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를 통해 보는 성격과 성격검사에 대한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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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MBTI를 해보았습니다. 그 결과는 신뢰할 수 있는 것인가요?
MBTI(를 비롯한 여러 성격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한가요?
그냥 인터넷으로 하는 것과 정식 검사와는 어떻게 다른가요?
제대로 MBTI를 받아보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얼마 전 뉴스 제목 중 "진부한' MBTI가...'라는 표현이 있어 내용을 보게 되었습니다. 내용 중 '그동안 주로 적성 검사 등에 이용되면서 진부한 검사라고 여겨졌던 MBTI 검사는'이라는 표현에 저 개인적으로는 동의하기 어려웠습니다.
1894년 이제마가 주역의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구분한 사상의학 체질론은 아직도 한의학의 주요 프레임 중 하나이며 아침 토크 프로그램에도 자주 등장하는 소재입니다. 벌써 100년이 넘은 이론이라고 하여 이를 '진부하다'라고 표현하지는 않습니다. 그 나름대로의 타당성과 효과성이 있다면 그것은 충분히 가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인터넷에도 사상의학과 관련된 다양한 설문지나 체크리스트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체질분석과 처방을 위해서는 찐-전문가인 한의사 선생님을 만나 진맥을 포함한 정밀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성격 및 성격검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인간의 심리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면서부터 개발된 거의 모든 성격 검사에는 '외향-내향' 차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1960년대부터 사용되기 시작하고 연구되어 온 MMPI도 다양한 장면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그 깊이나 활용성이 더욱더 넓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MMPI 안에도 0번 척도(사회적 내향성)에서 '외향-내향'과 관련된 성향을 평가합니다. 또한 학문적으로도 널리 사용되는 Big-Five 이론과 이를 측정하는 검사에서도 "외향성"이라는 척도로 '외향-내향'차원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사람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과 관심이 있는 한 사람의 성격을 이해하고자 하는 인간의 노력은 계속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오래된 전통을 가진 검사는 검사대로, 그리고 새로운 조망을 가지고 새로운 성격 프레임을 바탕으로 구성한 검사들은 그 나름대로의 가치를 가집니다. 그리고 다른 의학적인 처치나 신기술과 마찬가지로 전통적인 평가방법들은 나름대로의 연구와 경험치들이 쌓여 있는 반면에 새로운 평가도구들은 신기하고 새로운 맛은 있으나 그 검증력은 취약할 수도 있다는 리스크를 가지고 있습니다.
검사의 사용목적이나 검사를 통한 정보 수집 수준이나 범위 등에 따라 어느 검사를 사용하고 어느 수준의 전문성을 가지고 접근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은 필요할 뿐 (MBTI와 같은) 성격검사의 가치와 의미는 분명합니다. 자신의 성격과 타인의 성격을 이해하는 좋은 프레임을 가지는 것은 항상 도움이 됩니다.
최근 MBTI 유행을 타고 다양한 곳에서 MBTI를 실시한다고 합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이와 관련된 사이트나 유사 MBTI 도구들은 불법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MBTI라는 명칭을 쓰면 이는 심각한 저작권 위반에 해당합니다. 그래서 '16personalities'와 같이 MBTI라는 용어를 쓰지는 않지만 이 프레임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제가 저술한 '다름의 심리학'이란 책도 기본적으로는 MBTI의 주요 4가지 차원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책에는 MBTI와 16가지 유형에 대한 언급은 없으며, 4가지 주요 차원의 명칭도 다릅니다.
만약 충분한 이유와 목적이 있다면 이와 같은 유사 MBTI 사이트에서 약식이나 간편형으로 검사를 하지 말고 제대로 검사를 실시해보라고 권유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경우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진로나 직무 혹은 적성 상의 고민이 있는 학생이나 직장인
자신의 적성이나 진로, 혹은 직장 내 직무에 대한 고민이 있는 경우에는 정식 MBTI를 받아보라고 권합니다. 만약 적성이나 진로에 고민이 있는 학생들이라면 Strong과 같은 직무 중심의 적성검사도 함께 받아보도록 권합니다. 이를 통해 정확하게 자신의 선호와 경향성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는 직무를 선택하는 것은 물론 어떤 직장을 선택할지(예를 들어 대기업, 공기업, IT 기업 등)에 도움되는 정보들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물론 비용은 들어가지만 인생을 결정하는 주요 시기에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그 정도 투자는 필요합니다. 어설프게 인터넷으로 대충 평가하지 말고 정식 기관에서 제대로 평가를 받아보기를 권합니다.
2)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를 포함한 부부들
보통 부부 상담을 하는 경우에는 MBTI를 적극 권유합니다. 정식 MBTI 결과가 있다면 그 부부들이 서로 어떤 매력에 끌렸는지, 그런데 어떤 부분에서 갈등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갈등을 효과적으로 풀기 위한 아주 현실적인 팁이나 솔루션을 어느 정도는 예측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갈등이나 문제가 있을 경우에 부부상담을 오는 경우들이 많은데, 사전에 혹은 평상시에 MBTI 등과 같은 성격검사를 통해 잠재적인 갈등요인을 찾아 미리 예방하는 것이 훨씬 더 건강한 방법입니다. 아주 밀접하고 깊이 있는 대인관계의 최고봉인 부부들의 경우에는 MBTI를 받아보기를 적극 권유합니다.
3) 인생의 기로에 서 있는 분들
인생의 기로라고 하면 보통 이직과 창업, 혹은 퇴직과 같은 큰 변화에 직면해 있는 분들을 말합니다. 이와 같은 이슈들을 겪고 있는 분들의 경우에는 정식 MBTI를 꼭 권합니다. 왜냐하면 이때 잘못 판단을 하거나 적절하지 않은 선택을 하게 된다면 향후 겪게 되는 문제나 후유증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인생의 기로나 갈림길에서 가장 최적의 대안을 선택하여 성공적인 삶을 이끌어 가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성격검사는 필수입니다. 보통 이직이나 창업 정도를 고민하고 오시는 분들의 경우에는 MBTI와 더불어 더 깊은 수준의 전문적인 성격검사는 MMPI도 함께 실시합니다. 이때가 자신에 대한 가장 깊이 있는 자기 이해가 반드시 필요한 때이기 때문입니다.
사견임을 전제로 하여 말씀드리면, MBTI라는 검사 자체는 우리나라 심리검사계에 큰 의미가 있는 검사입니다. 단순히 검사를 개발하여 판매하는 것 이상으로 검사 구입 권한 관리와 사용자 교육, 그리고 검사에 대한 저작권 문제까지 제대로 된 심리검사 개발 및 운영과 관련된 일련의 바람직한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만드는데 기여한 바가 큽니다(제가 어세스타 등 관련기관과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은 아닙니다! 교육받고 검사를 구입하여 사용하는 일개 사용자일 뿐입니다^^). 그만큼 검사 실시나 해석과 관련된 전문가들도 많으며, 그분들의 자격이나 실력도 충분합니다.
저희 회사를 비롯한 대부분의 상담이나 교육기관에서 자격을 보유한 전문가들에 의해 정식 MBTI 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학생들의 경우에는 학교 상담센터나 경력개발센터나 진로지원센터 등을 방문하면 (학교 측에서 검사를 구입하여) 무료로 정식 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일반인들의 경우라면 회사 상담센터 등에서 역시 무료로 받을 수 있기도 하며, 비밀보장 등을 걱정하신다면 개인적으로 기관을 방문하여 검사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검사를 받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해석의 문제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는 있습니다. 보통은 자신이 검사를 받는 목적에 따라서 관련된 경험이 충분한 전문가를 찾아 제대로 된 해석을 받으실 것을 권합니다. 만약 진로 결정과 관련된 고민이나 의사결정이 필요한 학생이라면 학교 상담센터나 경력개발 센터 등을 방문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그와 같은 기관에는 관련된 교육이나 경험을 가지신 전문가분들이 많이 근무하고 계십니다. 만약 부부가 같이 검사를 받고자 한다면, 부부 상담이나 임상적 배경이나 경험을 가지신 분들을 방문하여 검사와 해석을 받으시는 것이 좋겠지요. 특히 인생의 기로에 서 있는 분들이라면 좀 더 높은 비용을 내더라도 고급 전문가를 찾으시는 것을 권합니다.
저희와 가까운 사이인 주요 고객사들의 청소년이나 대학생 자녀들 중 상당수는 저희 회사에서 정식 검사를 받고 해석을 해드리기도 합니다. 혹은 저희 찐-고객이신 인사팀이나 교육팀 분들의 경우에는 원하시는 경우 저희들이 정식 검사를 서비스 차원에서 해드리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물론 그분들이 처음부터 'MBTI를 해주세요!'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주요 의뢰 사유('박사님 저희 애가 고등학생인데 영 진로를 못 잡네요ㅠ 도와주세요!'나 혹은 '박사님 저 이직할까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등)를 고려하여 필요할 때 MBTI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즉, MBTI 자체가 정답을 주지는 않습니다. 살아가면서 겪는 다양한 이슈들에 대응하고 해결하는 데 있어서 참고자료로서 그 가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의뢰하는 목적과 부합하는 경우에는 충분히 좋은 검사 도구인 것도 맞습니다. 단 검사를 받고자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MBTI가 좋을지, 아니면 다른 검사 도구가 더 적합한지 등을 결정하는 것 자체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남용한다면 독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연장과 도구라도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어떤 경우에는 사람을 다치게 하는 흉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일부의 경우 MBTI의 인기에 편승한 잘못된 심리검사 사용 및 활용 예들이 생기고 있어 관련 전문가로서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어떠한 약이든, 어떠한 도구나 연장이든 항상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처방과 활용이 필요하듯이 심리검사도, 특히 MBTI의 경우에도 이와 같은 적절하고 효과적인 활용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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