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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Jan 07. 2020

힘든 친구 위로하기

심리만만 26화. 진정한 위로 스킬

Photo by Ben White on Unsplash



세상을 살다 보면 온갖 일들을 다 겪는 법! 그중에는 좋은 일도 있지만 힘든 일도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힘든 일을 겪는 경우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의 위로나 걱정은 스스로가 다시금 상황을 극복하고 이겨내는 데에 생명수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이들의 위로는 어떠한 어려운 일이라도 이겨낼 수 있도록 하는 마음의 힘을 주기도 하며, 이런 도움은 추후 상대방이 어려운 일을 겪었을 때 꼭 나도 보답해주어야겠다는 다짐을 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타인을 위로해 준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좋은 마음으로 위로를 했지만 오히려 타인의 마음에 더 상처를 주기도 할 뿐 아니라 서운함을 넘어서 잘못된 위로로 좋았던 관계가 단절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좋은 일이 있을 때 칭찬하는 것보다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 힘든 마음을 위로하는 것이 당연히 더 힘들다. 왜냐하면 좋은 일이 있을 때에는 듣는 사람의 마음 상태가 긍정적인 반면 힘든 마음 상태라는 것은 마음 상태가 부정적인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말하는 사람의 의도를 편안하게 받아들이기보다는 곡해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과연 힘든 친구를 위로하는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1. 하지 말아야 할 행동부터 조심하라.


아무리 좋은 의도가 있다고 하더라도, 의도로 모든 것이 용서가 되지는 않는다. 그 대표적인 행동 중 하나가 바로 마음의 위로이다. 좋은 마음으로 위로를 한다고 해서 모든 행동들이 다 좋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안 하느니만 못한 위로도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어설픈 대안 제시'이다. 아직도 이별의 아픔에 고통받고 있는 사람에게 '괜찮아, 금방 잊혀! 정 그러면 다른 사람을 얼른 사귀어~ 사람으로 다친 마음으로 사람으로 치유하는 거야!'라고 조언하는 것이다. 혹은 사랑하는 가족이 떠나감으로 인해서 그 상실감과 허전한 마음이 극에 달해 있는 사람에게 '마음 추스르고 똑바로 정신 잡아! 언제까지 이렇게 나약한 모습 보일 거야!!'라고 (좋은 의미로, 그리고 신속하게 회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독한 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은 어설픈 대안 제시는 힘든 마음을 공감하거나 위로해주지 못하며, 아직도 감정적 고통을 겪고 있는 심리적 상태를 비난하는 기능을 포함한다. 그래서 힘든 사람을 더욱 힘들게 하는 대표적인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이다. 


또 다른 금지행동이 바로 '확인사살'이다. 보통 정확한 위로를 하기 위해서는 정보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즉, 상황을 알고 이해해야 위로가 나오기 쉽다. 그래서 그러잖아도 마음이 힘든 사람에게 힘든 부분에 대해서 계속해서 질문하고 확인하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시는 문병을 가서 환자를 괴롭히는 경우에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병상에 누워있는 환자분에게 '언제부터 아팠어? 뭐가 문제래? 수술하면 낫는데? 아니 왜 병원을 이렇게 늦게 갔대..' 등등등 끊임없이 자신이 궁금한 정보(위로를 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계속하여 탐색하는 것이다. 그러나 입장을 한번 바꾸어 생각해보라. 그것을 답하는 사람은 얼마나 괴롭겠는가? 위로 한번 받으려고 헤어진 연인과 어떻게 만나게 되었으며, 몇 년을 사귀었는지, 그리고 그동안의 사이는 좋은 편이었는지 아니면 자주 싸웠는지에 대해서 말해야 하겠는가? 차라리 그 위로를 안 받고 말지, 그 대답을 하면서 이별이나 상실의 고통이 배가 된다. 


마지막 금지행동은 '어설픈 공감'이다. 이를 다른 표현으로는 '공허한 공감 혹은 위로'라고도 한다. 앞서 논의한 '확인사살'과는 반대로 충분한 정보나 상황에 대한 이해 없이 쉽게 상대방의 감정을 추론해 이를 공감하는 표현을 하는 것이다. 충분히 상황이나 내용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힘들겠네!' 혹은 '얼마나 힘들어ㅠ'라는 말들을 남발하는 것이다. 보통 이와 같은 공감을 '기계적 공감'이라고 한다. 즉, 진지한 감정적 반영 없이 말로만 위로를 전하는 경우이다. 소위 '멘트'만 날리는 것이다. 이와 같은 공허한 기계적 공감은 상대방에 대한 진지한 관심이 없고 형식적인 반응이라고 느끼도록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형식적 공감은 더 이상의 진지한 대화와 교류를 단절시키는 역기능을 보인다. 



2. 위로의 핵심은 공감이다.


사람이 사람을 위로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고통스럽고 힘든 감정을 공감하고 이해해주는 느낌을 줌으로써, 부정적 감정의 해결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즉 위로의 핵심은 바로 '(힘든 마음에 대한) 공감'이다. 누군가가 나의 마음을 이해하고 알아준다는 느낌은 항상 위로가 되며 도움이 된다. 이것이 바로 위로의 핵심이다. 이와 같은 위로가 되는 공감을 위해서는 두 가지 단계를 거쳐야 한다. 그 하나는 상대방의 감정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파악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한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첫 번째, 상대방의 감정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파악하는 것은 위로를 하기 위한 가장 핵심적 단계이다. 감정을 정확하게 평가하지 못하면 정확한 위로를 전달할 수 없다. 따라서 상대방의 감정을 정확하게 인지하는 것은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상대방의 감정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처럼 상대방의 감정을 정확하게 파악하는데 가장 도움이 되는 것 중 하나는 '유사한 경험'이다. 예를 들어 부모님이 돌아가신 경험을 가진 사람들의 경우에는 다른 사람들의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비교적 정확하게 그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쉽다. 혹은 타인과의 진지한 애정관계를 맺어본 일 자체가 없는 사람은 실연의 아픔을 공감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유사한 경험이 없을 때에는 논리적인 추론을 통해서 상대방의 감정을 추정하여 공감하는 수밖에 없다. 


두 번째, 표현하지 않은 공감은 위로의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 이는 자녀에게 사랑한다는 표현을 하지 않는 (감정 표현에 익숙하지 않은) 부모들에게서 흔히 발견할 수 있다. 아마도 세상 어느 부모도 자신의 자녀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사랑한다는 것을 자주 표현해주거나 필요한 경우 이를 말로 전달하면 매우 간단하다. 그렇게 되면, 자녀들은 '아.. 우리 부모는 나를 분명히 사랑해!'라는 확신을 가지고 심리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사랑한다!'는 표현은 거의 없이 자녀의 행동에 대해서 지적만을 하거나 통제하는 발언을 주로 하는 부모에 대해 자녀는 '우리 부모가 나를 사랑하는 것은 맞을까?'라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또한 이와 같은 의구심은 심리적 불안정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 된다. 즉 내가 상대방에 대해서 느끼는 감정이나 공감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때 공감은 그 가치가 발생한다. 



3.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위로하라. 


'마음이 힘든 친구를 위로하기'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가 '내가 잘 위로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다. 위로를 하고 싶기는 하나 '위로를 "잘!" 할 수 있을까'와 관련된 걱정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런 걱정과 염려 때문에 아예 위로 행동 자체를 시작하지 않거나 부자연스러운 위로를 하게 되는 것이다. 즉, '위로를 "잘" 해야 한다!'는 생각과 심리적 부담 때문에 오히려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위로는 하지 않는 것보다 하는 것이 더 나은 경우가 많다. 


부자연스럽거나 혹은 위로 스킬이 떨어지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보통은 상대방을 위로하고자 하는 마음은 전달되는 경우 충분히 위안이 된다. 그래서 위로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줄이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위로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정답이다. 상대방에게 반드시 도움이 되는 완벽한 위로를 해야 한다는 부담을 줄이고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만약 나의 언변이 떨어지거나 위로는 하고 싶은데 어떻게 위로를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하면, '내가 진심으로 위로를 하고 싶기는 한데, 내가 표현력이 부족하고 어떻게 위로를 해야 하는지 잘 몰라서.. 그런데 내가 걱정하고 위로해주고 싶은 진지한 마음은 있어요!'라고 말하라.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위로하고자 하는 마음은 전달되었을 것이며, 누군가가 자신을 걱정하고 위로해주고자 노력한다는 것을 상대방이 확인하게 된 것만으로도 위로가 될 것이다.  




누군가를 돕고자 하는 마음과 힘든 마음을 가진 상대방을 위로하고자 하는 태도는 항상 좋은 것이다. 그리고 위로 스킬이나 노하우가 많아서 더욱 효과적으로 위로를 할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어찌 모든 것을 다 잘할 수 있겠는가?! 풍부한 삶의 경험과 산전수전을 모두 겪은 사람은 다양한 상황에 처한 사람을 공감하는 것이 그나마 용이하다. 혹은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삶의 조건 속에서 겪는 다양한 심리적 어려움에 대해 체계적이고 학문적이며 전문적인 학습과 스킬 개발을 집중해서 한 사람들이다. 만약 그런 경우들이 아니라면 어쩔 수 없이 위로의 스킬이나 방법 상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다행히도 사람들은 결과만 가지고 판단하지는 않는다. 나를 위로하거나 혹은 걱정하는 마음만으로도 큰 도움과 지지를 받기도 한다. 최소한 상대방을 걱정하고 염려하는 마음과 이런 마음을 표현하는 것만 해도 상대방에게 의미 있는 위로를 줄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경험들이 축적되면서 점차로 위로의 스킬이나 노하우도 축적되는 것이다. '위로를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으로 시도 조차를 주저하지 말고 힘든 친구를 위로하고자 하는 작은 실천과 노력에 집중하라! 이런 작은 실천과 노력들이 모여 당신 주변에는 더욱 많은 친구들과 소중한 사람들이 모일 것이며, 이들에게 좋은 위로와 지지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본 글과 관련된 방송은 다음에서 직접 들으실 수 있습니다.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2665/clips/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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