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nna go out today?
(이따가 놀러 갈래?)
미국에서 대학생활을 하던 한국인 유학생 E는 친구가 참 많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는 미국에 오기 전까지 상당히 내성적이었다. 그때는 사람들과 맘껏 어울려보는 게 소원이었다. 그래서 미국에 와서는 사람들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했다. 여기서는 이전의 자기 모습을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
E는 학교에서 마주치는 사람마다 인사를 하고 다녔다. 수업 시간에는 옆사람에게 아는 걸 모르는 척 물어보기도 했다. 교내 행사도 꼬박꼬박 참여해서 사람들을 만났다. 그러면서 마음이 맞는 친구들을 사귀게 됐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학교생활을 하고 놀러도 다녔다. 그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이자 꿈에 그리던 성공경험이었다.
어느새 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E. 그는 한국에 오자마자 미국에 돌아가고 싶었다. 친구들과 맘껏 어울리던 미국에서의 시간이 사무치게 그리웠다. 그건 한국에서는 할 수 없던 경험이었다. 그는 언젠가 미국으로 대학원을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렇게라도 그때의 추억과 성공경험을 다시 마주하고 싶었다.
간절한 마음은 접어둔 채, E는 한국에서의 일상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생겼다. 마음이 잘 통하는 사람들과 친구가 됐고, 그들과 어울리며 지냈다. 그렇게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관계를 하나둘 쌓아가면서 그는 깨달았다. 미국에서의 추억과 성공 경험은 이미 자신 안에 있다는 걸.
이따가 놀러 가는 거 어때?
미국에서 키웠던 대인관계 능력 덕분에, E는 한국에서도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가고 어울릴 수 있었다. 그리고 미국에서의 일들을 한국에서 그대로 재연해 냈다. 미국이냐, 한국이냐는 더 이상 그에게 중요하지 않다. 이제는 '어디서든' 사람들과 추억을 쌓고 성공 경험을 만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