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박사 레오 May 11. 2022

무난하게 퇴사하기

Photo by Andrej Lišakov on Unsplash



* 본 글의 내용은 파지트뷰 TV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yim4Md86Tqqh3KKu7e1rAg



퇴사를 결정한 다음에 가장 갈등이 되는 문제 중에 하나는 어떤 사유로 퇴사를 한다고 말해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좋은 곳으로 이직하거나 더 다니고 싶은 마음도 있으나 기타 이유로 퇴사를 하는 경우에는 있는 그대로 말해도 됩니다.

하지만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서 퇴사를 하는 경우에는 그냥 나가자니 왠지 나만 손해 보는 것 같고, 나가는 마당에 당신들이 얼마나 잘못했고 문제 있는 사람인지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이에 대하여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불.꽃.연.기.'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1. 왜 퇴사를 하십니까?



이를 위해서 가장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은 '왜 퇴사를 하는가'입니다.

만약 긍정적이거나 적어도 중립적인 차원에서 퇴사를 결정했다면 굳이 '불꽃 연기'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대인관계 스트레스나 업무 상 문제 등으로 퇴사를 하게 된다면 이는 '솔직하게 말해야 할까?'라는 고민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와 같은 경우 퇴사하는 마음이 복잡합니다.

그동안 꾹 참아왔던 분노와 억울함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솟구쳐 오르는 상태이며, 한편으로는 이제 벗어난다는 생각에 시원섭섭한 마음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그렇게 힘들고 싫었던 직장이지만, 아쉽고 좋았던 점들도 보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복잡한 심경에서는 어떤 얘기를 하더라도 상대방에게 감정적으로 들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그 감정 중 상당수 혹은 대부분은 부정적인 내용일 것입니다.

누구라도 부정적 감정이 실려있는 대화를 해서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듭니다.

게다가 그것이 직장이라면 더욱더 감정적 반응을 하지 않는 것이 여러모로 좋습니다.

게다가 그것이 떠날 직장이라면 굳이 사단을 만들 이유조차도 없습니다.



2. 직장생활 리얼리티


Photo by Alex Kotliarskyi on Unsplash


직장인들을 상담하다 보면 마음을 다치고 실망이나 배신을 경험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사람들이 솔직하지 못해요!', '진정성이 없어요!', '나는 진심으로 대했는데, 상대방은 저를 이용해 먹었어요', '저의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아요!' 등과 같은 호소를 많이 듣습니다.

그런데 이 중 상당수는 직장생활에 대한 잘못된 기대에 기인하는 것들입니다.


직장이란 기본적으로 이차적인 관계이며, 목적적인 관계입니다.

그리고 그 목적은 구성원이나 개인에 있지 않으며, 조직의 이익 창출과 성과에 있습니다.

그래서 직장 내의 기본적인 활동들은 모두 "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가장 우선되는 것도 "일"입니다.

1차적인 목적이 "조직의 성과"이며 가장 우선시되는 활동이 "일"인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이 경쟁적인 분위기이며 결과나 성과를 만들기 위한 고된 활동이 수반되게 됩니다.


물론 직장 내에서 진정성 있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린 시절에도 못 만났던 진심을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엄격하게 일로만 보지 않고 사람 자체를 존중하고 인정해주는 좋은 사람들과 일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이런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면 아주 행복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수준을 기본이라고 생각한다면 배신과 상처를 많이 받을 것이며, 스트레스와 심리적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3. 인생은 역할이다



비관적으로 말하면 인생은 역할입니다.

자신의 성격대로 또는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맞추어 스스로의 모습을 조정하여 행동하는 것이 팩트입니다.

그리고 역할을 어떻게 수행하는지에 따라서 성과나 결과가 결정됩니다.


백화점 점원이 고객을 보면 반갑게 인사합니다!

'안녕하세요~ 고객님!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그런데 진짜 속 마음은 그렇게 반갑거나 진심 환영하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진상 고객이 오면 더욱더 친절하게 대합니다!

왜냐하면 대충 대했다가는 문제를 더 일으킬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와 같이 '역할을 수행하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는가'입니다.

만약 자신의 역할 수행을 '상황에 맞추어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했다고 생각하면 크게 불편함이 없거나 실적으로 올린 것에 만족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역할 수행을 '내가 이렇게 진정성 없이 먹고살라고 '그런 척' 하면서 나를 속이고 타인을 속이면서 살아야 돼?ㅠㅠ'라고 생각하면 일이 싫어지고 힘들 것입니다.



4. 솔직히 말해서 얻는 것은 무엇입니까?



그렇다면 사람이 정말 '솔직하게' 사는 것이 정답이고 바르게 사는 것일까요?

백화점 점원이 '어.. 고객이 오셨네요.. 물건 사실 거예요? 안 살 거면 그냥 가시는 것이 서로 피곤하지 않은 것 같은데..'라고 말하거나 특히 진상 손님에게 '아.. 증말.. 왜 자꾸 오시는 거예요? 오늘도 또 진상 피실 거예요? 그럼 아예 그냥 가세요.. 내가 돈을 안 벌고 말지.. 그렇게 살지 좀 마세요! 사람들이 다 싫어하는 거 알아요?'라고 말하면 어떻게 될까요?


짐 캐리가 주연했던 '라이어 라이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거짓말을 아주 잘하는 잘 나가던 변호사가 '하루 만이라도 거짓말을 하지 못하게 해 달라!'라는 아들의 소원 덕에 하루 동안 진실 만을 말하게 되면서 생기는 해프닝들로 구성된 코믹 영화입니다.

이로 인해 재판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사람들과의 관계가 틀어지며, 심지어는 입을 틀어막고 자해하려고 시도할 정도로 대 혼란이 생깁니다.


물론 영화에서는 갑분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큰 싸움이나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의 심리적 고통과 상처가 생길 것이며, 상대방도 분노와 적대감을 보일 것입니다.

결국 '이전투구(泥田鬪狗)'와 같은 상황이 올 수밖에 없습니다.



5. 바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Photo by Cris Saur on Unsplash


대체 무엇을 바라고 퇴사할 때, '급여가 적다', 팀장이 문제가 많습니다', '회사의 비전이 안 보인다!' 등의 말을 하는 것일까요?

급여 상승? 팀장의 변화와 개선? 회사가 문제의식을 가지고 비전을 설정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것? 그리고 그로 인하여 회사의 비전을 가지고 실천하는 회사가 되는 것?

과연.......... 가능할까요? 진짜 변화할까요? 조직에 몸담고 있을 때도 안되었던 것들이 퇴사자가 말한다고 해서 바뀌겠습니까?


아마도 '너는 정말 불평불만 투성이구나!'라는 역공이나 듣지 않으면 다행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런 말들을 하고 싶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그동안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과거의 감정들을 털어내고 경쾌한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은 마음일 것입니다.

또한 원인 제공자들을 공격하면서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힐링하고자 하는 노력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동안의 불평과 불만을 쏟아놓는다고 해서 감정이 풀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역공을 당하거나 벽에 말하는 듯한 느낌 때문에 더 답답한 마음을 가지게 되거나 더 깊은 상처를 받게 될 것입니다.

또한 원인 제공자를 공격한다고 해서 그들이 나가떨어지거나 변화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못 참고 퇴사한 거 아닐까요?

감정에 대한 한풀이와 다친 마음의 치유는 상담 선생님에게 가시면 됩니다.

아니면 친한 친구들이나 회사 내에서 나를 진심으로 대하고 위로해주었던 동료들과 애정 어린 송별회를 한다면 감정이 풀리고 상처가 치유될 것입니다.



6. 갈등이나 문제를 최소화하기


Photo by Chris Liverani on Unsplash


퇴사할 때, 특히 부정적인 감정 가득하게 퇴사하는 경우라면, '갈등이나 문제를 최소화'하면서 퇴사하는 것만 해도 충분히 성공적입니다.

그동안 열 받고 화났던 것에 대해서 멱살잡이를 안 하는 것만 해도 훌륭합니다.

솔직히 말했다가 상대측에서 업계에 다 전화해서 '그 친구가 나가면서 완전히 불평불만만 가득 쏟아붓고 갔어! 속지 마! 그 친구 속마음이 그런지 정말 몰랐네! 속지 마!'라는 얘기를 안 하도록만 해도 충분합니다.


항상 강조하듯이, 앞으로 그 회사에 몸담고 헌신할 것이라면 노력과 정성을 다하고, 필요하다면 직언을 해서라도 개선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헤어지고 떠나는 마당에 너무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는 없으며, 특히 더 상처받거나 스트레스받을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동안 쌓였던 아픔을 풀고 해결하는 것만 해도 일인데, 일을 더 복잡하고 힘들게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누구에게도 통하거나, 어떤 상황에서도 적용되는 언급 정도를 하여서 더 캐물을 수도 없고, 궁금하지도 않을 정도로 하고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공부 좀 더하려고요!', '집안 사정 때문에 좀 쉬어야 해서요!', '말씀드리기 곤란한 개인적 사정이라서!', '좀 말 못 할 사정이 있습니다!' 정도로 대처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아주 재미없는 영화를 보고 실망스러운 마음으로 나오는 길에 친구를 만났습니다.

'영화 어땠어? 재미있어? 지금 볼까 말까 하는데..'

당신은 어떻게 대답해주겠습니까?

내가 좋아하고 아끼는 친구라면 당연히 얘기해주겠지요, '절대 보지 마! 완전 실망!'

그런데.. 만약 평상시에 얄밉게 굴고 못 되게 구는 친구라면?...


퇴사와 관련된 스트레스는 친구들과 치맥 하면서 수다로 풀어내세요!

아니면 몇 년 동안 헌신했던 회사 생활과 새로운 출발을 위해서 전문가를 찾아 마음 정리를 하시기 바랍니다!

현재 회사에서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에너지를 최대한 아껴서 새롭게 출발하는 나의 미래에 투자하시기 바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7HOVslcD18


https://www.youtube.com/channel/UCyim4Md86Tqqh3KKu7e1rAg


http://www.yes24.com/Product/Goods/89486243


https://brunch.co.kr/@mindclinic/27



매거진의 이전글 이기적으로 퇴사(통보)하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