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이 근육통이라니

by 마음돌봄

우리 집 둘째는 한창 살 빼기와 키크기에 관심이 많다.

별로 신경을 안 쓰는 것 같더라니 그게 아니었다.

벌써 내년이면 중학교에 가서 그런지

반에 키 큰 친구들이 제법 있어서 그런 건지

여전히 내 눈엔 귀엽기만 한 막내인데(엄마가 문제인가) 키가 작은 편이라고 했다.


아침에 유산균과 비타민은 겨우 챙겨 먹지만 우유는 열심히 마신다.

4개월만 해보자고 꼬시던 수영은 거부하지만 아빠와 헬스장은 열심히 출근한다.

거울을 보며 얼굴에 로션을 잘 안 바르지만 자기 몸 보기는 열심이다.


벌써 아빠와 운동을 한지 몇 주 된 어느 날 아침

아들은 배가 아프다면서 고통스러워했다.

아기 때 아토피가 있었고, 장이 너무 안 좋았던지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걱정스러운 마음이 먼저 들었다.

갑자기 남편이 아들 배를 만져보더니 하는 말이 이렇게 말하는 거다.



아들, 복통이 아니라 운동 많이 해서 근육통이네.



근육통이라니.

초등학생이 왜, 무엇 때문에, 어떻게

근육통이라는 건지.


얼마나 했냐고 물어봤더니

AB슬라이드 50개, 점핑스쾃 90개, 팔 굽혀 펴지 100개, 어깨운동 100개를 했다고 한다.


이거 많이 한 거 아닌가요.

순간, 남편이 알아서 잘했을 텐데 하면서도 근육통이 올 정도로 많이 했다는 게 참 이해가 되지 않았다.

유능한 트레이너라면 선수의 역량만큼만 시켜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말입니다.

어차피 AB슬라이드가 뭔지 스쾃 몇 개가 적당한지는 난 모르겠지만 스쾃 5개 3세트 만으로도 힘든 어미는 아들의 운동력이 놀라울 뿐이다.


다이어트와 키 크고 싶은 열망이 이리도 컸단 말인가.

대단하다 생각하면서도 복부 근육이 아파서 밥도 많이 못 먹는(위가 늘어나면 근육을 자극해 또 아프단다) 아들을 바라보며 헛웃음이 나왔다. 담임 선생님과 학원 선생님께 아파서 가지 못한다는 연락도 드렸다.


일할 준비도 해야 하는데 반신욕에 때마침 같이 아파주는 목과 머리의 콜라보에

병원까지 가서 진찰받고 내친김에 독감 예방주사까지 맞혀서 데리고 들어왔다.

허리까지 아프시다는 아드님의 말에 온열찜질팩까지 올려주고 일을 하러 갔다.


열심히 주무시고 책도 읽다가 만화도 그리는 행복한(?) 하루를 보낸 아들에게 소감을 물어봤더니

너무 아팠지만 살이 빠진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했다.

하하. 그래 아들. 행복하면 됐다.

그래도 다음번엔 학교 결석할 정도는 아닌 것 같아.


나름 열심히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아들을 보며 대견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다. 중용의 미를 아는 아이가 되기를.

아, 그나저나 나는 언제 운동을 시작할 것인가.

벌써 머릿속에서만 운동을 한지가 꽤 됐는데.

아들의 근육통을 바라보는 나의 소회란, 운동을 하라는 무언의 압박으로 다가온다.

시작하자, 운동. 살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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