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과 성격
* 본글을 올릴 수 있도록 허락주신 제 고객 커플분께 감사드립니다!!^^
어느 날 회사로 커플 성격진단과 상담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남자분이 제 강의를 들으셨던 분이셨는데, 그 당시 성격에 대한 얘기와 결혼이나 업무 상에서의 적합도에 관한 얘기가 인상 깊게 들으셨던 터라 자신의 여자 친구와 성격적 궁합(?!)을 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사내에서 선배들이나 상사에게 인정받고 이쁨 받을 것이 분명할 성격의 대기업 사원인 남자분과
서글서글하고 화사한 인상과 말투를 가지고 있어 학생이나 부모에게 인기가 많을 것이 분명한 학습지 선생님이었던 여자분이셨습니다!
두 분 다 어디 내놓아도 빠지 않을 정도의 스타일과 성격의 선남선녀였습니다.
서로 성격도 잘 맞았고,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해주는 마음도 고와서 서로 만남을 이어가면서 점차로 좋은 감정들이 쌓여가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도 1년의 시간이 넘어가면서 좋은 시간들만큼이나 갈등이나 싸움도 잦아졌으며,
특히 결혼 이야기가 시작되면서부터는 더욱 잦은 신경전과 갈등을 빚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안 좋은 사건을 계기로 '과연 이 사람과 결혼을 할 수 있을까?' 혹은 '결혼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회의가 들 정도로 크게 부딪쳤으며, 이 일을 계기로 진지하게 성격검사와 상담을 받아보자고 하며 저를 찾게 된 것입니다.
일반적인 경우, 일반적인 사회적 관계나 혹은 의도적인 만남(소위 소개팅 등)을 통해 사람들이 만나서, 서로 간에 호감을 가지게 되면 진지한 연애 관계로 돌입하게 됩니다.
연애가 지속되면서 더욱더 진지한 관계를 맺고 싶어 지거나 혹은 '이 사람 정도면 결혼을 해도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면 결혼이라는 단계로 돌입하게 됩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연애와 결혼은 매우 다른 역동을 보이는 관계이며, 결혼은 연애와는 급이 다른 관계 패턴입니다.
관계의 측면에서 보면, 호감을 가지고 만나는 단계(즉, 썸 타는 사이!)나 연애 관계는 어느 정도의 심리적 거리가 있으며, "자신이 보이고 싶은 부분"을 중심으로 하여 보이면서 관계를 하고 "자신이 숨기고 싶은 부분"은 가리고 만날 수 있는 정도의 관계입니다.
그런데 결혼이라는 것은 단순히 좋은 만남을 이어가는 것 이상으로 의식주를 공유하는 공동의 생활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는 단순히 물리적 수준에서의 공동생활뿐 아니라 서로의 성격이나 심리적인 영역 상에서도 깊이 있는 수준까지도 공유와 나눔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처럼 나의 깊은 심리적인 영역까지를 공유하게 되다 보면, 이전에는 생각하거나 예상하지 못했던 갈등이나 문제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일단 결혼을 전제로 하는 순간 상대방에 대한 기대나 요구가 높아짐과 동시에 서로의 가치관이나 신념, 원칙들이 서로 부딪치는 일도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와 같은 진지하고 깊이 있는 수준의 심리-내적 특성들이 안 맞는다면 원만한 결혼생활을 하기가 힘듭니다.
아주 기본적인 수준에서는 휴식 방식이나 여행 방법 등에서도 차이를 보이기도 합니다.
쉬는 날,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아무것도 안 하고 뒹굴거리는 것을 좋아할 수도 있으나,
상대방은 놀이공원이나 재미있는 활동을 하면서 즐거움과 휴식을 얻고자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행을 가더라도, 조용하고 인적이 드문 곳에서 휴양을 하는 여행을 하고 싶어 하기도 하며,
상대방은 적극적인 체험과 활동 중심의 여행을 원하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소소한 차이점은 같이 살 집을 얻는 동네를 정하거나 집을 꾸미는 선호나 인테리어 방식, 그리고 가정을 이루는 것의 의미와 태도 등에 다다르면 같은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이로 인하여 의견 차이나 갈등은 당연히 생기며, 갈등이나 문제들을 소통하고 해결하는 방식(즉, 싸우는 방법이나 갈등관리 패턴 등)에서 서로의 스타일이 맞지 않는다면 더욱더 문제가 심각해지게 됩니다.
이런 의견 차이나 갈등이 심화되고 잘 해결되지 않는 경우에는 서로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쌓여 나가고 그것이 폭발하는 순간 '헤어져!' 혹은 '내가 정말 너의 진면목을 몰랐어!! 이런 사람일 줄이야..ㅠㅠ'라고 서로에게 감정의 폭탄을 던지며 정서적인 상처를 주는 일이 잦아지게 됩니다.
이때 즈음되면 드는 생각 중 하나가, '내가 너무 이 사람을 모른 채 결혼했구나...ㅠㅠ'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혹은 '그냥 연애할 때의 관계와 결혼해서의 관계는 정말 다르구나..ㅠㅠ'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상대방에 대해서 좀 더 진지하게 알고 결혼했으면 좋았을걸...'이라는 후회가 들게 됩니다
그럼 과연 사람 속의 깊은 속 마음을 알 수는 있는 것인가요?
정답은 '알 수 있다!'와 '죽었다 깨어나도 알 수 없다!'가 다 맞습니다.
한 사람의 내면 속 무의식이나 아주 고유한 그 사람 만의 깊이 있는 심리적 특징들을 알려면 상당히 전문적인 수준의 심리검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도 다 알 수 없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연애나 결혼 관계에서 필요한 정도의 대인관계 스킬이나 소통능력, 그리고 결혼이나 이성에 대한 기본적인 가치관이나 태도 등은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가족에 대한 기본적인 태도나 마음가짐, 그리고 자녀 출산과정이나 혹은 양육 과정에서의 예상되는 패턴이나 문제 등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파악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처럼 한 사람의 내적인 마음가짐이나 인성, 그리고 심리적인 내면의 세계를 알고자 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연애나 결혼 관계에서는 단지 그 사람의 내면을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로 간의 적합도 및 잠재적인 갈등요인을 보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적합도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결혼 전에 혹은 연애 중에 서로의 성격이나 패턴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하고 파악하는 것은 항상 이롭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직접 살아보며 경험하는 과정을 통해서 알게 되는 것 이상으로 서로를 잘 이해하고 잠재적인 갈등요인이나 문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문제 발생을 예방하거나 혹은 효과적인 갈등관리 방법 등을 도움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친다면 훨씬 아름답고 행복한 사랑을 나눌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접근은 중급 정도의 심리검사(정신과 등에서 쓰는 최고의 전문적 수준은 아니며, 일반적으로 인터넷에서 대충 할 수 있는 수준은 넘어서는 정도?!)를 한다면 충분히 파악 가능합니다.
그런데 성격검사를 하거나 전문성 있는 심리검사를 한다면, 그 커플은 무조건 행복해질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심리검사나 성격검사를 통해 서로를 성격과 스타일을 이해하는 것은 단지 노력하는 과정 중 하나일 뿐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서로의 스타일이나 성격을 이해하는데에서 그치지 않고 수용하고 받아들이는 마음과 행동, 그리고 상호 간의 이해를 기초로 하여 서로 맞추어가고자 노력하는 마음과 행동이 더욱더 중요합니다.
만약 성격검사나 심리검사를 한 후 '아.. 우리가 이렇게 다른 점이 있구나!!', '아.. 우리가 이런 점은 비슷하구나!!'라는 것을 인지했다고 칩시다.
그렇게 알고 난 후에도 이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행동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서로의 공통점이나 유사점이 있어서 서로 잘 맞고 이해할 수 있음에 대해 감사하고,
서로의 차이점이나 갈등요인들을 어떻게 잘 맞추고 해결해 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더 중요합니다.
심리검사나 성격검사가 목적이 될 수는 없습니다.
이와 같은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도구는 서로 더욱더 건강하고 좋은 방법으로 사랑하고 애정 하도록 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일 뿐입니다.
궁극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성격검사나 심리검사를 통해 알게 된 정보를 받아들이고 수용하고자 하는 마음과 더불어 거기에서 나온 조언이나 개선점들을 실제로 실천하고 행동하고자 하는 마음과 실행이 더욱 중오 합니다.
많은 분들이 저한테 묻습니다.
'박사님, 저는 어떤 성격 유형과 결혼하는 것이 좋을까요?'
'선생님, 어떤 성격의 사람이 배우자로써 제일 좋습니까?'
'박사님, 성격검사 결과를 보니 저희가 공통점이 많은데요, 그럼 잘 맞는다는 얘기인가요?'
'선생님, 성격검사 결과를 보니 저희가 이렇게 큰 차이가 있는데, 과연 잘 살 수는 있는 건가요? ㅠㅠ'
이럴 때 저의 대답은 한결같습니다.
결혼 혹은 연애와 같이 깊이 있고 진지한 대인관계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소통'이라고 대답해줍니다.
즉 '상대방과의 다름을 알고자 하고, 이해하고자 노력하며, 이를 수용하는 사람'이면서, 단순히 차이나 다름 자체에 집착하지 않고 이를 '조화와 타협으로 만들기 위해 소통하는 사람'이라면 그 어떤 성격유형이라도 괜찮습니다.
연애, 혹은 결혼이란 건강하고 좋은 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인 것이지, 그에 적합한 특정 성격이나 결과가 이미 나와있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예로 들었던 그분들은 2시간에 거친 커플 상담 후 각자 5회기씩 개별 상담을 받으셨습니다.
남자분의 경우에는 '제가 말로는 사랑하고 아낀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OO님을 깊이 있게 이해하지 않고 제 판단대로 대응했던 것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좀 더 그 사람을 이해하고 맞추어 행복하게 관계를 맺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우고 싶습니다!'라고 하면서 개인 상담을 받으셨습니다.
여자분의 경우에는 '제가 가끔 화가 나거나 감정적으로 격앙되면 상대방의 말도 잘 안 듣고 격하게 반응해서 문제가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결혼을 한다면 더 어려움이나 갈등이 많을 텐데, 이런 점은 미리 좀 고쳐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하면서 개인 상담을 추가로 받으셨습니다.
중요한 것은 바로 이런 노력과 실행이 중요합니다.
서로에 대해서, 그리고 우리의 다름에 대해서 알았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이를 해결하고 개선하여 더 큰 조화와 애정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노력이 백배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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