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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Oct 30. 2020

INTP. 지구인 속에 존재하는 외계인

MBTI 다시 보기. INTP

Photo by Jon Sailer on Unsplash



이 글을 읽으셔야 할 분들

1. INTP 유형. 자신에 대한 정리 및 이해

2. 주변에 INTP 유형이 있는 분들. 상대를 더 잘 이해하고 더불어 행복하게 살고픈 분들

3. 다양한 사람 유형에 대한 이해를 원하시는 분들


본 글은 정식 MBTI 성격검사 결과에 대한 설명입니다. 

가능하면 정식 검사를 통해 정확한 본인의 결과를 파악하고 글을 읽으시면 더욱 좋습니다('올바른 MBTI 검사 및 활용법'(https://brunch.co.kr/@mindclinic/339참조).

가능한 한 일반적인 MBTI 교과서나 참고서에 나와 있지 않은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했음을 고려하고 읽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조용하고 과묵하며 논리와 분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좋아함

과묵하나 관심이 있는 분야에 대해서 말을 잘하며 이해가 빠름.

높은 직관력으로 통찰하는 재능과 지적 호기심이 많음.

개인적인 인간관계나 친목회 혹은 잡담 등에 별로 관심이 없음.

업무나 대인관계에서 매우 분석적이고 논리적이며 객관적 비평을 잘함.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비현실적이며 사교성이 결여되기 쉬운 경향이 있음.




1. 우주의 원리를 찾아다니는 사람들


오래전 모-회사의 임원이셨던 고객분께 MMPI와 MBTI에 기반한 리더십 스타일에 대한 피드백 코칭을 해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원래는 1시간이었던 예정시간이 2시간을 꽉 채울 정도로 열띤 코칭이 되었습니다. 

2시간의 해석을 마친 후 '오늘 소감이 어떠세요?'라는 저의 질문에 그분은 답변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그러잖아도 내가 요즘 우주의 원리를 찾고 있었습니다. 

철학과 사회학, 인류학이나 물리학은 물론이고 유명하다는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도 다 받아보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주와 사람을 움직이는 원리를 심리학에서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라고 초롱초롱한 눈빛과 열정적인 태도와 자세로 답하셨습니다. 


'우주의 원리'라는 예상치 못한 비현실적 및 초현실적인 대답에 저는 '빵~' 터지고 말았습니다. 

한편으로는 그 대답이 너무 재미있기도 하였지만, 한편으로는 이분의 완전히 다른 시각과 목표가 이분의 가장 강한 잠재력과 자원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도 이 분은 그 당시에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수준으로' 조직문화 및 채용/선발 과정 혁신을 이끌어내시는 업적을 만들어 내셨습니다!!)


'백일몽(day dream, 白日夢)'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정신과적 차원에서는 약한 해리 증상(解離, Dissociation)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는 현상으로서, 현실과 공상의 중간 정도 되는 심리적 상태를 지칭합니다. 

학업 스트레스에 지치고 압박이 심한 청소년들이 현실로부터의 스트레스를 벗어나기 위한 회피 방법으로 '나는 알고 보면 재벌가의 숨겨둔 후손이야!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지금 운전기사 집에서 자라고 있는 걸 거야!! 내가 성인이 되는 순간, 아마 그 집에서 나를 찾는 순간 나는 인생역전을 이루고 새롭고 화려한 인생이 시작될 거야!!!'라고 꿈을 꾸기도 합니다. 

외롭고 애인을 원하거나 결혼을 하고 싶으나 결혼할 사람이 없어서 고민인 사람들은 기차를 탈 때마다 설레는 마음으로 옆자리에 공주님이나 왕자님 같은 사람이 앉아 드라마틱한 사랑을 하게 될 것을 꿈꿉니다. 


이와 같은 것들이 대표적인 백일몽의 예시입니다. 

INTP는 16가지 유형 중 가장 백일몽을 많이 하고 즐기는 분들입니다.

(단, 위에서 언급한 백일몽 예시와 INTP의 백일몽 내용은 좀 다릅니다. 이후에 설명하겠지만, INTP의 백일몽이 훨씬 더 비현실적입니다ㅠㅠ) 



2. 이분들의 창의성과 아이디어를 진심 존경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INTP 유형을 좋아하는 편이며, 이분들과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나누는 것을 즐깁니다. 

얘기를 듣다 보면 '와~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을까?'라는 놀라움을 경험하게 되며, 어디 가서 창의적이라는 측면에서는 뒤지지 않는 저도 크게 배움을 얻는 적이 많습니다. 


이분들의 창의성은 바탕과 근본이 없습니다.  

완전히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관점으로 사물이나 세상을 조망하며 바라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엉뚱하다!'는 평가를 많이 받으며, 현실성 부분에 대해서 비판을 받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보통 S(감각형) 유형의 창의성은 기존의 프레임이나 시스템에 기반을 두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경우가 많음)


그런데 이들의 근본 없는(?) 아이디어는 존중받아 마땅합니다. 

왜냐하면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완전히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대단히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지금은 원의 형태로 된 바퀴(혹은 기계에서는 베어링 등)라는 것이 자동차는 물론 다양한 장면에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원 형태의 부속이나 바퀴를 처음으로 생각해 낸 사람은 놀라운 발견자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3. 먹고는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솔직히 이 분들의 모든 아이디어가 모두 쓸모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분들의 생각 중 반 이상은 현실성이 없는, 정말 상상에서만 의미가 있는 것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 그분들이 말로 표현하지 않는(왜냐하면 하도 주변에서는 뜬금없는 소리 한다고 구박을 많이 받기 때문에 잘 말을 안 함ㅠㅠ) 생각들까지 포함하면 3분의 2 정도는 비현실적이고 공상이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입니다. 

물론 본인들도 알고 있습니다. 

다만 그런 창의적인 생각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인정하지 못하는 무지몽매(無知蒙昧)한 사람과 세상이 답답할 뿐..


만약 본인이 충분히 돈이 많은 부자여서 공상과 백일몽 수준의 생각만을 즐겨도 먹고사는 현실적인 문제가 없다면 계속해서 그렇게 하셔도 됩니다. 

하지만 때로는 이와 같은 성격이 현실적인 적응 상 문제들을 가져오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TV 프로그램에 나와서 소개하는 다양한 사연 중, 10년 이상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가족의 생계를 멀리하는 발명가들이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혹은 누가 봐도 능력이나 자질이 부족하지만 성공할 수 있다는 적은 가능성을 가지고 본인만 될 것 같다고 생각하며 사업에 몰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자칫 현실감이 너무 결여되면 이와 같은 패턴을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현실적인 현장도 많습니다. 

창의성이나 독창적 아이디어가 요구되는 곳들이 바로 그런 곳입니다.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대기업이나 공기업보다는 벤처기업이나 게임회사 등에 INTP가 월등하게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연구실이나 혁신적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 등에서는 단연코 돋보이는 존재가 됩니다.  

즉, 창의성이 직무 상 핵심 요소이며, 유연하고 자유로운 조직문화 속에서는 그들의 능력이 빛을 보게 됩니다. 



4. 누군가의 잔소리는 받아들이세요.


원래 창의적이고 독창성이 높다는 말은 현실 적응력이 떨어진다는 말과 거의 같은 말입니다. 

창의적이고 독창적이면서도 현실적 문제들에 대한 대응이나 해결 능력이 우수한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결국에는 이 두 가지 측면은 상호 보완적으로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단, 한 사람 내에 이 두 가지 성향이 공존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결국에는 내가 가지지 못한 능력을 보완할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됩니다. 


INTP들끼리만 모여서 사업을 하면 100% 망합니다. 

왜냐하면 아이디어만 넘치고 제품이나 영업, 재무적인 관리는 전혀 안 되는 조직이 되기 때문입니다. 

INTP가 성공적인 업적을 만들어 낸 경우에는 이들의 가치를 보는 능력이 있었던 보완자들이 함께 했기 때문입니다(지금 머릿속에 여러 사람들이 떠오르나 개인정보 보호 상 생략합니다!^^).

역으로 보면 성공한 INTP분들이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인정해준 몇몇 사람의 의견이나 조언은 잘 수용하고 받아들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던 겁니다. 


이처럼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이를 보완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본인과는 생각이 다르거나 때로는 본인의 아이디어가 현실성이 없는 백일몽이라고 타박을 해도 믿고 의지할 수 있을 정도의 파트너가 있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나 조언은 관심도 없고 듣지도 않지만, 그 사람의 말이라면 맞을 거라 생각하고 따를 수 있는 정도의 동반자가 있어야 합니다. 

만약 INTP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건강하고 합리적인 잔소리(?)를 제공하는 사람이 함께 한다면 엄청나게 혁신적이고 강력한 작품이 나올 것입니다. 




아마 이 글을 클릭해서 보시는 분들은 INTP 본인들 보다는 그분들과 함께 일하시는 분들이 더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INTP분들은 제가 주로 쓰는 글의 주제(사람 & 감정 & 공감 & 소통 & 성격 등등)에 별로 관심이 없으실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신에 이 글을 진지하게 읽으시는 분들은 주변에 INTP를 보면서 '참 이해가 안 되네.. 왜 저러는 거지??'라는 생각에 답답하셨던 분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외계인이 지구인과 만나 소통을 해야 하는데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 문제가 생긴 상황에서,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소통방법을 만들어 냈다면, 

그 사람들은 바로 INTP일 것입니다. 

반면, 지구인들과의 소통은 좀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잠재력을 고려한다면, 그 정도는 양해해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INTP의 가치를 제일 못 알아보는 방법은 "현실적"이라는 프레임으로만 그분들의 생각과 행동을 평가하고 바라보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틀로만 조망한다면 절대로 그분들의 놀라운 가치를 발견할 수 없습니다. 

대신에 내가 가지지 못하고 쉽게 얻을 수 없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해줄 수 있는 존재로 바라보신다면 그분들과의 관계에서 끊임없이 샘솟는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성경에 나오는 끝도 없이 먹을 것이 생기는 기적적 사건)"과 같은 새로운 아이디어의 역사가 시작될 것입니다!^^




본 글과 함께 읽으시면 좋을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https://brunch.co.kr/magazine/re-mbti 


https://brunch.co.kr/brunchbook/personality


http://www.yes24.com/Product/Goods/58772877?OzSrank=6


https://mindclinic.net/


https://www.personalit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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