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나를 다시 만든다

아이를 키우며, 나를 다시 키운다

by 마인풀 라이프

아이가 하루하루 커가면서 느낀다.
엄마가 된다는 건 처음 1년 동안은 정신없이 힘든 일이다.
몸도 마음도 낯선 변화 속에 쉴 틈이 없다.
그런데 그 시간을 지나고 나면, 조금씩 생각할 여유가 생긴다.


아이의 존재는 나라는 사람의 하루에 24시간을 더한다.
태어난 순간부터 내 삶 속으로 들어와 함께 숨 쉬는 존재.
내가 만들어낸 아이이기에, 그 존재감은 더 특별하다.
하지만 그만큼의 시간과 마음이 들어간다.


갓난아이를 돌보며 하루를 버티는 일은
때로는 내 삶이 사라지는 느낌을 준다.
‘나는 지금 어떤 사람이지?’
‘아이 이전의 나는 어디로 갔을까?’
그런 생각들이 불쑥불쑥 올라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들은 다 안다.
그 힘든 시간 속에서도 이 아이가 내 인생의 중심이 되어버린다는 걸.
그 존재 하나로 세상이 달라진다는 걸.
힘든 만큼 사랑도 커지고,
그 사랑의 무게만큼 삶은 훨씬 깊어진다.


얼마 전 남편이 출장에서 돌아와 말했다.
평소엔 눈물 한 번 안 보이는 사람인데,
호텔 침대에 누워 아이를 떠올리다 갑자기 울컥했다고 했다.
“이 조그만 아이가 이렇게 큰 마음의 자리를 차지할 줄 몰랐어.”
그 말이 오래 남았다.


나 역시 그렇다.
하루 종일 아이와 씨름하다 보면
잠시라도 혼자 있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떨어지면 금세 보고 싶어진다.
그게 엄마의 마음이다.
벅차고, 가끔은 무겁고,
하지만 그 어떤 감정보다 진한 사랑이다.


어른들은 말한다.
“아이 다 커도 끝이 아니야. 또 다른 걱정이 생겨.”
그 말이 이제야 이해된다.
아이를 향한 사랑은 결코 줄지 않는다.
형태만 바뀌어 계속 자란다.


이제는 안다.
아이가 내 존재를 지운 게 아니라,
내 삶을 더 넓고 풍부하게 만들어줬다는 걸.
물질이 아니라 마음이 자라는 경험이다.

아이는 나를 가르쳤고,
그 덕분에 나는 다시 ‘나’로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


그래서 이제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엄마가 된다는 건,
누군가를 키우는 일이면서 동시에
나 자신을 다시 키워가는 일이라고.


그리고 한 번쯤은
이 벅찬 사랑의 시간을 경험해보는 것도
삶이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 중 하나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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