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의 그레이스에게
사랑하는 나에게,
그해 여름이 참 더웠지.
너는 에어컨 바람보단 마음 속 뜨거운 열정에 기대어 살았던 사람이라,
덥다는 말도 잘 못하고 조용히 땀을 닦으며 살아냈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해.
그런 너에게, 지금의 나는 조용히 속삭이고 싶어.
그때 너의 선택들 덕분에, 나는 지금 장학금을 받는 기분으로 살고 있다고.
그래, 첫 번째는 연금이야.
개인연금, 주택연금, 공무원연금…
금액은 크지 않지만, 이건 누가 주는 시혜가 아니야.
네가 미래를 위해 미리 공부하고, 알아보고, 선택했던 노력의 결과야.
그때도 네겐 배우고 싶은 것이 많았지.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돈이 없다는 이유로 미뤄두던 그 학비가
지금은 네가 스스로 마련한 ‘노력의 장학금’으로 채워지고 있어.
정말 기특하고, 고마워.
오늘도 화실 등록하고 왔어. 나의 힐링 스페이스!
두 번째는 체력.
그때 넌 건강관리에 들쑥날쑥했어.
밤늦게까지 글 쓰다가 야식을 먹고, 오랜 시간 앉아 있다가 허리 통증을 느끼고.
그러다 어느 날 결심했지.
야식과 이별하기로.
앉은뱅이 습관과, 과한 탄수화물과 작별하기로. 설밀나튀(최겸유튜브)OUT!
그 결심 덕분에 나는 지금 큰 병 없이 살아가고 있어.
달라진 식습관, 규칙적인 산책, 매일 짧게라도 이어간 스트레칭.
그 모든 작고 성실한 루틴들이
10년 후의 나를 든든히 지탱해주는 기둥이 되었단다.
세 번째는 운동성, 아니 움직임의 지속성.
그때 너는 많은 것들을 새로 시작했어.
미술, 글쓰기, 강의, 인터뷰, 그리고 사람들과의 연결.
그 모든 것이 지금의 ‘나’의 커리어와 일상과 정체성이 되었어.
그 중 어느 것도 헛되지 않았고, 무리하지 않고 시간을 잘 나눠 쓰려 했던 너의 지혜가
지금도 내 삶을 안정되게 만들어줘.
그리고 말이야,
그때 네가 김미경 선생님 강의를 들으며 필사하듯 적어내려간 그 문장들,
‘작지만 중요한 코어 팁들을 기억하자’라고 기록했던 메모.
그 문장들이 지금까지도 내 가슴에 깊이 남아있어.
사소해 보여도 방향을 잃지 않게 해주는 내비게이션 같은 말이었지.
그래서 이렇게 다시 한 번 적어볼게.
우리 삶을 부드럽게 지탱해준 3가지,
1. 연금
2. 체력
3. 운동성
잊지 마.
그리고 그 세 가지를 위해 네가 흘렸던 땀과 눈물, 결심의 무게를
나는 지금도 감사하고 있어.
아, 그리고 우리 딸 하울이.
자기 길 잘 찾아가며 너무 잘하고 있어.
네가 보여준 삶의 태도, 그 일관된 성실함이
하울이에게도 닿았던 거야.
그러니 오늘도,
조금 힘들더라도 괜찮아.
내일의 나를 위해 살아가는 너는 이미
정말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까.
내가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2025년의 나에게.
사랑을 담아
2035년의 쥴리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