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가 읽어주는 세상 이야기. 심리만만 1화. 이럴 때 어떻게 하나요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야 하는 것이 인생인 것을, 어찌 나를 대하는 모든 사람들과 다 잘 지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불편한 사람이 없겠는가?! 우리가 더불어 사는 인생이라는 의미에는 좋은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것은 물론 불편한 사람들과의 갈등관리 및 해결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좋은 사람과 잘 지내는 것에는 큰 고민이 없고,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해도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불편한 사람들과의 관계는 항상 골칫거리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 정답인지도 잘 모르겠고, 잘 지내자니 불편하고 싫으며 그냥 놔두자니 그 또한 불편하고 싫다.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지혜로운 대응일까?
과연 어떤 방법이 지혜롭고 현명한 방법인가? 그것은 개인생활과 사회적 관계에서 서로 정답이 다르다. 일단 개인생활에서만 보자면, 굳이 불편한 사람과 애써서 관계를 맺으면서 노력할 필요가 있는가? 가능하면 보지 말고 편히, 그리고 즐겁게 살아라!
우리가 인생을 살아봐야 얼마나 산다고 가능한 한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좋은 것은 당연하다. 그중에서도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내 행복과 만족을 결정짓는 핵심요소이다. 그렇다면 굳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서 에너지를 투자하고 노력할 것이 있겠는가? 더 정확히 표현하면 그럴 에너지를 모아서 좋은 사람들과 더 즐겁고 좋은 관계를 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더 낫다.
왜냐하면 그것이 당신을 더욱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과 더 좋은 사건들을 만들고 즐거운 상호작용을 하면서 당신의 즐거움과 만족을 늘려 나가라. 그 얼마나 행복한가? 그들과도 갈등이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불편한 사람들에게 들어갔던 에너지의 10분의 1만 투자해도 그들과의 관계는 다시 회복하고 좋아질 수 있다. 굳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쏟느라고 당신의 소중한 자원을 낭비하지 말라.
가끔 축의금 문제로 감정 상한 경우를 본다. 오랫동안 연락이 없던 친구가 결혼 때가 되면 친한 척하고 연락을 보내와서 자기가 결혼함을 알린다. 그런 친구들은 대부분 자신의 결혼이 끝나면 연락을 끊어버리기 일쑤이다. 그런 친구를 왜 만나는가? 그냥 안 만나버리면 그만인 것을?! 차라리 축의금을 낼 돈으로 항상 내 옆에서 내가 힘들 때 위로하고 지지해주었던 친구들에게 맛난 저녁을 사라! 그것이 둘 사이를 더욱 돈돈히 할 것이다.
단, 직장생활과 같은 사회적 관계에서는 양상이 다르다. 직장생활은 관계가 중심이 아니라 업무와 그에 바탕을 둔 성과가 목적이기 때문이다. 또한 개인적 입장에서도 직장생활은 관계나 교류를 목적으로 들어간 곳이 아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 다니는 곳이다. 즉, 나에게도 관계가 일차적인 곳은 아니다.
직장생활에서는 업무와 그를 위한 역할이 훨씬 더 중요하다. 개인적인 요구나 관심, 취향 등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 단, 그것들이 역할 수행과 관련이 있을 때에만 중요하게 여겨진다. 이를 직무능력이나 역량이라고 한다. 그 안에서의 대인관계 상 선호나 비-선호는 부차적인 문제이다. 서로에게 주어진 역할이나 책임을 완수하는 것이 중요하며, 개인적인 영역이나 감정을 덜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흔히, ‘겉과 속이 같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들이 있다. 정말 그럴까? 그럼 내가 싫은 사람이 있다면, 싫은 티를 내거나 대놓고 반감을 드러내도 되는가? 만약 상대방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서 ‘너는 불편해!’라고 직접 말하면 당신은 이를 수용하겠는가? 사회적 관계란 서로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며, 주어진 역할 내에서 관계를 하면 되는 곳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는 주어진 역할 내에서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주어진 역할이 중요한 것이며, 관계란 형식 상 크게 불편하지 않은 수준으로만 유지하면 되는 것이다.
인사 면접 시, ‘지원동기’를 묻는 면접 질문에 대해 당신은 무엇이라고 답변했는가? ‘저는 이 회사가 최고의 직장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이라고 답변하지 않았는가? 마음에 안 드는 고객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재수없게 생각하는 고객님! 오지 마시지.. 왜 또 오셔서 저를 불편하게 만드십니까?! ㅠㅠ’라고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곳은 개인적인 감정이나 선호가 중요한 곳도 아니며, 그것은 중요한 곳도 아니기 때문이다. 고객이 우리의 좋은 물건을 사도록 하면 되는 것이며, 내가 원하는 직장에 입사하여 급여를 받을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생활까지 이렇게 산다면 어찌 살겠는가? 진상고객에게 마음이 난도질당하고 상처를 받은 사람은 진정한 위로와 지지가 필요하다. 그럴 때에는 개인적으로 소중하고 친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도움을 요청해도 된다. ‘나 오늘 넘 힘들어..ㅠㅠ 나 좀 위로해줘! 그 망할 놈의 짜식이 말이야……’나 ‘그 사람 정말 싫어! 한대 때려주고 싶었다니까?!’라는 “속마음”을 나누고 힐링해도 된다.
그런데 세상 모든 관계가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나누어지지는 않는다. 사회적 관계 내에서도 어느 정도의 개인적 교류와 소통을 나누는 친한 사회친구라는 것이 있으며, 개인적 가족 관계의 경우에도 때에 따라서는 역할이 부여된다. 회사에서 아주 가깝고 친한 친구와의 퇴근 후 맥주 한잔은 세상 무엇과 비길 바 없이 시원하며, 업무 맥락과 내용을 알기 때문에 소위 ‘가성비 높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반면에 나를 돌보고 키워주신 부모님과의 관계도 점차로 역할로 변화해 간다. 연로하신 어머님이 ‘아들, 사업 잘돼?’라고 물어볼 때 무엇이라고 대답하는가? 이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현재의 대출 현황과 직원들 급여 제공 가능성’을 정확하게 대답하면서 힘들어 죽겠다고 대답하겠는가, 아니면 “그럼요! 잘되요!! 아무 걱정 마세요!!!’라고 소위 “뻥”을 치는가?!
“모든 사람과 문제없이 잘 지내고, 불편한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라는 것이 가장 비합리적인 기대와 신념이다. 그런 경우는 절대로 없다. 이 말은 반대로 보면, 주변의 사람들과 잘 지내는 경우도 있고, “불편한 경우도 있다”라는 것을 의미한다. 곧 “불편한 사람”도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불편한 사람과의 관계 스킬도 필수라는 것은 시사한다.
그런데 우리는 불편한 사람과의 관계 스킬, 즉 갈등관리의 경우에는 덜 집중하고 덜 노력하는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불편”하니까! 하지만 불편하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하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해결하는 것이 지혜이다. 최소한 내가 불편하거나 피해보지 않을 수준의 자기방어가 가능한 정도로는 연습하고 개발하는 것이 필수이다.
본 글과 관련된 방송은
심리만만 1화. 고민이 없어서 고민인 나, 이대로 괜찮을까? : 오디오클립
https://audioclip.naver.com/channels/2665/clips/1
에서 직접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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