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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돌봄 Feb 22. 2024

올라갈까 고민될 땐 올라가라

생각도 여력도 전혀 없다.

남을 질투하거나 부러워하는 건 나이대에 따라 다르다.


10대 - 활활 타오르는 불꽃의 시기


그야말로 비교의 늪에 빠지는 시기다.

중고등학생 때의 다소 폐쇄적인 삶을 생각해 보면 성적과 외모에 대한 비교와 자기 자학이 공존한다.

그 와중에 친구와의 추억이나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한 기억도 있지만 대부분은 공부에 기인한 삶이 있다.

개학 전 허용되는 범위의 파마를 하는 중학생 조카를 보며 격세지감을 느낀다.

토요일 오후나 영원토록 붙잡고 싶은 일요일 오후가 되면 미드를 봤다.

나와 같은 10대인 그들은 화장도 하고 운전도 하며 심지어 연애도 한다.

그러면서 각종 축제와 파티, 여행, SAT준비를 하며 공부도 하는데 웬열 공부도 잘하네.

우리나라와 다른 환경에 저곳이 신세계인가, 쟤들은 학생 맞나 싶은 부러움이 흘러넘친다.

대학만 가면 드라마 <내일은 사랑>이나 <논스톱> 시리즈 같은 일상을 펼치리라 기대한다.





20대 - 자각의 시기,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그때.


드디어 20대 대학생이 되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외모를 꾸미거나 자유롭게 다 할 수 있는 시기이다.

스무 살, 스물두 살. 라임도 딱딱 마음에 들고 스스로가 알고 있다.

내가 얼마나 젊은지. 하고 싶은 걸 다 해보겠다며 이것저것 쑤시고 다녀도 좋을 나이.

학교 교정 잔디밭을 알코올 랜드라 부르며 맥주 병나발, 소주 병나발을 불어대도 좋고, 학교 앞 순대 국밥이 2000원이던 그 시절. 

미래에 대한 고민을 세게 하느라 어영부영 보내기도 했지만 한 편으로 너무나도 뜨겁게 고민하던 그때.

남을 끌어내리는 것보다 내 생각하느라 친구라 공감대를 강력하게 나누던 때이다.

하루 종일 이야기를 했지만 집에 와서 폴더폰을 붙잡으며 밤새 수다를 떨던 그때는 참으로 튼튼한 신체의 소유자였다.




30대 - 20대에 꿈꿨던 것을 절반도 이루지 못하고 인생의 시간표에 안착하다


뭐에 홀린 듯이 결혼을 했다.

당연한 듯이 아이에게 모성애를 쏟아부었다.

내면의 결핍을 상태에서 만난 감사한 인연과 부부가 되었다.

나를 바로 세우지 못하고 어떤 생명을 책임지게 되었다.

너무나 소중한 존재들을 만났고, 그들에 대한 희망과 정신없는 행복감으로 10여 년을 보냈다.

하루하루를 살아내느라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40대 - 갑자기 찾아온 시간과 두려움이 엄습하다


이루어놓은 게 없다는 느낌.

갑자기 찾아온 신체적 여유.

돌고 돌아 다시 직면하게 된 나라는 인간에 대한 진로 탐색이 이루어지고 있다.

20대의 혈기도 30대의 젊은 희망도 없지만

간헐적으로 이어나가는 끈기 같은 건 있다, 단 관심 있는 일에만.





그래서, 무슨 이야기가 하고 싶은 건데.


타오르는 듯한 부러움과 진한 질투심도 기운이 있어야 가능하다. 

뭔가 이루고 싶다는 강한 욕망.

SOMETHING SPECIAL이 되고 싶은 갈망.


이제 이 정도는 안다.

누군가가 부러울 땐 그저 그런대로 흘려보내도 된다는 것.

사실 그 정도의 감정은 이제 넘어선 어나더 레벨이라고나 할까.

뭐 대단한 인물이 되어서가 아니라 그냥 이것도 시간이 주는 힘이며 작은 축복이라 생각한다. 

타인을 갉아내고 깎아내려서 얻을 수 있는 게 없다는 건 잘 아는 나이.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나도 모르게 생긴 능력.

사실 이 모든 것은 어제 일도 기억이 나지 않는 쇠퇴한 기억력 덕분이다.

점점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는 나의 측두엽 속의 해마의 강력한 역할 수행이 빚어낸 결과이다. 


원하는 것만 하고 살기에도 부족한 시간이기에 자잘한 감정 소모는 고이 접어 나빌레라.

현생을 살기도 바쁘기에 방해되는 감정 소모는 저절로 차단하는 가히 히어로의 경지.

책이라도 읽기에 인간의 감정을 유지하는 핵개인의 삶이다. 

대단할 것도, 대단하지도, 대단하지 않지도 않는  어떤 인생.



좋아하는 전지현 배우보다 작가의 글이 더 눈에 보이는건 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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