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박사 레오 Apr 15. 2024

단 하루만이라도
그날을 기억하자

Photo by Jacinta Christos on Unsplash



1. 그 아픔을 누가 감히 헤아릴 수 있을까...


Photo from Getty-Images


2014년 4월 16일, 우리 모두는 우리의 눈과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302명이나 되는 우리의 자녀와 가족들이 도저히 납득할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 이유로 유명을 달리하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우리 모두는 이 엄청난 비극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으며, 그동안 가지고 있는 사회적 상식과 가치에 대한 믿음이 무너지고 근본적인 회의가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세월호 참사로 인하여 놀라고 당황하고 고통스러웠다고 하더라도 그 가족들이 느꼈던, 특히 그 부모들이 느꼈던 아픔과 고통에 비견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옛말에 '부모는 산에 묻고 자식은 가슴에 묻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자식을 먼저 보내는 것만큼 애통하고 고통스러운 일이 없습니다. 

사람이 살면서 겪을 수 있는 생활 스트레스 사건 1위는 단연코 '자식 사망'입니다. 

게다가 그런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이유가 세월호 참사와 같이 도저히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황망한 이유라면 그 스트레스와 심리적인 고통은 더욱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세월호 참사로 인하여 자녀를 잃으신 분들 앞에서 우리는 숙연한 마음으로 진정한 마음의 위로를 전할 수밖에 없습니다. 



2. 우리는 달라졌는가


Photo by Wes Warren on Unsplash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였을 당시 제가 가장 먼저 떠올렸던 것은 고속도로를 달리는 광역버스들이었습니다. 

아침이면 입석 승객까지도 가득 태운 셀 수 없이 많은 광역버스들이 경부고속도로를 100km도 넘는 속도로 승객을 실어 날랐습니다. 

출근은 해야 하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은 하지만 저러다가 사고라도 나면.....이라는 생각만 해도 아찔한 장면을 매일 출퇴근 시간이면 마주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반짝 입석 금지라는 일시적인 조치가 내려졌으나 흐지부지해졌으며, 정말로 입석 승객이 없이 & 모든 승객들이 안전벨트를 매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기본 중의 기본이 제대로 지켜진 것은 2022년이 되어서였습니다. 


과연 우리는 지난 10년 동안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을까요?

최근까지도 이태원에서 사람에 밀려 사람이 다치고 숨지는 참사가 또 발생하였습니다. 

그런 비극적 사건이 있은지 얼마 되지도 않아 비가 왔다고 해서 도로가 물에 잠겨 14명이 숨지는 일도 발생하였습니다. 

게다가 이런 비극이 발생하였는데도 누구 하나 제대로 책임지는 사람 없이 갖은 핑계만 대면서 도망 다니고자 하는 위정자들의 행태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는 분노감을 느끼게 되기도 합니다. 


최대한 양보하여 어쩔 수 없이 참사가 발생하였다고 해도, 이런 참사가 반복되는 것은 아주 심각한 문제입니다. 

실수나 문제는 한 번으로도 충분히 족합니다. 

실수나 문제를 반복하는 것은 분명히 심각한 문제이며, 실수나 문제를 반복하는 사람이나 사회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3. 우리 모두의 아픔이며,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Photo by Sandy Millar on Unsplash


제 내담자와 고객분들 중에도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분들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분들이 계십니다. 

2024년 4월이 되면서 그분들이 겪으실 재경험으로 인한 아픔과 고통을 생각하면 저 역시도 심장을 콕콕 찌르는듯한 아픔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녀를 먼저 보낸 부모와 가족들만 해도 천명이 넘을 것이며, 그 학교와 지역의 친구들 및 그 가족들만 고려한다고 해도 몇만 명은 이런 아픔 속에서 이번 4월을 보낼 것입니다. 

바로 내 눈에 보이는 곳에 있지 않다고 해서 처절한 고통과 아픔을 겪는 사람들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학교 폭력 이야기를 할 때, 가해자와 피해자만 거론되곤 합니다. 

하지만 이를 옆에서 지켜만 보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하도록 방치한 방관자들의 책임도 있는 법입니다. 

한 부모의 가정 폭력에 희생된 자녀들은 대부분 이를 방관했던 다른 부모에 대한 원망도 가지게 되는 법입니다. 

다른 부모가 방치하지만 않았더라도 혹은 그냥 방관하지 말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조금 더 적극적인 노력만 했더라도 비극을 줄일 수는 있었을 것입니다. 


내가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책임을 면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의 아픔이며, 방관자로서 우리의 책임도 있는 법이기 때문입니다. 



4. 작은 공감이 가져오는 나비 효과를 기대합니다


Photo by Ben White on Unsplash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 모두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가지는 어떤 책임을 감당해야 할까요?

희생자 가족분들을 찾아가서 위로를 해야 하나요, 아니면 직접 성금이라도 내야 할까요?

그 어떤 것도 정답은 없겠지만 적어도 오늘, 내일, 모레... 2~3일만이라도... 혹은 적어도 참사 발생일인 내일 하루만이라도 우리 모두의 아픔을 기억하고 책임감을 느끼며 현재 나의 상황과 환경 속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글로써 위로와 공감을 전하고, 정신없는 삶의 현실 속에서 잊기 쉬운 우리의 아픔과 책임을 조심스럽게 꺼내어 나누는 방법을 선택하였습니다.     

제가 유명인도 아니고 구독자도 만명도 안되며 세월호 희생자의 가족분들이 제 글을 보실 리도 없지만, 적어도 제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선에서는 최적의 노력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제 글을 보신 백분? 이백분? 좀 더 많은 분들이 보신다면 천분? 정도가 마음을 모아 그분들을 위로하고 공감하고자 한다면 그 마음들이 모여 그분들께 조금이나마 전달되고 위로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제 글을 보신 분들이 다만 며칠 만이도 우리 모두의 책임을 느끼면서 나 스스로 조심하고 긴장하며, 그동안 잊고 방치했던 우리 사회의 건강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바꾸기 위해 노력한다면 그 또한 우리 모두의 아픔을 위로하고 함께 책임지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와 여러분들의 작은 공감과 위로가 조금씩 퍼져나가 좀 더 큰 선한 영향력으로 나타나기를 기대해 봅니다.

글을 마무리하는 지금 이 순간, 희생자분들과 그 가족분들을 생각하면서 마음 깊은 곳에서 깊은 아픔과 눈물이 차오름을 느낍니다. 

제가 느끼는 것보다 수백 배 수천 배 더 큰 아픔과 고통 속에 계실 분들에게 진지하고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더불어 세월회 참사는 물론 이태원 참사와 오송 참사, 그리고 채상병 사건까지...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 우리 모두의 아픔이자 책임인 사건들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통해 그 유가족 분들의 아픔과 고통이 조금이나마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https://brunch.co.kr/@mindclinic/105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