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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흔히 듣는 얘기들...
직장인들을 상담하다 보면 종종 듣게 되는 얘기가 있습니다.
'저는 정말 이 직업에 안 맞는 것 같아요.. 이 참에 이 직업을 그만두고 새로운 직업을 찾아봐야 할까 봐요..'
물론 이런 말씀을 하실 정도면 얼마나 힘들었기에 저런 말씀을 하실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또한 새로운 직업으로 바꾸고 새 출발을 해서 다시금 즐겁고 행복한 시절을 찾기 위한 간절한 마음도 엿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냉정하고 합리적 차원에서 보면 이는 매우 잘못된 생각일 뿐 아니라 현재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으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는 생각 합니다.
특히 이와 같은 감정적 상태나 생각에 깊이 빠질수록 현재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의도와 노력은 감소하게 됩니다.
쉽게 말해서 이제서 새로운 출발을 하는데 들어가는 에너지(특히 40대 이후) 정도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이상으로 더 큰 성공과 발전을 이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2. 당신은 그냥 시간을 보낸 것이 아니다
얼마 전 모 교육기관의 선임 교사분들을 대상으로 하여 리더십 특강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중 한 선생님께서 한탄하듯이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막상 리더가 되고 나니 너무 힘들어요. 학생들 다루는 것도 쉽지 않은데, 선생님들 대하는 것도 너무 어렵고, 특히 선생님들이 학부모들과 문제가 생기면 제가 다 개입해서 해결해야 하고.. 정말 이제라도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아야 하나보다 생각을 진지하게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말을 듣고 (심리적 거리를 두고 객관적 견지에서 판단해본다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이 분은 벌써 교육계에 20년을 몸담고 계셨습니다.
초임 교사일 때 맡았던 어린 학생들은 벌써 의젓한 성인이 되어 자기 나름대로의 역할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동안 대해왔던 수천, 수만 명의 학생들 속에는 별별 특징과 성향을 가진 경우가 많았을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학생들을 대하는데 필요한 스킬과 노하우를 가지게 되었을 것입니다.
게다가 그 모든 과정을 비교적 우수하게 수행해 왔기 때문에 선임교사로 선정되고 본인뿐 아니라 다른 교사들을 리드하고 조언하며 도와주도록 책임까지도 맡게 된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이 선생님에 대해서 객관적인 점수를 준다면 몇 점을 주겠습니까?
비록 리더가 된 지 얼마 안돼서 리더 역할 자체에는 아직 익숙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사로만 보면 최소한 90점 이상은 되어 보이지 않나요?
또한 지금까지 해왔던 교사라는 역할에 더하여 '리더'라는 역할을 추가하는 과정에 적응하느라 힘드신 상태이기는 하지만 20년 동안 자신의 직업에 적응하고 어려움을 헤쳐나가며 결국 성공적인 업적을 이루어 낸 것과 마찬가지로 리더로서도 결국 성공을 이루어낼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이지 않나요?
3. 당신의 전문성을 가벼이 여기지 마라
제가 좋아하는 프로그램 중에 '생활의 달인'이라는 TV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일의 종류와 내용에 상관없이 한 분야에서 자신의 일에 대한 몰입과 열정을 가지고 일하며, 결국 '달인'이라고 불릴 정도의 업적을 쌓은 분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개인적으로 그분들이 '달인'이라고 불릴 정도의 인내와 끈기, 어떠한 문제건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해결해 내겠다는 다짐과 노력, 그리고 지금의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품질과 수준을 만들고자 하는 부단한 자기 검열과 성장 활동 등을 보고 있노라면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과 반성을 하게 됩니다.
결국 현재 나의 상황이나 조건이 힘들 수도 있고, 때로는 성공을 이루었다고 자만하거나 나태해질 수도 있으나 그런 스스로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 줍니다.
즉, '그래 결심했어! 다시 한번 힘내서 이 위기를 극복해 보는 거야!!' 또는 '그래 결심했어!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다시 한번 업그레이드하려는 노력을 해보는 거야!!'라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 이와 같은 주기적인 자기반성과 좌절이나 어려움을 극복하거나 스스로를 업그레이드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쌓인다면 그 어느 누구라도 결국 더 큰 성장과 발전을 이루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
4. 축적된 지식과 경험 활용하기 VS 새로 시작하기
그런데, 현재의 상황이 너무 힘들거나 미래가 보이지 않는 불안과 걱정이 가득한 상태에서는 한편 당연한 원리들이 잘 떠오르지도 않고 부정적 사고와 감정의 늪에 빠지기 쉽습니다.
이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편향적 생각이나 사고들이 있습니다.
이것만 알고 제대로 관리한다고 해도 보다 합리적이고 균형적인 대처를 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현재 상황에 대한 문제 중심적이고 부정적인 관점과 평가입니다.
지금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조건에 대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고 문제나 부정적 측면 중심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을 보이게 됩니다.
예를 들어 '이번 직장은 급여나 복지는 좋은데, 같은 일만 반복하는 것 같으며 미래에도 똑같은 일만 하면서 살게 되는 거 아닌가 걱정이 됩니다'라는 고민 상담이 대표적인 것입니다.
직장인들의 가장 큰 불만족 중 하나는 '급여 수준'입니다.
그리고 급여 수준이 만족된다면 적어도 70~80% 정도의 만족도는 보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본인 입장에서의 생각이며 노력을 통해서 충분히 바꿀 수 있는) 직장에서의 미래나 성장만을 걱정한다면, 결국 70~80%의 만족 부분을 놓치게 됩니다.
두 번째는 고려하고 있는 대안에 대한 편향된 긍정적 관점과 평가입니다.
자신이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는, 혹은 현재의 내 관점에서 본 다른 사람이나 다른 직업 세계에 대해서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균형적으로 고려한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고, 긍정적인 부분만을 중심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을 말합니다.
이는 실제로는 환상이나 바람 수준인 것이 맞으며, 결국 고려하고 있는 대안도 직접 경험해 보거나 그 속에 들어갔을 때에는 그동안 보지 못하던 부정적인 측면이나 문제점들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옛 말에 '남의 떡이 커 보인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주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떡의 크기와 무게를 재보아야만 내 떡이 큰가 남의 떡이 큰가에 대해서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것처럼 직업의 세계에서도 내 직업이나 직장과 대안으로 생각하는 직업이나 직장의 장단점을 아주 냉철하게 & 꼼꼼하게 비교 분석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세 번째는 새로운 시작으로 인한 기회비용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감정적으로 힘든 상태에서는 외적인 요소들이나 가외적인 이슈들에 대해서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는 오류를 범합니다.
만약 같은 직종에서 새로운 직장으로 이직을 한다면 어떨까요?
당연히 적응하고 익숙해지는 기본적인 과정이 필요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는 상당히 많은 심리적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만약 같은 회사 내에서 다른 직무를 맡게 된다면 어떨까요?
당연히 새로운 업무를 파악하고 적응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는 상당히 많은 심리적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만약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경험(즉, 다른 회사로 이직하여 완전 새로운 업무를 하기)한다면 얼마나 많은 에너지가 소모될까요?
과연 그 에너지를 새롭게 투자할지, 아니면 그 에너지를 활용하여 현재의 상황을 해결하거나 스스로를 업그레이드하는데 투자할지에 대한 냉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이 필요합니다.
5. 자신의 능력을 전이하라
'그렇다면 절대로 다른 분야로 이직하거나 새로운 직업에 도전을 하지 말라는 얘기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쓴 책 중 '함부로 사표를 던지지 마라'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의 핵심적 강조점은 '사표를 던지지 마라'에 있지 않습니다.
사표를 던질지 말지에 대해서 '함부로' 결정하거나 실행하지 말고 '합리적이고 & 신중하고 & 미래지향적 차원에서 & 균형적으로' 판단하고 실행하라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현재의 일이 힘들고 지친다면 새로운 직업을 탐색해 보거나 과감한 도전을 해도 됩니다.
다만, 그와 같은 결정을 하는 이면에 현재에 대한 부정 편향적 판단과 다른 곳에 가서 새로운 길이 열릴 거라는 과도하거나 헛된 환상과 같은 감정적인 판단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어느 직업이나 어느 직장이나 다 똑같이 힘들고 괴롭습니다.
그리고 직장이라면 70% 이상 동일한 어려움을 가집니다.
사람 관계에 치이고 일의 양과 새로운 학습과 개발을 통한 자기 성장과 발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똑같습니다.
어떤 직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담 선생님도 겉보기와는 다르게 심한 감정 노동자이며, 내담자분들에게 욕먹는 일도 다른 직업보다 훨씬 더 많습니다.
남을 도와주는 직업?이라는 미명 하에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덤벼서는 큰코다치는 직업이기도 합니다.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과 경험을 절대로 과소평가하지 마십시오.
어느 직장이나 70% 이상의 동일한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은 이미 당신은 최소한 70%는 준비되어 있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당신의 노력은 어떤 직업이나 어떤 직장에 가나 소중한 재산과 자원이 될 것입니다.
역으로 나머지 30~40%의 부족한 부분들만 개선하고 채울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충분히 새로운 도전을 해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새로운 직업에 도전하고 싶다면 우선 자신의 능력과 역량에 대한 냉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에 기초하여 현재 직업에서의 장단점과 현실적인 상황과 조건들을 미래 직업에서의 장단점과 현실적인 상황을 가감 없이 투입하여 서로 분석하고 비교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또한 이와 같은 과정을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절대적으로 권합니다.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친 후에 내린 결론이 '그래 결심했어! 새로운 도전을 해보는 거야!!'라고 한다면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가 없는 정도가 아니라 나머지 인생에서 보다 즐겁고 행복하게 자신의 일을 사랑하면서 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 글은 대부분 글을 쓰는 이유가 있고, 이 글을 보셨으면 하는 누군가를 생각하고 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부디 그분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제 글을 읽고 도움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