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에서 물건을 산 후 반품해 본 역사는 없다.
쿠팡에서 구매를 해도 마찬가지다.
적당히 구매 후기를 읽고 내 느낌을 믿고 결제한다.
엄청난 쇼핑의 노하우가 있어서?
척하면 척이어서?
귀찮다, 반품이.
이유는 오직 그 하나이다.
반품이 쉽고 편하다는 홈쇼핑도 그래서 예외 없다.
한 번 사면 끝이다.
마르고 닳도록 사용한다.
단, 하나의 원칙이 있다면 친절한가 그렇지 않은가이다.
중국집에 전화를 걸어 주문을 할 때도
전화를 받은 이가 친절하지 않으면 절대 주문하지 않는다.
옷가게를 갔을 때도 사장님이 친절해야 구매를 한다.
친절함을 알아채는 방법은 목소리에 있다.
목소리가 주는 공기가 있다.
이미 듣는 순간 파악되는 분위기와 뉘앙스.
첫 느낌이 좋지 않으면 계속 아니라는 확신이 나름대로 있다.
지나치게 이거야. 이거 아니면 저거야. 내 말이 맞아. 이런 식은 아닐지라도
그동안 살면서 생긴 일종의 노하우랄까.
생각한다.
난 누군가에게 친절한 사람일까.
가끔은 참 불친절하다.
어느 순간에 오지랖이 넘쳐흘러 다 알려주고 싶고 도와주고도 싶다.
어떤 날은 피하고 싶다.
그런 때 깨닫는 건 아직 성숙하지 못한 나 자신의 모습이다.
어김없이 힘든 순간에 드러나는 인간의 모습을 발견할 때면 다시 한번 깊은 생각에 빠져 든다.
아직 멀었구나 하면서.
무조건 착한 인간이 되려는 게 아니다.
이기적으로만 사려는 것도 아니다.
착하고 친절함이 90프로는 있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모습을 발견했을 때의 이질감이다.
생각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은 데서 오는 그런 불편함이리라.
호구로는 보이지 않되
상대방이 자존심 상하지 않도록
아름다운 친절만 베풀고 싶다.
내 사람이다 싶을 땐 아낌없이 나눠주고 싶다.
상처받고 싶지 않은 모습이 여전히 있고, 앞으로도 있을 것을 알지만
인생에 친절 한 스푼 있는 건 괜찮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