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살 아이가 가르켜준 동정심
오늘 아침, 아이가 유난히 일찍 일어났다.
울지는 않았지만 슬픈 소리를 길게 늘어놓았다.
내가 이것저것 내밀어도 다 싫다고 했다.
피곤한 아침, 30분쯤 그 소리를 듣자 나도 모르게 욱 하는 마음이 올라왔다.
함께 있어도 징징, 잠깐 자리를 비워도 징징.
나는 눈을 감고 몇 번 꿀꺽 삼켰다.
‘이것도 지나가겠지.’
잠시 후, 오랜만에 소꿉놀이 세트를 꺼냈다.
아이의 손이 분주해졌다.
보자기를 바닥에 깔고, 접시를 놓고, 디저트를 하나씩 담는다.
“차 마실래?”
작은 찻잔을 건네더니, 티수저로 저어 마시는 법까지 시범을 보였다.
내가 쿠키를 먹어도 되냐고 묻자,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시고 또 마시면 또 따라주고, 친절하게, 성심껏.
그러다 나에게 물었다. “All done?”
내가 “응, 다 먹었어.” 하자, 아이는 하나씩 조심스레 치우고 정리했다.
그 순간, 뜨끔했다.
내가 물 따라주는 방식, “다 먹었니?” 하고 묻는 습관,
다 먹으면 치우는 모습..
아이는 하나도 빼놓지 않고 그대로 나를 따라 하고 있었다.
아이가 배우는 건 말뿐만이 아니라, 나의 태도였다.
어젯밤 생각이 났다.
턱받이를 거부하고 흘렸던 아이에게
“흘리지 말고 먹자.”라고 단호하게 말했던 나.
방금 전의 다정한 서비스 끝에,
내가 아이처럼 흘렸다고 해서
누군가가 갑자기 표정을 굳히고 “흘리지 말라”고 했다면
나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아침의 징징 속에는
어쩌면 따뜻함을 채우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바빴고,
화가 치밀면 눈을 꽉 감았다.
아이의 감정은 한동안 통하지 않는 느낌이었겠지.
외롭고 답답해서 더 징징거렸을지도 모른다.
징징거림은 멈춰야 할 소음이 아니라, 닿아야 할 마음이었다.
그래서 다짐한다.
아이에게 더 따뜻한 사람이 되자.
이유 없는 눈물에도 무반응 대신 이해하려 애쓰자.
흘리는 순간에도 “그럴 수도 있지” 하고 웃으며 안아 주자.
아이가 긍정으로 기억할 순간들을,
순간마다 새롭게 만들자.
미안해, 딸.
엄마도 배우는 중이야.
오늘부터 다시 잘해보자.
#육아 #감정코칭 #공감육아 #엄마의기록 #소꿉놀이 #하루기록 #양육일기 #마음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