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 최, ≪100일 아침 습관의 기적≫속 한 단락
아침에 눈을 뜨면 그날에 있을 가장 행복한 일을 머릿속에 그린다. 아침 시간은 시간의 상대성을 체험할 수 있는 하루 중 가장 귀중한 시간대일 뿐 아니라, 어떤 실패한 삶도 성공으로 이끄는 놀라운 힘이 있는 시간대이기도 하다.
- 켈리 최, ≪100일 아침 습관의 기적≫ (다산북스, 2023)
아침 7시 수영을 가기 위해서는 6시에는 일어나야 야옹야옹 울어대는 고양이들의 밥과 물을 챙겨줄 수 있고 향긋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겨울, 새벽, 수영. 나란히 나열해두고 보면 잘 붙지 않는 단어의 조합처럼 보인다. 이것을 이 년째 해오고 있는 나로서 스스로 대견하기도 한 반면, 굳이 이런 사서 고생을 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긴 하다. 여름이 아닌 겨울에 수영을 하는 이유는 세 가지다.
하나는 사람이 덜 붐비기 때문인데, 본체 인파가 몰리는 공간에 머무는 것을 힘들어하는 성향에게는 여름보다 겨울이 수영을 즐기기에 더 나은 계절이다 (사람보다 추위가 낫다). 두 번째로는 새벽에 무언가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한 가지를 끝냈다는 뿌듯함을 얻기 위해서 인데, 이 또한 아침 달리기를 하는 이유와 흡사하다고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이른바 ‘맷집’을 기르기 위함이다. 마라톤도 그렇지만 달리기는 비교적 따뜻할 때 나의 체력을 시험하는 목적으로 훈련한다면, 수영의 경우 겨울에, 게다가 아침에 한다는 것이 나 자신에게는 큰 도전이자 ‘어려워하는 일을 해냈다'는 하나의 징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한편, 아침의 생산적인 활동이 주는 뿌듯함이 좀 더 쾌적한 하루를 만든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그것이 과연 실패를 성공으로 이끌어주는 걸까, 하는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 의심의 근거를 찾아보자면 또 과거를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나의 부모님은 (특히 아버지) 새벽 기상을 강조하며 때때로는 체벌까지 하셨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 경험이 이렇게나 중요합니다). 잠이 많은 편이었던 나는 언니들에 비해 항상 아침 기상을 어려워했고, 아버지의 파리채가 향하는 방향은 대부분 내쪽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해서 만든 아침이 하루를, 인생을 더 윤택하게 해 주었느냐,라는 질문에는 부모님의 삶을 보았을 때 갸우뚱거리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 아버지는 일찍 일어나셨지만 깨어있는 시간의 반은 술을 곁에 두셨고 어머니는 자식들의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하셨지만 자신의 직업적, 관계적 발전을 위한 배움의 시간을 따로 마련할 여력은 없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났지만, 그 시대의 대부분의 부모들 (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처럼 먹고살기 바쁜 삶을 사셨고, 때로는 먹고사는 삶조차 신경 쓰지 않을 때도 있었다.
때문에 더 아침 기상이 성공에 기여한다는 말이 안 와닿았는지도 모른다. 내 주변의 사람들 중 사회적 기준에서 나름 자리를 잡은 사람들을 보면 반드시 아침형 인간이라서 성공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아침 일찍 일어나는지, 하루에 10시간 넘게 회사에서 야근을 하는지 하는 문제가 아닌 듯하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가장 먼저 무엇을 하는지, 활동하는 낮에 어떤 일을 하고 무엇을 배우는 지도 실패를 성공으로 바꾸는 데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그동안은 나는 ‘맷집'을 키우기 위해 아침 달리기와 수영, 글쓰기 습관을 꾸준히 만들어 가고 있다. 나에게 자기 효능감을 느끼게 해주는 시간과 행위가 이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유능감은 대체로 행위를 마친 후 최고치가 된 후 점점 더 낮아져 잠에 들기 전에는 사라진다.
켈리 최는 책에서 아침 기상 후 20분의 약속을 통해 성공하는 삶을 만들어가라고 제안한다. 이상적인 하루를 그리는 시각화 시간 3분, 만들고 싶은 미래에 대한 확언 3분, 지혜로운 명언 필사 1분, 성장을 도울 독서 3분, 신체를 단련해 주고 스트레스를 줄여줄 운동 10분. 그런데 막상 이 행위 하나하나에 집중해서 하다 보면 20분으로는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는 알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 ‘해야 할 일'의 목록을 완료해 나가기 전에 최소 20분 먼저 일어나 현재의, 미래의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 삶의 우선순위를 점검하고 배우며, 멋진 미래를 상상하는 것. 그것의 최소 단위를 20분이라는 구체적인 시간과 다섯 가지 활동으로 만들어준 것이 아닐까 싶다.
아침 20분이 나의 삶을 성공으로 이끌어줄지는 아침 시간 그 자체에 달려있지는 않을 것이다. 단지 마라톤이 나의 끈기를 시험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내가 ‘믿어왔듯이', 아침 기상 또한 내가 만드는 미래의 ‘기회의 창’으로 삼아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그렇게 믿으면, 그렇게 되는 것이다. 누누이 생각하는 것이지만 생각보다 세상에 진실은 많지 않다. 그렇다면 내가 믿는 것이 진실이 될 수도 있지 않은가.
그러므로 여러분도 새해 다짐에 믿음을 한 스푼 얹어 자신이 믿는 것을 진정한 현실로 만드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기회의 창은 누구에게나 반드시 하루에 한 번 열린다. 당신이 가난하든 부유하든 상관없다. 운동경기의 기세는 스타트에서 판가름 난다. 인생의 축소판인 하루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아침을 온전히 장악하는 사람은 하루의 주인이 된다.
- 켈리 최, ≪100일 아침 습관의 기적≫ (다산북스,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