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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돌봄 Dec 28. 2023

건강검진 결과가 나왔다

이메일보다는 우편을 선택했다.

건강검진 결과를 잊고 있었는데.

식탁위에 놓인 결과표를 보니 까맣게 잊고 있었던게 생각났다.

짐작대로였다.

근.력.운.동.


주5회 땀흘리는 운동이 필요하다는 것.

정확히 주5회를 이야기하고 있다.








운동의 매력은 안다.

20년전의 어느 날, 검도장을 들어섰다.

태권도를 배우고 싶었으나 집에서 반대했기 때문에, 대학생이 되어서야 내 마음대로 나름 격한 운동을 할 수 있었다. 이런걸 보면 울엄마도 옛날분이셨던건가. 공부하라는 말 한마디 듣지 않고 편안하게 공부했는데, 의외로 운동은 여성스러운걸(?) 선호하셨다. 뼈가 굵어서 태권도를 하다간 더 우람해지실거라 생각하신걸까.


이제 오롯이 나의 의지로 시작할 수 있었던 운동.

멋져보이기도 하고, 도복을 입고싶었기에 검도를 시작했다.

다시는 못할 것 같지만 격한 한국 무용 느낌이랄까.

1장부터 시작되는 동작들을 어찌 다 외웠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검도를 한 후에 온 몸이 개운한건 당연지사다.

죽도를 들고 늘 운동을 했기에 어깨살은 절로 빠졌다.

하루라도 도장에 가지 않으면 몸이 찌뿌둥했다.

매일 저녁 9시 30분.

부지런히도 다녔고, 블랙 벨트까지 땄다. 그래봤자 1단이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 준비를 할즈음 검도 인생도 막을 내렸다.

멋진 검도 동작을 한 사진만이 그 시간을 증명할 뿐이다.

습관이란게 무서워서 그 이후로 운동을 꾸준히 하지 못했다.

운동 습관만큼은 계속 가지고 있어야 했는데 지금은 후회 막급이다.


늘 건강검진에서 나오는 결과는 '운동' 혹은 '근력 운동'.

이제 '주 5일'은 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조건까지 붙어있다.

뛰고 싶지 않지만 뛰어야겠다.

물이 무서우니 주변에서 추천해준 수영은 엄두도 못내겠다.

걷다가 뛰다가 몸을 좀 괴롭혀야할 시간이다.

이참에 아침마다 요가를 해보겠다며 대형 요가 매트까지 동생네서 받아왔는데.

더이상의 공수표는 그만.

지키기 싫은 운동 선언을 해본다.








움직여라, 인간이여.

1차 목표는 30일 운동하기.

2차 목표는 66일 운동하기.

3차 목표는 100일 운동하기.


아, 하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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