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18일 그레이스에게
사랑하는 나에게,
너는 이미 알고 있었지.
삶에서 가장 부질없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걸 알면서도 얼마나 오랫동안 거기에 마음을 빼앗겨 있었는지도.
나는 이제 확신할 수 있어.
그때 네가 의심했던 모든 것이 사실, 맞았다고.
‘과거에 연연하는 일’,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는 마음’,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했던 순간들’,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괴로워하며 미리 살아버린 날들’…
그 모든 것들은 결국 지금의 나에게 남은 게 아니야.
그건 삶의 진짜 본질과는 거리가 먼 그림자일 뿐이었어.
과거의 나는 지금의 나에게는 타인이야.
내가 가장 잘 알고, 그래서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타인.
그리고 가장 깊이 존중해야 할 타인.
그때의 너는 그때의 삶을 최선을 다해 살아냈고,
그 결정들은 모두 그 시절의 진심이었지.
지금 너를 바라보는 나는, 그 삶을 단 한 조각도 부정하지 않아.
우린 그런 철학을 믿잖아.
"가장 잘 아는 사람일수록 더 깊이 존중하자."
그러니 너와 나, 서로를 존중하자.
조금은 멀어진 시간에서,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그 시간의 너도, 지금의 나도, 그저 온 힘을 다해 살아낸 삶이라는 것을.
온 힘을 다하기에 문득문득 눈물도 나
인생은 참 짧고, 그래서 더욱 존엄해.
부질없는 일에 마음 쓰는 것보다,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있는 그대로 끌어안는 것이 훨씬 더 가치 있어.
그때 너의 고민, 그때 너의 선택,
그때 흘렸던 눈물까지도 이제는 모두 빛나.
왜냐하면 그 모든 것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주었으니까.
그러니 부디, 지나간 너를 탓하지 말고, 앞선 불안을 껴안지 말고,
지금 여기 있는 너를 따뜻하게 안아주기를.
존엄은 거창한 이름의 단어가 아니야.
그저 너의 하루를 너의 방식으로 존중하는 것.
그 작은 태도 하나가 너의 삶 전체를 바꾸게 될 거야.
나는 오늘도 너를 진심으로 응원해.
이미 충분히 잘 살아내고 있다고,
너에게 전하고 싶어.
사랑을 담아,
2035년의 그레이스로부터
PS. 이 편지가 2025년의 너에게 작은 방패가 되어주길.
네가 흔들릴 때, 삶의 존엄을 다시 떠올릴 수 있기를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