 산책을 즐긴 뒤, 다양한 간식을 맛보며 커피 한 잔으로 마무리하는 것이다.
치앙마이 여행에서 코코넛 마켓은 이제 필수 코스가 되었다. 도이수텝 사원의 웅장함도, 선데이 마켓의 활기도 좋지만, 이곳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함이 있다. 코코넛 나무 숲을 배경으로 쇼핑하고, SNS용 완벽한 사진을 찍고, 시원한 코코넛 음료 한 잔으로 힐링까지 할 수 있는 곳이 어디에 있겠는가. 특히 겨울을 피해 따뜻한 남쪽을 찾은 여행자들에게는 꿈만 같은 시간이 될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서도 계속 그리워하게 될 것은 바로 이 코코넛 나무 그늘 아래에서 느꼈던 여유로움과 이국적인 설렘이다. 치앙마이의 진짜 매력을 찾는다면, 주말 아침 코코넛 마켓으로 향해보자. 야자수 농장에서 보내는 반나절이 평생 기억에 남을 특별한 추억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