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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Apr 21. 2020

사람을 원해요, 다만 거절이 두려울 뿐. 회피성 성격

직장인의 이상(異常) 심리학. Avoident Personality

Photo by Melanie Wasser on Unsplash



비난반감거절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대인관계 회피

상대가 자신을 좋아할 것이라는 확신이 없는 경우 관계형성을 회피

수치나 비웃음을 걱정해 친밀한 관계 거부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자리에 대한 긴장과 두려움

자신이 무능하다는 생각

비사교적이고 매력적이지 않으며 열등하다는 생각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일이나 관계를 회피함


(발췌 및 인용 From DSM-IV)



1. 남들에게는 좋은 사람, 본인은 힘든 사람


주변에 보면, 조금만 실수나 잘못을 해도 '과하게 사과'하거나 '지나치게 미안'해 하는 사람들을 보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저렇게까지 안 해도 되는데...'라는 생각이 들게 하기도 한다. 이와 더불어 사람들 관계에서 너무 조심하고 신중하거나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지만 항상 주변에는 머무는 조용한 사람들이 있다. 이와 같은 행동들이 회피성 성격의 전형적인 행동 특징들이다. 


이들은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거나 불편함을 주지 않는다. 때로는 과도하게 정중하고 예의 바르며 '저러면 힘들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신중하고 조심스럽다. 하지만 별로 눈에 띄는 사람도 아니고 존재감이 적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는다. 그런데 어떤 때에는 드러나지 않아서 잘 몰랐던 탁월한 능력이나 재능을 가지고 있어 주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경우들이 생긴다. 그래서 사람들이 '오~ 이런 면이 있었어? 대단하네!' 등과 같은 칭찬이나 코멘트를 하면 어쩔 줄 몰라하며 '아니에요ㅠ 우연히 그렇게 된 거예요ㅠㅠ'등과 같은 자기 비하적 발언으로 자신을 낮춘다. 


이처럼 타인에게는 대체로 큰 존재감은 없으나 조용하지만 좋은 사람 정도의 평가를 받는 반면에 스스로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정적이다. 자기존중감이 낮은 편이며, 어떤 일을 해도 자신감이 부족하여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못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사람들과 관련된 일에서는 이와 같은 패턴이 더욱 심해져 속으로는 상당한 긴장감과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되며,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을 것 같다ㅠ'는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한다. 따라서 일반적인 대인관게에서 수동적인 행동을 보이며, 큰 액션이나 행동을 하지 못하게 된다. 그 핵심에는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 자리 잡고 있다. 



2. 누구나 거절당하는 것은 두렵다.


이들의 가장 첫 번째 특징은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다. 여기에서의 거절이란 비난이나 반감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의미에서의 거절을 지칭한다. 즉, 타인들이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는 전반적인 태도와 활동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단순히 '싫어!'라고 하는 명백하고 구체적인 수준의 거절을 넘어서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말한다. 누구나 거절을 당하는 것은 불편하고 무서운 일이다. 하지만 이들은 이에 대해서 특히 예민하며, 이로 인해 다양한 파생적 문제들이 발생한다. 


파생적 문제 중 대표적인 것은 '대인관계 회피' 현상이다. 이것이 이들의 두 번째 특징이다. 이들은 정상범위의 대인관계 욕구를 가지고 있으며,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다. 이와 같은 관계 요구 자체에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며, 관리하는 데 있어서의 자신감 부족이 문제인 것이다. 긍정적인 교류나 관계를 통해서 즐거움을 얻게 될 것이라는 합리적 기대보다는 '거절'과 같은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관계를 맺지 않는 것이다. 마치 공부도 제법 하는 친구가 시험 결과가 나쁘게 나올까 봐 너무 심하게 걱정하여 결국 시험을 망치는 것과 같은 과정이다. 


이와 같은 '거절에 대한 두려움'과 그로 인한 '대인관계 회피' 현상 이면에는 이들의 세 번째 특징이자 문제행동의 근본적인 원인인 '낮은 자기존중감'이 자리 잡고 있다. 근본적으로 이들은 객관적인 자신의 수준에 비하여 스스로를 낮게 평가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 때문에 타인들과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역으로 보면 이들이 생각보다 문제가 있거나 못난 사람이 아닌 경우들이 많으며, 오히려 숨겨진 재능이나 능력들을 발견하게 되는 경우들도 흔하다. 문제는 본인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3. 숨겨진 보석


굳이 재능이나 능력 차원까지 따지지 않더라도 이들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불편하게 하는 일이 없다. 일상적 상황에서 정중하고 예의 바르며,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행동한다. 혹시라도 타인에게 부탁을 해야 할 경우가 발생하는 경우 '죄송한데, 이것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라는 말하는 정중하고 조심스러운 접근에 도와줄 마음이 생기도록 한다. 혹은 타인에게 사소한 불편감을 주었을 경우에도 '앗! 죄송해요ㅠ 다음부터 조심할게요ㅠㅠ'등과 같은 (약간은 과해 보이는) 신속한 사과로 인하여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괜찮아요~ 뭘 이 정도로^^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라는 반응을 불러온다. 


이와 같은 사람들을 보통은 '좋은 사람'이라고 한다. 사람의 깊은 마음이야 아무도 모르는 법, 일단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 자체는 '좋은 사림'인 것이 맞다. 그래서 보통 직장이나 개인적 관계에서도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을 뿐 아니라 최소한 '괜찮은 분' 정도의 피드백은 충분히 받는다. 만약 이들에 대해서 크게 윽박지르거나 비난을 한다면 그것은 아마 윽박지른 사람이나 비난자의 성격 상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이들의 조심성은 그렇게 큰 비난거리 자체를 만들지 않는다. 


그런데 문제는 본인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좋은 사람'이나 본인들 스스로는 '좋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부정적인 자기 평가는 상당히 정교하게 체계적이다. 그래서 타인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경우에도 '사람들이 나를 잘 몰라서 그래!'나 '더 깊이 알고 나면 나를 싫어하게 될 거야' 등과 같은 생각을 한다. 더욱 심한 경우에는 '알고 보니 내가 이렇게 사람들을 속이는 사람이구나!ㅠㅠ', 혹은 '와.. 완전히 겉과 속이 다른 이중적 인간이네ㅠㅠ' 등과 같은 뿌리 깊고 정교한 자기 비하를 반복한다. 



4. 탄탄한 자기존중감이 중요한 이유


그렇다면 이들의 '낮은 자기존중감'이나 '진지하고 정교한 자기 비하'는 어디에서부터 나온 것인가? 그 이유는 다양하다. 어린 시절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평가를 주로 하는 부모로부터 온 경우들도 있다. 또한 본인의 성격 상 예민성이 너무 강하고, 특히 부정적인 측면에 더욱 예민하던 습관들이 강화되어서 이와 같은 굳어진 경우들도 있다. 다른 경우에는 어린 시절이나 과거에 대인관계에서 (부정적인) 트라우마 수준의 상처를 받아서 이와 같은 패턴이 생기기도 한다. 


굳이 그 원인을 따지는 이유는 어떤 원인에 의해서 이와 같은 현상이 생겼는지에 따라 치료나 해결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초기 아동기 경험, 특히 부모와 관련된 문제라고 판단되는 경우와 트라우마 수준의 경험으로 인한 경우는 치료적 접근에서는 큰 차이를 보인다. 또한 본인의 성격적 특성에 의한 것이라면 해당하는 성격적 측면에 대한 개선과 관리가 이루어져야 증상이 해결된다. 


문제는 '낮은 자기존중감'과 '자신감 부족'이 치료나 개선에 대한 태도에도 반영된다는 것이다. 상담이나 심리치료를 통해서 성격이나 문제들이 개선되어 궁극적으로는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리라는 희망보다는 '노력한다고 되겠어?!ㅠ', 혹은 '이나저나 나는 안돼..ㅠㅠ' 등과 같은 부정적인 태도들이 더욱 강하다. 이로 인해서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거나 혹은 본인 스스로 나아지려고 노력하는 면들도 부족해져 결과적으로 잘 치료가 되지 않기도 한다. 




누구에게라도 '자기존중감'이라는 것은 중요하다. 이는 나를 받쳐주는 심리적 기반이며, 적극적이고 자신감 있는 행동의 근원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든든한 받침을 기반으로 하여 대인관계에서나 업무적 측면에서 긍정적인 결과들을 보이게 된다. 결국 긍정적인 결과들은 자신의 자기존중감을 더욱 강화하는 순순환을 가져온다. 


지나치게 낮은 자기존중감은 나 자신을 힘들게 하는 주요 원인이다. 그리고 낮은 자기존중감으로 인하여 실제적인 업적이나 성과가 나지 않기 때문에 자기존중감이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회피성 성격의 경우 적어도 '타인들에게는 절대 해를 끼치지 않는 좋은 사람'이라는 객관적 생각으로 시작하여 자기존중감을 차근차근 재구성해 가는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필두로 하여 자신의 능력과 자질을 당당하게 보여 숨겨진 보석과 같았던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가능해진다. 



덧붙이는 말..

혹시라도 진지하게 '내 성격이네..!!ㅠㅠ'라는 생각이 드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 글을 읽고난 후, 반드시 & 꼭 "내가 무척 긍정적인 부분이 많은 좋은 사람이라는 말이구나!"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물론 본인을 스스로 힘들게 하는 부분이 있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문제 없는 사람이 어디있으며, 타인만 괴롭히는 사람들에 비하면 얼마나 좋은 성격입니까?!

이와 같은 균형적 생각으로 본인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되시기를 진심 바랍니다!^^



본 글과 함께 읽으시면 좋을 글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https://brunch.co.kr/@mindclinic/218


https://brunch.co.kr/@mindclinic/303




직장인의 이상(異常) 심리학


#1.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 반사회적 성격 (Antisocial Personality)

#2. 팜므파탈의 치명적 매력 : 경계성 성격 (Borderline Personality)

#3. 내가 주인공이다! : 연기성 성격 (Histrionic Personality)

#4. 자신만만함을 넘어서는 거만함 : 자기애적 성격 (Narcissistic Personality)

#5. 거절에 대한 두려움 : 회피성 성격 (Avoident Personality)

#6. 죽음이 우리는 갈라놓을 때까지 : 의존적 성격 (Dependent Personality)

#7. 이보다 더 완벽할 수는 없다! : 강박적 성격 (Obsessive/Compulsive Personality)

#8. 네버엔딩 “의심” 스토리 : 편집적 성격 (Paranoid Personality)

#9. 사무실의 로빈슨 크루소 : 분열성 성격 (Schizoid Personality)

#10. 최악의 훼방꾼 : 수동-공격적 성격 (Passive-Aggressive Personality)




https://mindclinic.net/


https://www.personalit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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