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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빌더 Apr 29. 2022

최선을 다한 공감

상담을 하다 보면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판단하면서 이차적인 부정 정서를 더 느끼게 되는 경우를 자주 본다. 슬픈데, 슬퍼하면 안 되는데 왜 슬퍼하지, 나는 나약하구나 혹은 정신에 문제가 있구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화가 나는데, 화를 내면 안 되는데 왜 화가 나지, 나는 성격에 문제가 있구나. 슬픔이나 화가 행동과 태도를 잠식해 버리는 바람에 생활에 영향을 많이 주고 관계를 망치고 있다면 그건 또 다른 이야기가 되겠지만, 감정 자체를 바라보는 눈은 조금 더 따뜻하면 좋겠다.


어떤 다정한 사람들은 타인의 감정은 잘 공감해 주면서 자신의 감정은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감정에 서툰 어떤 사람들은 덩어리째 굴러온 감정을 잘 처리하지 못한 채 압도되었다가 시간이 흐르거나 외면하면서 그 감정을 그냥 잊어버리기도 한다. 감정을 대하는 다정한 방식은 최선을 다해 이해하는 것이 아닐까.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수용하고 이해하는 것처럼 왜 이렇게 느낄지,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을지 차분하고 다정하게 자문해보고 대답하면서 역시 그럴 수 있었겠구나 하고 알아주는 것 말이다. 누군가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할 수 있는 일이, 어떤 경험들과 사회적인 압력 때문에 스스로에게는 참 힘들어지는 것 같다.


우울하고 슬프다면, 화가 났다면 어떤 바람과 욕구가 좌절되었는지, 어떤 사람의 말과 행동에 상처를 받았는지, 내가 가지고 있는 어떤 신념에 생채기가 났는지, 내가 알고 있던 세상의 규칙이 어떻게 흔들린 것 같아 혼란스러운지 잘 살펴보고 알아주면 좋겠다. 최선을 다해서, 최대한 다정하고 따뜻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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