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essive-Compulsive Personality
정리정돈에 몰두하고, 완벽주의적인 태도를 보이며, 융통성, 개방성이 부족한 것
사소한 세부사항, 규칙, 목록, 순서, 시간계획이나 순서에 집착
일의 큰 흐름에 대해서는 오히려 무관심하거나 놓치게 됨
일의 완수를 방해하는 완벽주의
지나치게 엄격하게 높은 기준을 가짐
여가 활동, 즐거움 등을 즐길 줄 모름.
지나치게 양심적이고 고지식하며, 융통성이 없음
대기업 임원인 A씨는 철저하고 완벽한 일처리로 정평이 나 있다.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하여 철저한 준비와 완벽에 가까운 실행으로 인하여 최고의 성과를 만들어 냈다.
일단 A씨에게 일을 맡기면 주어진 기한 내에 완료하는 것은 기본이며, 굳이 재검토나 리뷰가 필요 없을 정도로 깔끔하고 완벽하게 업무를 완료하였다.
PT나 발표 시 어떠한 질문이 나와도 거침없는 답변을 할 정도로 철저하게 대비하였다.
이와 같은 완벽하고 고품질의 성과를 기반으로 사내에서 승승장구하였으며, 최연소 임원이라는 타이틀도 얻게 되었다.
최근 사내 공모제를 통해 그래도 유능하다고 평가받는 B팀장을 스카우트하였다.
그런데 생각과는 달리 B팀장은 자신이 생각하는 기준에 못 미치는 수행을 보여 자꾸 지적을 하게 되었으며, 결국은 그 팀원들 업무까지도 직접 관리하고 피드백해야 하는 일이 늘어나 더욱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있는 상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문제나 미흡함을 인식하고 반성하기는커녕 팀장인 자신을 무시하지 말아 달라고 반기를 드는 것에 더 이상은 화를 참지 못하고 폭발하게 되고야 말았다.
대기업 팀장인 B씨는 사내에서 촉망받는 핵심인재로서, 업무적 측면이나 관계적 측면에서도 두루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업무에 대한 열정이나 회사에 대한 자부심도 높은 편으로서, 비교적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는 평상시 존경하고 롤모델로 삼고 있었던 최연소 임원 A씨의 제안으로 해당 부문의 팀장을 맡게 되었다.
그런데 막상 A씨의 곁에서 업무를 수행하다 보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엄청난 스트레스가 시작되었다.
워낙 본인 스스로의 업무 처리가 완벽했던 A씨는 나름대로 일 좀 한다고 인정받아왔던 B씨의 업무에 대해 사사건건 지적을 하였으며, 자기 팀의 팀원들 업무나 보고자료도 자신을 거치지 않고 직접 검토하고 피드백하기 일쑤였다.
어떤 때에는 '내가 신입사원도 아니고 이게 뭔가..' 싶을 정도로 자존심이 상하는 말을 듣기도 하였으며, 자기 팀원의 업무에 대해서는 팀장을 거쳐서 지시해달라는 정중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팀장이 제대로 역할을 했으면 내가 이렇게 안 해도 되지 않겠어요? 본인 스스로의 문제를 생각해보세요! 당신의 문제는 첫째.. 둘째...'라는 말을 듣는 순간 더 이상은 못 참겠다고 생각하며 사표 쓸 각오를 하였다.
강박증은 그 행동 상의 독특한 특징들로 인하여 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소재로 자주 등장한다. 강박증과 관련된 대표적인 영화는 잭 니콜슨과 헬렌 헌트가 열연한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As Good As It Gets, 1997)'가 있으며, 토니 살호브가 결벽증을 가진 소심한 괴짜 탐정을 연기한 '몽크(Monk, 2002)' 역시 유명한 강박증 관련 드라마이다.
출처.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포스터 from 네이버 영화
'몽크(Monk)' 포스터 from WATCHA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의 주인공인 맬빈 유달(잭 니콜슨)은 늘 같은 식당에 가고 같은 자리에서 같은 음식을 먹어야 하며, 식사도구도 자신이 가지고 다닌다. 길거리를 다닐 때에는 다른 사람과 부딪치지 않으려고 하며 보도 블록의 선을 밟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 등이 사람들에게의 보도 블록 선을 밝지 않고 걷는데 온 신경을 집중하다. 깐깐하고 괴팍한 성격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미움을 받으나 나중에는 자기 내면의 인간미를 발견하여 우정과 로맨스를 만들어 간다.
비폭력적이고 잔인하지 않으면서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대표적 미드인 '몽크'의 주인공인 전직 경찰 몽크는 청결 강박이라 불리는 전형적인 행동들을 보인다. 자기 집을 청소하고 정리하는데 온 신경을 집중하며,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리된 그의 옷장과 스타일은 탄성을 자아낸다. 그런데 자신이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는 집과는 달리 많은 사람들이 다니고 함께 활동하는 집 밖은 그에게 공포와 긴장의 도가니이며, 문손잡이 하나도 편히 잡지 못하고 손수건으로 감싸는 행동을 보인다. 이와 같은 행동적 특징들과 더불어 아주 사소한 변화나 단서마저도 놓치지 않는 그의 완벽에 가까운 세밀한 관찰력과 정교한 추리력을 기반으로 하여 사건을 해결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 두 개 영화에는 강박증에서 보이는 다양한 행동들이 코믹하게 그려지고 있다. 그 내용은 크게는 강박행동(Obsession)과 강박사고(Compulsion)로 나누어진다. 강박행동은 과도한 손 씻기나 닦기 등의 과도한 청결이나 가스불이나 문이 잠겼는지에 대한 지나친 염려와 확인 등을 포함하여, 물건들을 정확하게 제자리에 두고자 하는 행동이나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모아두는 행동 등을 말한다. 강박사고는 생각이나 심상적(psychological image) 측면의 증상으로 더러워질 것이나 오염에 대한 과도한 걱정과 불안, 업무나 일에 대해서 잘못된 점이 있을 것이라 것에 대한 의심과 걱정 등을 말한다.
현실적으로 강박적 행동과 사고를 보이는 사람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정교함과 정확성이 필수인 금융권이나 IT 혹은 전자계통의 회사들에는 널려 있다고 표현할 정도로 자주 볼 수 있는 특징들이다. 그만큼 이들의 추구하는 완벽함은 고품질의 성과를 내거나 문제를 예방하는데 분명한 기여를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결과는 사회적으로나 성과 측면에서 바람직한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라는 것인가? 이상과 같이 외적으로 드러나는 행동이나 행동의 결과는 좋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본인의 심리적 상태 및 타인에게 심리적을 고통을 너무 심하게 준다면 그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때로는 물건들이 제대로 놓여 있지 못하거나 집안이 어질러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치우거나 정리를 하면 된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너무 과도하게 불안을 경험하거나 타인에게 청결을 과도하게 강요하여 스트레스를 주거나 자신의 완벽한 청결 원칙을 준수하지 않는데 대한 극도의 분노를 표현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우선 강박적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만성적인 불안감과 긴장감을 경험한다. 따라서 심리적인 여유나 만족을 느끼지 못하고 항상 초초함과 걱정 속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이 얼마나 마음이 지치고 피곤하겠는가?! 게다가 자신의 내적 기준과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 환경에 처하거나 완벽하게 지키지 않는 타인들과 관계에서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 조금이라도 더러울 것으로 생각되거나 지저분한 곳에는 아예 방문을 꺼리며 피하게 된다. 그리고 그와 같이 더러운 환경을 만드는 타인들(예를 들어, 식당 주인이나 집을 어지럽히는 자녀들 등)에 대해서는 상식적 수준을 넘어서는 강요와 분노를 보이게 된다.
만약 이들이 직장 상사로 있다면 그 부하직원들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을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업무에 대한 완벽한 수행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단지 결과뿐 아니라 과정에서의 완벽함도 필수이다. 보통 업무 상 절차에서도 예외나 편법을 인정하지 않으며, 자신이 구상하고 계획한 대로 철저하게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보통 보고서나 자료들의 글자 크기도 정해져 있어 (예를 들어) 대제목은 40, 중제목은 20, 본문 내용은 14 등을 준수하여야 하며, 오탈자는 존재할 수 없는 잘못이다.
물론 이와 같은 과정을 준수하여 좋은 결과를 만드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만약 할 수만 있다면 이와 같은 절차를 통해 완벽한 결과를 만들어내면 무엇이 문제이겠는가? 하지만 본인이 정한 기준 자체가 너무 이상적으로 높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으며, 이를 준수하기 위한 구성원들의 감정이나 스트레스에 대해서는 일체의 공감이나 위로가 없다. 왜냐하면 이는 필수요 당연히 지켜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본인도 마찬가지이다. 어떠한 스트레스나 어려움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준수하는 것 자체이지 그까짓 기분들은 고려 대상도 아니다.
더욱이 문제가 되는 것은 "전부 아니면 전무"라고 생각하는 실무율적 관점이다. 즉, 100% 만족하고 준수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0점이나 다름없다고 취급하는 것이다. 단 하나의 오류만 발생하더라도 그것은 실패한 것이며, 중간은 없다. 이와 같은 접근을 보통 '실무율적인 접근(All or None)'이라고 한다. '성공' 혹은 '전적으로 실패'만이 있을 뿐 과정이나 노력은 무시된다.
이와 같은 접근으로 인하여 '상당히 잘했음(80% 완수)', '매우 잘함(90% 완수)', '거의 완벽한 수행을 보였으나 한두 가지 실수 있음(98% 완수)' 등도 '보통(50% 달성)'이나 '미흡(40% 이하 수준)' 등과 동일한 대우를 받게 된다. 따라서 '그래도 열심히 노력하고 좋은 결과를 보였음'에 대한 차별적인 인정이나 부분적인 지적과 개선 요구 등은 없다. 잘하나 못하나 완벽하지 않으면 동일한 수준의 비난과 욕을 먹게 된다. 결과적으로 구성원들은 단계적 발전이나 인정 없이 아예 포기하는 결과를 만들어낼 뿐이다.
강박적 성격은 간편 성격장애 구분법 중에 본인도 힘들고 남도 힘들게 하는 전형적인 장애이다. 지나치게 높고 이상적인 기준과 완벽한 원칙으로 인하여 본인 스스로도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완벽에 가까운 성취를 하고 나서도 문제점을 찾아 스스로의 완벽하지 못함에 대해 비난하고 자책한다. 이와 같은 패턴의 반복은 스스로를 지치게 하며 결국 번아웃을 불러오게 된다.
동시에 타인들에게도 스트레스를 주고 완벽하지 못한 수행과 더불어 완벽하려고 노력하지 않음에 대한 비난까지 포함한 엄청난 비난과 분노를 보이기도 한다. 게다가 상대방이 느끼는 정서적인 어려움에 대해 공감이나 위로는 고사하고 더욱 엄격한 기준과 원칙을 강요하여 결국에는 관계 자체를 단절시키기도 한다. 그런데 이나저나 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어찌 초등학생이 대학생의 기준에 맞추어 행동하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이나저나 이는 불가능한 접근이다.
이것이 바로 완벽한 성공을 이룬 것 같아 보이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내면의 불행이다. 본인도 힘들고, 타인과도 행복하게 지내지 못하는 전형적인 과정이다. 심리치료 과정에서 보면, 이와 같은 행동 특징을 보이는 사람은 치료에도 잘 오지 않을 뿐 아니라 감정적 교류가 부족하기 때문에 치료적 관계를 맺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들이 감정이라는 새로운 차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순간 180도 변화된 인생을 사는 것도 발견하게 된다. 본인 스스로에게 실수와 너그러움을 허락하고, 타인에 대해서도 정서적 관심과 배려를 하게 된다. 그리고 이를 통해 본인도 행복하고 타인도 행복하게 만드는 탁월한 영향력을 학습하고 개발하게 된다.
왜냐하면 이들은 치료 과정마저도 완벽하고 철저하게 따르고 수행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번 변화하면 그 변화마저도 완벽하다. 이것이 바로 그들의 탁월한 장점이자 잠재력이다. 다만 현재는 그것을 나와 남 모두가 고통스러운 방향으로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