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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5년 Grace로 부터 온 편지 #12

2025년 5월 30일의 Grace에게

by 두유진

사랑하는 그레이스

이따금 이런 생각이 들어.

“참 많은 걸 해냈구나, 그런데… 네 몸은 안녕하니?”

출간하자마자 우리 반 세연이가 작은 두 손으로 내 책을 소중하게 안고 '사인해주세요.."라고 다정하게 다가왔던 기억이 난다. 참 이쁜 아이였지. 하얀 딸기모찌같았던 그 아이가 생각나.


그해 두 권의 책을 출간하고, 세 번의 전시를 준비하고, 새로운 도전과 만남으로 하루하루가 숨 가쁘게 흘렀지. 그 시간들이 너를 얼마나 벅차게, 또 반짝이게 했는지 나는 누구보다 잘 알아.

사람은, 참 안 변하나 봐.

나 역시 지금, 또다시 출간을 앞두고 경직된 몸으로 이 편지를 쓰고 있어.

운동은 미루고 교정에만 몰두한 채.

그때의 너도 지금의 나처럼 몸의 신호를 자꾸만 뒤로 미루며 살고 있었을 거야.

필라테스는 늘 등록만 해두고, 정작 가지는 못한 채, 올해도 ‘선택과 집중’, 타고난 몰입력으로 일을 후다닥 해내는 ‘몰아치기 전법’으로 많은 걸 이뤘지.

그 덕에 성과는 있었지만, 몸은 붓고, 눈은 아프고, 염증 관리는 또다시 시급한 과제가 되었어.

일을 해낼수록 와인은 참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지.

지인들의 응원 속에 와인과 함께하는 자리가 많았고,

덕분에 마음은 달래졌지만, 몸은 계속 지쳐 있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해.

지금도 그래.

잘 해내고 있지만, 그만큼 몸은 늘 뒤따라 회복을 기다리고 있어.



그때 처음 지인들과 갔었던 청담동 조인바이트라는 곳이 기억난다. 그때 시작된 'GRACE' 트리플 모임도 새삼 미소 짓게 되네. 지금도 그곳은 우리의 아지트가 되었지. 물론 많이 변했고 주인도 바뀌고 10년이란 세월은 참 빠르기도 기나긴 시간이기도 해.


늘 당부하지만 건강과 운동을 위한 시간만큼은 절대 우선순위에서 밀리지 않게 해 줘.

그건 단순한 자기 관리 이상의 일이야.

지금의 너를 내일로 무사히 데려다주는 가장 근본적이고 확실한 사랑이니까.


생각나니?

예전 어느 시기, 너는 약 하나 없이 오직 작은 습관만으로 몸의 놀라운 변화를 만들어냈잖아.

그 3개월이 네게 가르쳐준 건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내 몸은 내가 돌볼 수 있다”라는 깊은 신뢰였어.

지금도 건강관리를 위해 벽에 붙여놓고 있어.

✅ 피부에 윤기가 돌고

✅ 부종이 빠지고

✅ 살이 잘 빠지고

✅ 잇몸과 소화기관이 건강을 되찾았고

✅ 무엇보다 마음까지 가벼워졌지.


이 모든 변화가 약 없이도 가능했단 걸, 잊지 말아 줘.

건강은 극단적인 다이어트나 비싼 보충제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내 몸을 아끼는 ‘작은 생활’들의 반복에서 시작된다는 걸.

그러니, 지금 이 순간부터 다시 걸어가자.


천천히, 단단하게, 그리고 무엇보다 너 자신을 사랑하며.


너를 위해,

2035년의 Gr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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