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상차림보다 더 중요한 것
사람의 집 안을 보면, 그 사람의 삶이 보인다고 한다.
밖에서는 언제나 깔끔하고 세련돼 보이지만, 집 안은 엉망으로 해놓고 사는 사람들도 있다. 그건 단순히 '바빠서 청소를 못했구나...'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의 마음 상태를 보여주는 것 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유튜브 채널에서 나의 라이프 스타일을 공유한다.(주된 컨텐츠는 건강 요리지만..)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진실만 보여주는 것이다. 소셜미디어에서 보여지는 나의 모습과 실제의 나 사이에 간극이 생기지 않도록 늘 신경쓴다.
조금은 더 ‘보기 좋게’ 포장하는 것 정도는 소셜 미디어를 운영하며 꼭 필요한 스킬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최소한 내가 말하는 대로는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지켜지지 않으면, 거짓말을 하는 기분이 들 것이다.
요리를 하는 사람에게 냉장고는 마음속을 비추는 거울과 같다.
먹지도 않을 재료를 잔뜩 사두는 건 욕심이고, 그걸 다 썩히는 건 게으름이다.
매일 감성적인 저녁 식탁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정작 본인 냉장고 안은 상한 재료와 정체 모를 것들로 가득 차 있다면, 그보다 아이러니한 일도 없을 것이다. 현실에서 그런 비슷한 장면을 마주하면 묘한 기분이 든다.
아마도 그런 사람들은 겉모습의 통제와 인정을 통해 내면의 무질서를 감추고 있는지도 모른다.
주방 한 켠에 문까지 달려서 감추기 딱 좋은! 냉장고라는 것은, 참 꾸며내기 힘든 공간이다.
그 안에는 냉장고 주인의 생활 습관, 그리고 삶의 질서가 그대로 드러난다. 그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도 어렴풋이나마 느낄 수 있다.
냉장고는 집 전체에서 보면 아주 작은 공간이다.
하지만 머릿속이 복잡하고, 삶에 압도된다고 느껴질 때는 냉장고부터 관리해 보는걸 제안하고 싶다.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 상태 안 좋은 재료, 앞으로도 절대 먹지 않을 것 같은 음식들을 과감히 비워낸다.
그리고 정말 먹을 가능성이 있는 재료들만 소량으로 채워둔다.
복잡하게 플랜을 세울 필요는 없다. 그저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된다. 이걸 내가 정말 먹을까? 먹고 싶은 걸까?
일주일 단위로, 한눈에 들어올 만큼만 장을 본다. ‘여러개 사면 싸니까’, ‘세일하니까’ 등의 사들이는 습관은 결국 나를 피곤하게 만든다.
냉장고 속에 재료가 쌓이면, 내 마음도 함께 재료에 압도되기 쉽다.
재료의 사용법을 검색해보고, 그 재료로 간단한 요리를 하나 완성해보자. 남은 재료가 있다면, 그것들을 모아 다시 검색해보고 새로운 요리를 시도해보자.
이 과정 자체가 삶의 다른 부분에도 적용할 수 있는 마음챙김의 연습이 된다.
게다가 몸으로 들어오는 음식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그로 인한 긍정적인 변화도 기대할 수 있다.
침실이 정돈되어 있어야 개운한 숙면을 취할 수 있듯, 냉장고 문을 열었을 때 깨끗하고 단정한 공간이 나를 맞이해야 우리도 맑은 정신으로 건강한 음식을 만들 수 있다.
1.한눈에 보이는 만큼만 채우기.
문을 열었을 때 모든 재료가 한눈에 보여야 한다.
그게 가능하려면 ‘필요한 만큼만!’ 사야 한다.
세일에 휘둘리지 않기.
2. 대략적인 주간 리듬을 기억하기.
꼭 식단표/밀플랜을 짜야 하는 건 아니지만,
우린 이미 알고 있다. 일주일에 신선식품을 얼마나 소비할 수 있는지.
그 '감’을 믿고 장을 보자.
3. 남은 재료로 요리 검색하기
요리 이름을 검색하는 대신 재료를 기반한 레시피를 검색해 보기.
이건 단순히 냉장고를 비우는 용이 아니라, 요리에 대한 창의력과 새로운 시도를 연습하는 방법이다.
냉장고 안의 질서는 곧 마음의 질서다.
정리된 냉장고는 정리된 마음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