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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Jul 16. 2021

당신 만의 자서전을 만드세요

Photo by Moritz Kindler on Unsplash



1. 자아 통정(Ego Integrity)의 의미


Photo by Moritz Kindler on Unsplash


심리전문가로서 제가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프로그램 제목은 (얼마 전 쓴 제 글 제목이기도 했던) 'Respect Your Life'입니다. 

일차 대상자는 60세 이상이 되신 분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인생을 종합하고 통합하는 기회를 제공해드리는 프로그램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생각하게 된 배경에는 Erik Erikson이라는 정신분석학자의 이론이 있습니다. 


Erik Erikson은 Freud와 정신분석학이라는 맥을 같이 하면서도 Freud의 심리성적 발달이론과는 달리 심리사회적 발달이론을 주장하였습니다. 

그는 8단계의 심리사회적 발달 단계를 주장하면서 그 마지막 발달단계로 '자아 통정(Ego Integrity, 자아통합이라고도 함) VS 절망'이라는 발달 과업을 언급하였습니다. 

40세에서 65세의 중장년기에는 '생산성 VS 침체감'의 단계에서 충분한 생산적 활동을 통해 개인적 성취와 사회적 기여를 한 후 인생의 마지막 단계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그에 대한 통합과 합당한 의미부여를 하는 과정을 지칭합니다. 


65세가 지나 노년기에 들어서면 신체적인 노쇠함과 직업에서의 은퇴, 그리고 친구나 배우자의 죽음 등과 같은 사건들을 경험하면서 새로운 인생의 심리적 위기를 거치게 됩니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삶이 충분히 가치 있었던 것이라고 재해석을 하며, 열심히 & 의미 있게 살아왔음을 깨닫게 됩니다. 

만약 자신의 삶에 대해서 충분한 의미를 찾지 못하거나 혹은 이룬 것이 미흡하거나 부족하다고 생각하게 된다면 얼마 남지 않은 인생 중에 더 많은 것들을 이루어내야 한다는 압박감이나 부담감, 혹은 못 이룬데 대한 아쉬움 등에 초점을 두게 되며 이로 인해 절망감이나 혹은 조급함 등을 겪게 됩니다. 



2. 자식은 웬수인가?


Photo by Benjamin Manley on Unsplash


특히 우리나라 어르신들의 자아 통정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인은 '자식 농사'인 경향을 보입니다. 

즉, 자식들이 좋은 직장에 자리를 잡거나 사회적으로 성공하였거나, 또는 나름대로 행복한 가정을 꾸려서 잘 사는 모습을 보는 경우 아주 원활하고 적절한 자아 통정 과정을 경험하십니다. 

상담이나 치료 장면에서 뵙게 되는 제 내담자나 고객분들의 경우에도 65세나 70세 이상이 되시면 아주 흔하게 자식과 관련된 주제들을 말씀하시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크나큰 희로애락을 표현하십니다. 


물론 자식이 없거나 혹은 자식이 아닌 다른 것에서 의미를 찾으시는 경우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어떤 것이든지 자신의 삶에서 의미와 가치를 부여할만한 것이 있는지 혹은 없는지는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DINK족도 많으며, 자녀에 대한 욕심이나 집착이 예전과 같지 않은 상황에서 자식 말고도 자신에게 있어서 의미 있는 것들을 보유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만약 자식 혹은 자식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삶을 돌아보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존재나 결과들이 있다면 충분히 만족스럽고 행복한 노년기를 보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자식이건 혹은 다른 어떤 것이든 간에 자신의 인생을 재조명하고 그 안에서 의미와 가치를 찾아내는 활동은 매우 중요합니다.  



3. 꼭 노년기에만?


Photo by Roland Samuel on Unsplash


그런데 이와 같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가치를 부여할만한 것들을 찾아 자신의 노력과 행동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이 꼭 노년기에만 필요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의 하루하루 삶과 나의 노력과 실행에서도 그와 같은 가치와 의미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당연히 그렇습니다. 


우리는 현재 우리의 삶에서도 충분한 가치와 의미를 찾아낼 수 있으며, 이를 달성하고 이룬 자신에 대해서 충분한 칭찬과 인정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한 회사를 10년간 다니다가 다른 회사로 이직하여 새로운 회사생활을 시작한다면, 젊은 청춘을 바쳐 일했던 10년 간 다녔던 회사 생활과 관련된 자기 삶을 리뷰하고 통합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는 자신의 자녀가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인으로서 새 출발을 하는 단계라고 하면 학부모로서 그동안 투자하고 노력했던 12년 혹은 그 이상의 삶(초등 + 중등 + 고등 교육 과정들)을 리뷰하고 통합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처럼 우리 삶에 대한 중간 요약은 지금까지 해왔던 자신의 노력과 실행에 대한 가치 있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으며, 이는 곧 다음 단계의 삶에서도 열정과 몰입을 쏟아붓기 위한 좋은 에너지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즉, 우리는 우리 삶의 주요 단계들에서 나름대로의 가치와 의미를 찾는 활동을 하는 것이 좋으며, 이는 후일 자신의 인생을 전체적으로 정리하고 통합할 때에 아주 좋은 자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오히려 노년기에 한꺼번에 통합(Integrity)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중간 요약과 정리를 함으로써 더욱더 굳건한 자아 통정이 가능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서 우리의 삶 속에서 과정과 결과 모두가 의미와 가치를 가지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4. 어떻게 통합하는가? : 활동을 기록하라


Photo by Andrew Neel on Unsplash


이처럼 자신의 활동이나 업적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안에서 가치를 도출하는 과정은 총 3단계의 과정을 거칩니다. 


나만의 자서전을 위한 첫 번째 단계는 활동을 기록하는 것입니다. 

사실적 정보에 근거하여 자신의 활동을 기록하고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기록 대상인 활동은 그 어떤 것이든 가능합니다. 

긍정적인 것이어도 좋고, 부정적인 것처럼 느껴지는 것도 좋습니다. 

나중에 통합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모두 의미 있는 사건들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당신이 취업준비생이고, 2개월 간의 인턴을 무사히 마쳤다면 그것도 충분히 기록할만한 활동입니다.

그 과정에서 얻었던 경험이나 작은 성취들, 혹은 아쉬고 부족했던 점이나 실수들 또한 풍부한 자서전을 만들 수 있는 아주 좋은 재료들입니다.  


만약 당신이 직장생활 3년을 무사히 마쳤다면 그것은 대단한 활동입니다. 

그 과정에서 주로 수행했던 업무들과 특별히 공들였던 업적이나 열심히 노력했지만 실패하고 좌절했던 사실들도 중요한 정보가를 가집니다. 


만약 첫째 아이의 돌잔치를 한다면 그것은 엄청나게 대단한 활동입니다. 

아마도 매달 혹은 매주, 또는 매일 사진을 찍어서 그 성장과정을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후일 큰 가치 있는 업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렇듯 자신의 활동 중에 의미 있고 가치 있을 활동부터 정리하시기 바랍니다. 

단, 좋은 일만 기록하지 않습니다. 

힘들거나 어려웠던 일, 혹은 실패했던 일도 기록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중에 언급하겠지만) 세상 어떤 일도 가치 없고 의미 없는 것은 없습니다. 

그 안에는 숨겨진 배움의 기회가 들어있는 것이며, 좋은 학습재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5. 어떻게 통합하는가? : 활동에 의미를 부여하라


Photo by Lina Trochez on Unsplash


나만의 자서전을 위한 두 번째 단계는 자신이 했던 활동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실제 수행했던 어떠한 행동이라도 그것은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습니다. 

사실적 수준의 활동을 고유한 의미와 가치가 있는 중요했던 활동으로 격상시키는 것입니다. 


당신의 2개월 간의 인턴 생활은 진짜 사회적 활동을 제대로 경험하게 하여 직장생활의 다양한 측면들을 종합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소중한 경험입니다. 

게다가 이를 무난히 완수하였다는 것은 인내심과 노력을 통해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다했다는 것 또한 의미합니다. 


첫째 아이의 돌잔치는 더욱 의미 있는 활동입니다. 

사랑하는 부부가 사랑의 결실을 맺는 소중하고 의미 있는 과정을 거친 것으로써,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고 한 생명이 세상을 시작하도록 하는 대단한 활동을 시작하신 것입니다. 

게다가 아이가 1년 동안 무사하고 건강하게 자라 첫 번째 생일을 맞을 수 있도록 부부는 엄청나게 노력하였을 것이며, 그 가치와 성과(?!)를 인정받는 자리가 바로 돌잔치인 것입니다. 


직장생활 3년 차나 5년 차를 마쳤다는 것 또한 대단한 의미가 있는 활동입니다. 

당신은 년간 최소한 200일 이상을 매일 출근하여 아침부터 저녁까지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완수하였으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생활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그 가치와 의미가 있습니다.

아니라고요? 그냥 버틴 것이라고요? 성과는 별로 좋지 않았다고요?

아니, 1년에 200일을 근무한다고 가정해 보았을 때 최소한 500일 혹은 길게는 1,000일을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옷 챙겨 입고 복잡한 대중교통이나 러시아워를 뚫고 하루 종일 회사에서 사람들과 어울리고 근무했으면 됐지, 더 이상 무엇을 바랍니까?

500일, 혹은 1,000일을 그렇게 열심히 출퇴근하고 월급값을 하기 위해서 '존버'하면서 버틴 것만 해도 대단한 의미 있는 활동임에 틀림없습니다. 



6. 어떻게 통합하는가? : 활동과 의미에서 확장된 가치를 도출하라


Photo by Towfiqu barbhuiya on Unsplash


나만의 자서전을 위한 세 번째 단계는 의미 있었던 활동에서 더욱 큰 가치를 도출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수행했던 활동 그 자체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으나 그 활동과 의미가 가지는 더 큰 가치와 확장성을 고려한 중요도를 찾아내고 발견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충분히 의미 있는 활동을 했으며 그 활동이 분명한 가치가 있다고 한다면 자신의 활동에 대하여 더 큰 가치와 중요성을 부여해도 됩니다. 

자신의 활동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가치들을 폭넓게 고려하는 것은 내적인 심리적 건강이나 자기존중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한해씩 직장생활을 쌓아가는 것은 단순히 연봉을 받으며 자신의 위치에서 역할을 수행한 것 이상으로 큰 가치를 가집니다. 

당신은 1년 동안 업무를 통해 회사와 팀에 공헌했으며, 사람들과 일을 통한 네트워킹을 늘려 나갔습니다. 

더불어 1년 간의 활동을 통해 한 직업인으로서 더욱 성장하고 발전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업적 및 성장과 발전은 당신이 더 큰 역할을 감당하고 더 큰 기여를 하며 (자기 사업을 하던 회사 내에서 승진을 하던) 더욱더 중요한 사람이 될 자격을 갖추어 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서로 사랑하여 아이를 잉태하고, 자녀를 출산하여 안전하게 잘 키워서 학부형이 되는 것이며, 학교를 졸업시켜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시키는 것은 엄청나게 큰 가치를 가집니다. 

인간도 동물이라는 차원에서는 종족 보존의 기능을 수행한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공들이고 노력하여 키운 내 자녀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활동하면서 다시금 이 사회에 큰 기여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사회의 각 구성원들은 각자의 역할이나 책임을 다하면서 이 사회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해 왔습니다. 

그 안에는 과학기술의 진보도 있었으며, 세상을 바꿀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도 있습니다. 

자신의 자녀를 낳고 양육하여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시켰다는 것은 자식이 커가는 것을 보면서 기쁘고 행복했던 것 이상으로 사회적으로는 매우 중요한 잠재적 가치를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칠순잔치나 팔순잔치에 모든 자손들이 모여서  축하해주는 모습에 감동받는 어르신의 모습에서 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7. 당신 만의, 당신 만의, 당신이 스스로 만드는 자서전을 만드세요!


Photo by Thought Catalog on Unsplash


제가 임상을 30년을 넘게 했으니 아마도 최소한 수만 명의 내담자 분과 고객분들을 만났을 것입니다. 

전문가로서 분명하게 단언할 수 있는 것은 그중에 똑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세상 그 어느 누구라도 각자 개인의 삶을 들여다보면 각자의 삶은 한 편의 영화와 같습니다. 

그리고 자서전을 쓴다고 하면 절대 똑같은 내용의 자서전이 나올 수 없을 것입니다. 


이를 바로 개인의 고유성(Uniqueness)이라고 합니다. 

즉 어느 누구라도 각자의 인생은 자신 만의 고유한 가치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기록하지 않아 자주 잊히고 기억하지 못할 뿐입니다. 

만약 인생의 주요한 단계마다 당신의 자서전을 기록하고 정리한다면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자신 만의 자서전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때때로 자신 만의 자서전을 다시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삶의 만족과 성취감이 늘 것이며, 새로운 동기와 열정이 솟아나게 될 것입니다. 

타인의 고유성을 잘 발견하고 이를 표현하며 인정해주는 사람은 어느 누구에게라도 사랑받고 환영받을 것입니다. 


또한 자서전이라는 것이 항상 좋은 내용만 들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며 그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다 보면 후회와 반성을 하게 되는 경우들도 많습니다. 

만약 이와 같은 아픈 구석들이 드러난다면 이 또한 해결하고 치유하는 계기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즉 과거의 잘못에 대해서 반성하고 필요하면 사과하고, 그와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계획과 다짐을 하며 이를 실천하고자 노력하면 됩니다. 

이는 자서전을 쓰면서 얻게 되는 또 하나의 덤이라고 보시면 될 것입니다. 




제 고객분들의 자서전 제목을 한번 구경해보시렵니까?!^^


'나는 INTP CEO입니다' 

(자신의 성격이 CEO에 맞는지에 대해서 항상 고민하던 매우 성공적 업적을 남기신 CEO분의 자서전)


'나는 1만 명의 행복을 도와드렸습니다' 

(심리치료와 상담을 전공으로 하는 후배(?)이자 제 지도학생이었던 친구의 자서전)


'나는 예쁘게 말하기로 치면 전 세계 10등입니다!' 

(전문가 보다도 훨씬 더 좋은 마인드와 놀라운 표현력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케어해주시는 모-서비스업 대표님! 단, 10등 이내의 9명 누군지 모름! 관심없음!! 알 필요도 없음!!!)


'저는 1만 명의 목숨을 구했습니다!' 

(소방관으로 20년 일하시고 관련 트라우마로 고생하시던 제 고객분)


'지금도 1만 명의 사람들이 제가 만든 구두를 신고 다닙니다!' 

(어려웠던 시절 공부 기회가 없어서 자신의 학력을 부끄러워하시던 업계에서는 탁월한 전문가로 인정받으시던 구두 장인)


당신의 자서전 제목은 무엇입니까?

당신 만의 자서전 제목부터 만드세요!

그리고 하나씩 내용을 채워가세요!!

아마도 그 과정도, 그리고 그 결과도 모두 의미와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찾아오는 가슴 뿌듯함과 마음 깊이부터 차오르는 감동과 행복은 덤입니다!!^^




https://brunch.co.kr/@mindclinic/305


https://brunch.co.kr/@mindclinic/549


https://brunch.co.kr/@mindclinic/190




매거진 〈마인드그라프〉 는 마음 건강을 위한 셀프케어 콘텐츠를 소개합니다. 이번 창간호에서는 서로에게 ‘곁’이 되어주는 관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감정과 이야기를 통해, 친밀한 존재가 우리의 삶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말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텀블벅을 참고해주세요.


*텀블벅 링크

https://tumblbug.com/mindgr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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