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라의 향신료 교실, 그 시작
어릴 적의 나는 잡지책을 넘길 때 마다, 요리 사진과 레시피가 실린 페이지를 가장 좋아했었다. 이국적인 음식 사진 옆 길게 적혀진 레시피 중 나의 눈길을 사로잡는 신기한 재료들이 있었는데, 바로 ‘향신료’였다. 이름은 낯설고, 요리에 꼭 필요한 재료일까? 궁금해하며, 도대체 어떤 맛을 내는지 알고싶었다.
조금 더 자라서도 향신료는 여전히 나와는 멀리 있는 세계였다. 2000년대 초반 한국에서는 구하기조차 쉽지 않은 재료였고, 나중에 미국에 건너와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두면 한두 번 쓰고는 활용법이 떠오르지 않아 결국 구석에 밀어두곤 했다. 그래서 향신료는 늘 어렵고, 특별한 날이나 연말 레시피에서만 잠깐 등장하는 낯선 존재였다.
그러다 요리를 매일 해야 하는 시기가 찾아왔다. 태어난 아이에게 직접 만든 밥을 먹이고 싶어서, 그리고 요리 학교를 거쳐 개인 셰프로 일하면서 클라이언트를 위해 수없이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야 했다. 그 과정에서 결국 마주한 것이 바로 향신료였다.
인터내셔널 쿠킹의 맛은 향신료 없이 완성되지 않았다. 향신료의 사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
레시피를 따라서 하나씩 사용하다 보니 점점 편안해졌고, 어떤 향신료끼리 함께 사용되는지(어울리는지)도 자연스럽게 배우게되었다. 결국은 ‘지속적인 사용’이 나를 향신료에 익숙하게 만들었고, 우리 집 식탁은 날마다 더 다채로워졌다.
향신료는 단순히 조미료와 같은 재료가 아니라, 씨앗·껍질·열매 같은 식물에서 온 천연 식품이다. 항염증&항산화 작용을 하는, 우리 몸에 유익한 친구이기도 하다.
비록 소량이지만, 우리 몸에 좋은 영향을 주고 음식의 맛을 올려주는 이 매력적인 식재료를 굳이 멀리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앞으로 이 ‘향신료 교실’에서는
특정 향신료 하나 하나를 깊이있게 알아보고
계절에 어울리는 향신료와 블랜드를 소개하며
건강 효과와 생활 속 활용법을 이야기하고
짧은 레시피와 작은 활용 팁을 나누려 한다.
*향신료의 범주에는 건조 허브가 포함됩니다.
낯설고 어렵게 느낄 수 있는 향신료가 조금 더 가까워지길 바라며, 그동안 제가 쌓아온 경험을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