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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이라는 밭을 가꾸는 생활

병을 이기는 몸

by Mindful Clara

창고 한켠에 남아 있는 마스크 상자들을 보면, 4년 전 코로나 팬데믹의 시작이 떠오른다. 전염병이 도는 무서운 세상. ‘이 마스크를 써야 완벽히 차단된다’는 말에, 비싼 해외 운송료까지 감수하며 한국에서 마스크를 공수했다. 길에서 가까운 사람을 만나도 마스크를 쓴 채 멀찍이 떨어져 이야기했고, 장을 보고 온 물건들은 살균 와이프로 하나하나 닦아 냉장고에 넣었다. 외식은 1년 가까이 꿈도 꾸지 못했다. 마치 전세계가 병동인 양 살아야 했다.

우리 몸으로 들어가기에 굉장히 심사숙고해야 하는 백신 역시, 검증이 부족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쉽게 받아들여졌다. 무언가에 홀린 듯 불안한 마음에, 미디어에서 하는 이야기들을 대부분 믿게 되었다.


지금에 와서 돌아보면, 그시절 당연하게 여겼던 수많은 조치들이 하나둘 의문으로 남는다. 그때는 무척이나 기괴해 보였던, 스웨덴의 '자연면역' 이라는 개념이 지금은 오히려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 백신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겪은 부작용과 이상 반응들은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땐 우리 모두가 두려움 속에서 ‘답’을 찾고 있었고, 제약회사가 내놓는 말들을 그대로 믿는 게 당연한 분위기였다. 그것이 사회 전체의 합의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그들에게 중요했던 건 사람들의 건강이였을까,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였을까?



최근 우연히 루이 파스퇴르와 앙투안 베샹의 오래된 논쟁을 접하게 되었다.
질병의 원인이 외부에서 오는 세균 때문이라는 파스퇴르의 이론과, 몸이라는 '밭'이 건강하면 세균이 있어도 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베샹의 이론.


파스퇴르의 세균 이론은 현대의학의 뼈대가 되었다. 질병의 원인을 외부 미생물에서 찾고, 그 미생물을 공격하거나 차단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래서 오늘날의 의학은 항생제, 백신, 수술 같은 ‘질병을 제거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방식은 분명히 많은 생명을 살렸고, 지금도 강력한 치료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반면 베샹의 이론은 한동안 잊혀졌지만, 오늘날 기능의학(Functional Medicine)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기능의학은 병이 생긴 이후의 대응보다, 몸이 병에 걸리지 않도록 미리 밭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데 집중한다. 소화, 수면, 영양, 스트레스, 염증등 전신의 균형을 살펴보고, 원인을 찾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방식이다. 즉, 병 그 자체보다 몸의 환경을 바꾸는 의학이다.


파스퇴르가 “무엇이 우리를 병들게 했는가”를 물었다면, 베샹은 “우리 몸은 왜 그 병을 받아들였는가”를 물었던 셈이다.

나는 베샹의 이론을 어느정도 실천하며 생활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학교라는 세균의 바다 속에서 지낸다. 바이러스가 넘쳐나는 환경이다. 하지만 어떤 아이들은 자주 감기에 걸리고 또 다른 아이들은 비교적 건강하게 잘 지낸다. 그걸 보면서 사람이 아프고 아프지 않은 건 생활습관을 통한 면역력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집에서 만든 좋은 음식, 충분한 수면, 운동, 뛰어노는 시간, 이 모든 것들이 아이들의 면역력을 키워주었다. 어른도 마찬가지이다. 나 역시 운동을 시작한 뒤로 감기에 거의 걸리지 않는다. 과거엔 해마다 한번씩 감기로 고생했지만, 지금은 아픈 날이 거의 없다.


좋은 면역을 만드는 것이 건강유지를 위한 최우선이다. 병을 막는 것도 결국은 내 몸이기 때문이다.

병에 걸렸을 때 약물치료도 중요하지만, 병에 안 걸리는 삶을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오늘, 내 몸이라는 밭을 돌보는 작은 실천을 하나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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