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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Feb 29. 2020

결혼과 비혼, 선택 장애자들을 위한 3가지 조언

심리전문가가 쓰는 비-전문적 심리학. 사랑 심리학

Photo by Drew Coffman on Unsplash



결혼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이는 결혼 적령기 사람들의 가장 큰 고민과 이슈 중 하나일 것이다.


결혼을 한 사람들은 말한다. '혼자 살아.. 자유롭게 혼자 사는 게 좋지! 뭐하러 구속받고 살아!'라고 하면서, 결혼에 대해서 시니컬하게 말한다. 그러다 집에서 오는 '언제 들어와?~'라는 전화에 급 환해진 얼굴로 '아~ 지금 가고 있지~^^'라고 하면서 냉큼 달려가는 꼴을 보면 '저건 또 뭐야..! 나한테는 하지 말라면서...?'라는 왠지 모를 찝찝함이 남는다.


비혼을 결심했던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친구가 '참.. 외롭다.. 명절처럼 남들이 행복한 날이면 나는 더 외로운 것 같아..ㅠ'라고 말하는 친구를 보면 '결혼을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다시 들기도 한다. 또한 '나는 절대 결혼 같은 거 안 해! 너희도 하지 말고, 우리끼리 결혼한 사람들보다 더 즐겁게 살자!!^^'라고 비혼을 주동하던 친구가, 한동안 뜸하다 했더니 청첩장을 들고 와서 '나.. 결혼해..!'라고 말할 때의 배신감은 비교할 것이 없을 정도이다. 그러면서 '요즘 나 너무 행복해~~^^ 너희들도 결혼해~ 정말 좋아!'라는 말까지 덧붙인다면 더 큰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결혼이냐, 비혼이냐? 이 문제를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1. 고민이 깊어질수록 잡-걱정만 늘어난다.


결혼인가 비혼인가를 고민할 때 가장 먼저 주의해야 할 일은 '생각이나 고민을 할수록, 결혼을 하기 싫어진다!'이다. '결혼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라는 고민이야 당연히 할 수 있지만, 이런 고민이 정도 이상을 넘어가면 그때는 합리적이고 균형적인 판단이 아니라 문제중심적이고 편향된 생각으로 점차 빠져든다. 깊이 생각하는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깊이 생각할수록 감정가는 빠지고 냉엄하고 빡빡한 현실적 이슈들만 고려하게 되기 때문이다.


최근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주로 집 문제 등과 같은 경제적인 측면과 시댁이나 처가 등과 같은 원가족과의 갈등, 그리고 여성의 경우 경력단절과 육아 문제 등을 거론한다. 이런 이슈들은 특징은 무엇인가? 모두 부정적인 이슈들이다. 그러니 결혼을 하고 싶어 지겠는가? 당연히 하기 싫어진다.


결혼이라는 것이 그렇게 나쁘기만 한 것인가? 꼭 그렇지는 않다. 평생을 함께 하기로 약속한 동반자가 생기는 것이며, 어느 정도의 구속이 있으나 심리적 안정감을 얻을 수도 있다. 또한 경제적인 문제의 경우에도 혼자 버는 것보다는 같이 돈을 벌어 집을 사는 것이 어찌 되었건 빠르다. 경력단절의 경우에도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충분히 보내고 잘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 의미는 있다.


즉, 고민이나 생각의 방향이 결혼과 비혼의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고려한 균형적 과정이라면 문제없다. 그리고 그런 고민은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필요 이상의 고민이나 부정적인 측면 만을 고려한 편향된 고민은 실익도 없이 스트레스만 증가시키는 좋지 않은 접근이다. 



2. (원래부터) 비혼인가? 결혼을 하기 싫은 것인가?


원래부터 '비혼'인 것과 '결혼을 하기 싫은 것'은 매우 다르다. 원래부터 '비혼'인 경우는 혼자 사는 것을 더 선호하거나 혹은 아예 결혼과 관련된 문제 자체를 고민하지도 않는 경우가 많다. 이는 단지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선택일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자신의 뜻에 따라서 자신의 삶을 가고 싶다는 의지와 요구가 강하다. 타인으로부터의 간섭이나 통제보다는 자신의 자유가 더 중요한 것이다. 대신에 혼자 살아갈 때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나 이슈들에 대해서도 기꺼이 감당할 용의가 있다. 왜냐하면 문제나 이슈를 감당하는 대신에 내 인생의 주도권과 자유로움을 얻을 수 있으니까!


그런데 '결혼을 하기 싫은 것'은 좀 다르다. 이는 기본적으로 '결혼을 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이면에 있으나 '결혼과 관련된 현실적 이슈들이나 예상되는 문제들 때문에 결혼을 하지 않는 것'에 해당한다. 이에 해당한다면 결혼을 하는 일반적인 욕구들이나 기대들이 있으나 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것에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가능성이 있으며, '결혼을 하고 싶지만, 결혼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현실적 이슈'들에 대한 불만을 가지게 된다. 혼자 살면 사는 대로 '(자신의 기대를 맞추어 줄 수 있는)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을 한다면 이렇게 살지 않아도 되는데..ㅠ'라는 불만이 생긴다. 그런데 막상 결혼을 하자니 '결혼하고 나면.. 1).. 2).. 3).. 4).. 등이 걱정인데..ㅠ'라고 걱정이 가득하다. 즉, 혼자 살아도 불만, 혹은 결혼을 하려 해도 걱정일 가능성이 높다. 그 근본 이유는 너무 이상적인 기준을 가지고 부정적 측면에만 초점을 두어서 문제를 조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는 결혼이냐, 비혼이냐를 고민하는 경우는 이 두 가지가 혼재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요한 점은 이 두 가지 이슈 중 본인의 비중은 어떤 것이냐에 따라 해결책이 달라진다. 만약 원래부터 '비혼'이었다고 하면 그대로 인생을 즐기고 살면 된다. 만약 '결혼을 해볼까?..' 하는 사람이 나타난다고 해도 자신의 원칙이나 기대를 크게 어긋나게 한다면 안 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여러 가지 걱정과 예상되는 문제로 인해서 '결혼하기 싫어서 결혼을 안 하는 경우'에는 우선 자신의 걱정이 합리적이고 균형적인 판단에 근거해서 나온 것인지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걱정이 정말 현실인지, 아니면 걱정을 위한 걱정일 뿐인지에 대한 판단부터 먼저 해야 한다.



3. 진정 상대를 사랑하는가?


'결혼 대상자의 조건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집 한 채는 있었으면 좋겠어요!'나 '안정되고 좋은 직업이 있어야 합니다!' 등으로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엄격히 말하면 틀린 대답이다. 가장 먼저 나와야 하는 대답은 '저와 많이, 그리고 깊게 사랑해야 합니다!'이다. 혹자들은 '그건 기본이고요~!'라고 답한다. 그런데 기본을 고려하지 않은 결정은 합리적이라고 봐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결혼이란 사랑이 기본적으로 전제가 되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과 욕구가 강해지면, 생활 공동체로 함께 생활하는 것을 결정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랑의 비중이 얼마나 되겠는가? 적어도 50%는 넘으며, 80%는 넘지 않겠는가? 물론 사랑만으로 결혼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사랑이 받쳐준다면 아무리 갈등이나 문제가 생기더라도 이를 같이 해결할 의지가 생기면 노력을 하게 된다. 아무리 사랑 외의 주변적인 문제가 심각하더라도 그 비중은 30% 밖에 안 되는 것이다. 결혼 외의 세상 어떤 일도 100% 만족은 없다!


'사랑'을 빼놓고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것을 빼놓은 채 잡다한 주변적 요인들만을 고려하여 걱정하는 것과 동일하다. 축구 선수를 선발하는데 축구 실력을 빼놓고 출신 학교나 고향 등을 중심으로 뽑을지 말지를 고민하는 게 말이 되는가?! 운전기사를 뽑는데 운전 면허증이 없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와 같이 '사랑'이라는 요소를 제외한 주변적인 요인들 때문에 사랑 자체를 포기하는 것도 합리적인 판단은 아닌 것이다. 만약 사랑 외의 나머지 30%가 너무 걱정이 되면 결혼은 하지 말고 같이 살기만 하면 된다. 혹은 걱정되는 문제들에 대한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면 되는 것이다.


 

4. 결혼에 대한 선택장애자를 위한 3가지 조언


첫째, 결혼을 하고 싶은가?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한 기본적인 태도부터 점검하라.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더라도 기본적으로 내 영역을 침범받고 싶지 않거나 혼자 사는 것이 좋은 '비혼'주의자라면 이 단계로 결론 내도 된다. 결혼하지 말라! 혼자 살면서 때때로 나타나는 좋은 사람과 연애만 하면서도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반면에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기본적으로 있다면, 다음의 질문들에 진지하게 답해보라.


둘째, 상대방을 얼마나 사랑하는가? 만약 결혼을 하고 싶다면, 결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상대방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생각해보라. 상대방을 얼마나 사랑하고 아끼는가? 상대와 평생을 함께 하고 항상 같이 있고 싶을 정도로 사랑하는 것은 맞는가? 그렇다면 같이 살라! 기본적으로 항상 같이 있고 싶을 정도로 사랑하고 아낀다면 같이 살면 된다. 뭐가 그리 복잡한가? 두 사람이 같이 살지 말지를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인인 '사랑 영역'에서 벌써 70~80점을 맞은 것이다. 같이 살면 된다. 단, 어떤 형태로 같이 살지에 대해서는 다음 이슈를 고민하여 결정하라.


셋째, 자신이 감수할 수 있는 희생과 타협의 범위를 결정하라. 만약 결혼을 하고 싶고, 그만큼 상대방을 사랑한다고 하면, 사랑하는 상대방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희생하고 타협을 감수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즉, 사랑하는 마음 70~80% 이외의 나머지 20~30%를 고려한 결정을 해야 한다. 세상 어느 누구와의 관계에서도 자신 만을 위한 삶이란 없다. 부모는 가족을 위해서 헌신하고 희생하며, 기숙사 룸메이트도 서로 간에 양보와 타협이 필요하다. 특히 결혼이란 단순히 두 사람 만의 문제가 아니고, 원가족까지도 얽혀 있는 복잡한 관계인 것은 맞다. 만약 나머지 30%의 영역이 정 문제가 된다면 결혼을 하지 말고 계속해서 연애만 하라. 아니면 결혼은 하되 원가족과의 관계를 단절하거나 최소화하라. 경제적인 부분들이 문제라고 하면, 감수할 수 있는 범위와 향후 계획을 수립하라. 만약 향후 돈이 없어 너무 힘들 것이 예상되며, 있던 사랑마저도 갉아먹을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면 결혼하지 말고 서로 애정만을 나누는 사이를 하라!  


이 3가지 이슈들에 대해서 고민하고 결정한다면 결혼을 할지 말지에 대한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 단, 주의할 것은 합리적이고 균형적인 생각을 유지하여야 하며, 감정적인 상태에서의 결정은 믿지 마라. 그리고 질문 3가지를 동시에, 섞어서 복잡하게 고민하지 말고 순차적으로 하나씩 생각하고 결정한 후 다음 단계로 넘어가라. 이 단계를 거친다면 결혼을 할지, 말지에 대한 어느 정도 균형 잡힌 윤곽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세상 어떤 일이든지 합리적이고 균형적인 판단을 하는 것은 항상 어렵다. 그 판단 과정은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모두 고려한 결정이어야 하며, 혹시라도 너무 좋고 행복한 기분이나 스트레스가 가득하고 마음이 힘든 상태에서 고민한다면 잘못된 결정이 나올 수 있다.


결혼은 인륜지대사라는 말이 있다. 결혼율이 낮아졌다고 해서 이 말이 틀린 말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 표현에 내포되어 있는 것은 '결혼을 할지 말지에 대한 결정은 인간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일이다!'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세상이 변화한 것도 맞으며, 결혼에 대한 생각이나 기대도 바뀌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 혼란과 방황이 생기는 것도 맞다. 이를 극복하거나 대처하는 과정은 합리적이고 균형적으로 사고하여 결정하는 것이 정답이다. 결혼을 비롯한 세상 어느 결정도 감정적이고 편향된 판단으로 결정하면 항상 오류가 난다.


결혼이라는 것이 충분히 고민하고 결정해볼 가치가 있는 일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결혼이 인생에서 중요한 일인 만큼 그 과정이 복잡하고 고단할 뿐이다!




심리전문가가 쓰는 비-전문적 심리학

사랑 심리학 (부제. 연애와 결혼에 대한 심리학)


#1. 사랑이 변하는 3가지 이유 / 사랑의 속성

#2. 사랑이 깊어질수록 더 힘들어지는 이유 / 관계 차원의 연애와 사랑

#3. 결혼과 비혼, 선택 장애자들을 위한 3가지 조언 / 결혼을 할까요, 말까요?

#4. 결혼은 연애의 무덤이 맞다! / 연애는 감정, but 결혼은 생활

#5. 결혼에 숨겨져 있는 또 하나의 전쟁! / 부부와 원가족 이슈

#6. 차라리 이혼하라고 조언하는 3가지 경우 / 부부간의 갈등관리

#7. 행복한 연애와 결혼을 위한 3가지 조언 / 행복한 사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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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mindclinic/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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