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치수 더 큰 것도 입어볼 수 있나요..?
손님, 그게 좀 많이 작게 나오긴 했어요!
함께 거울을 들여다보던 옷 가게 사장님이 더 큰 사이즈를 권했다. 그러나 F는 차마 그보다 더 큰 사이즈를 입어보겠다고 하진 못했다. 그러고는 도망치듯 가게를 빠져나왔다. 살이 쪘다는 걸 들킨 것만 같아 민망하고 창피했기 때문이다.
내가 뚱뚱해서 이것도 안 맞는다고
생각하면 어떡하지..
이후 F는 한동안 옷 가게를 찾지 않았다. 옷 사이즈가 작았을 때 느껴지는 부끄러움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옷 가게 앞을 지나던 F. 그의 눈에는 텅 빈 가게와 그 앞에 붙어 있는 쪽지가 들어왔다.
오늘부로 옷 가게 영업을 종료합니다.
쪽지에는 불경기라 가게를 뺄 수밖에 없었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자세히 읽어보니 가게 사장님은 장사가 잘되지 않아 힘든 시간을 보낸듯했다. 마지막에는 그동안 찾아준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고마웠다는 메시지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