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의 집은 어딜까

노마드적 삶과 ‘정착하지 못하는 감정’에 대한 성찰

by 마인풀 라이프

집에 있는데도, 나는 혼잣말을 한다.

Home. I want to go back home.


이상한 일이다. 분명히 집에 있는데, 왜 나는 자꾸 집에 가고 싶다고 느낄까.
내가 말하는 ‘그 집’은 대체 어디일까?


다른 집을 원하는 건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불안해서—그 불안을 잠재워줄 무언가를 찾고 있었고,
나는 그 감정을 ‘집’이라는 단어로 부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럴 때마다 나는 생각했다.
이 집은 오래 머물 곳이 아니야.
이제 한번 또 옮겨야 할 때인가 봐.


나는 어디서든 비교적 잘 적응하는 편이다.
새로운 환경도 낯설지 않고, 이삿짐을 푸는 일에도 익숙하다.
그래서일까, 나에게는 늘 약간의 노마드적인 기질이 있었다.


그런데도, 마음 한편에서는 늘 같은 질문이 따라왔다.
“집, 나의 집은 어디일까?”
그리고 요즘도 가끔, 아주 조용히 중얼거린다.
“나... 집에 가고 싶어.”


외국 생활이 길어져서 그런 걸까.
물리적인 ‘집’은 언제나 있었지만, 그곳은 마음이 머무는 집은 아니었다.
내가 고른 소파, 내가 산 그릇들,
내 취향을 반영한 부드러운 커버의 침대까지 갖췄지만—
그 안에서도 나는 여전히 ‘돌아가고 싶은 집’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내가 바란 건 물리적 공간 그 이상이었다.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받는 분위기,
그냥 거기 있기만 해도 안정되는 어떤 감정.
그런 것들이 없었기에, 집은 그냥 ‘살고 있는 곳’에 머물렀다.


예전에는 새로운 것을 보고, 배우는 것이 삶의 활력처럼 느껴졌다.
낯선 도시, 다른 언어, 처음 보는 길들이 주는 자극이 좋았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 모든 것보다
익숙함과 정적인 안정감이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


‘집’이라는 단어는 그 모든 것을 포함하는 감정 같다.
무장하지 않아도 되는 곳,
세상의 시선으로부터 잠시 내려와 쉴 수 있는 곳,
내가 가장 나다워질 수 있는 공간.


집이 그런 곳이라면,
어쩌면 어디서든 내가 나다워질 수 있다면,
그곳이 곧 집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가끔 그런 상상을 해본다.
어디엔가 완벽한 집이 있어서 내가 그곳에 도착하면
모든 것이 편안해지고, 안정되고, 공허함도 사라질 것 같은—
하지만 이 세계 어디에도 그런 집은 아직 없었다.


그래서 생각한다.
내가 찾고 있는 집은 완성된 공간이 아니라
내 안에서 조금씩 만들어가는 무언가일지도 모른다.


내가 나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할 때마다,
내면에 조용히 무언가가 쌓여간다.
그게 벽돌인지, 바람막인지, 등불인지는 모르지만
그 조각들이 모여 언젠가 진짜 '내 집'이 될 거라 믿는다.


지금도 나는 집을 찾고 있다.
아니, 어쩌면 내 안에서 집을 짓는 중인지도 모른다.

keyword
이전 07화바쁜 삶, 바쁜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