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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드레 Feb 20. 2024

우연과 운명이 만들어낸 미지의 전환점.

영화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리뷰


서스펜스의 거장이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감독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 그의 영화는 다양하고 또 많기 때문에 어떤 작품을 봐야 할지 고민이 될 수 있다. 그의 연출 기법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영화인 우선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와 <열차 안에 낯선 자들>을 먼저 보는 것을 추천한다. 부담스럽지 않게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천하고 싶은 영화들이며 이번에 소개할 영화는 바로 1959년에 개봉한 히치콕 감독의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이다.


스포일러 주의!!

 
해당 리뷰는 영화 해석을 위해 스포가 될 수 있는 일부 줄거리를 포함하고 있으니 감상에 유의하세요.



순간의 오해, 위기를 부르다.


뉴욕의 광고업자인 로저 손힐은 회의 참석을 위해 호텔로 향한다. 그는 호텔 라운지에서 커피를 마시다 웨이터를 부르기 위해 손을 들어 손짓을 한다. 동시에 웨이터는 조지 캐플란이라는 사람을 찾고 있었고, 이를 지켜보던 2명의 남자들은 손힐을 캐플란으로 오인하게 된다. 순식간에 캐플란이 된 로저는 의문의 남성들에 의해 납치되고 만다. 영문도 없이 끌려간 교외의 저택에는 벤담이라는 남성이 있었다. 캐플란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손힐의 말을 철저히 무시하는 그는 로저가 캐플란이며 비밀 요원이라고 말한다. 일명 비밀 요원 캐플란이 되어버린 로저 그들에 의해 억지로 버본을 들이켜게 되고 완전히 취해 낭떠러지 길에서 운전을 하게 된다. 음주운전으로 죽은 것처럼 꾸미려던 그들의 계획과는 다르게 로저는 겨우 탈출하여 경찰서로 가게 된다. 여전히 쫓아오는 그들을 피함과 동시에 경찰에게도 쫓기게 된 로저는 과연 자신의 억울함을 풀고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까?



우연함으로 인한 사건의 시작.


로저 손힐은 호텔 라운지에서 커피를 마시다 웨이터를 부르기 위해 손을 들어 손짓을 했지만 다른 웨이터는 조지 캐플란이라는 사람을 부르고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2명의 남자들은 손힐을 캐플란으로 오인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이로 인해 사건이 시작된 것이다. 무사히 살아남게 됐지만 억울한 부분이 상당했던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억울함을 해소하기 위해 힘을 쓸수록 사건은 점차 로저에게 불리한 상황이 되어간다. 스파이로 오인받은 것도 모자라 살인범 누명까지 쓰게 된 것이다. 그러면 그럴수록 그럴수록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열망은 커져가고 사건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서게 된다. 한편, 캐플란은 가상의 인물로서 등장하며 그의 노력이 허사로 돌아갈 것이라는 허무함을 비추고 있다. 하지만 그 인물로 인해 로저의 의지를 볼 수 있었으며 사건 해결에도 많은 도움을 제공하게 된다. 가장 허무하면서도 의미 있는 가상의 인물인 것이다.



허무를 좇는 허영의 전환.


1950년대의 미국 사회적 분위기와 문화적 배경은 이 영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1950년대는 미국에서 사회적으로 여러 가지 중요한 변화가 일어났던 시기였다. 다른 국가들이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어려움을 겪는 사이 미국은 고도의 경제 성장과 전성기를 누렸다. 한편, 자본주의의 대표인 미국과 공산주의 국가들이 정치적 대결구도를 형성함에 따라 냉전 시대가 열렸다. 냉전 시대의 긴장과 불안, 그리고 소비주의 사회의 특징이 영화 속 캐릭터와 이야기에 반영되어 있다. 이러한 사회적인 변화와 냉전 시대의 긴장을 영화 속에 반영하여 그의 작품에 깊은 의미와 긴장감을 부여한 것이다. 그의 영화는 여러 변화가 녹아있는 시대적인 맥락을 배경으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전개하고, 동시에 그 시대의 사회적인 문제들을 다루어 사회에 대한 깊은 고찰을 제시한다.



제목의 해석.


"North by Northwest"라는 영화 제목은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한국 제목인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는 오역에 가깝다. 첫 번째로는 셰익스피어의 <햄릿> 속 대사에서 인용했다는 말이 있다.. 바로, "I am but mad north-north-west: when the wind is southerly I know a hawk from a handsaw." 이 대사이며, 주인공 햄릿의 말이다. 그의 정신 상태를 나타내는 것으로, 북북서 풍향을 놓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두 번째로는 장소나 지명이나 실제 풍향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영화의 주제나 메시지에 대한 은유적인 의미라는 것이다. 플롯이나 캐릭터의 심리적 상태를 잘 반영하는 해석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방위를 표현하는 말이라는 해석이 있다. "노스웨스트 항공기를 타고 북쪽으로 간다"라는 것처럼 해석에 맞춰 영화에서 일어나는 여정이나 방향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 뜻이 없다는 히치콕 감독의 인터뷰와 정확히 뜻을 설명하지 않는 점으로 보아서는 존재하지 않는 것을 쫓아가는 플롯에 따른 제목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맥거핀의 대표적인 활용 사례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히치콕, 서스펜스.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는 현대 첩보 영화들에 큰 영향력을 끼친 작품이다. 히치콕 감독의 연출 기법을 총체적으로 보여줬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오인된 남자, 맥거핀, 클리프 행어 등의 클리셰가 집약적으로 반영되어 있다. 클리셰 요소를 강렬하게 전면에 내세우며 관객을 긴장하게 만들었으며 주인공의 운명에 대한 불투명성은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진다. 무엇보다 탁월한 카메라 워크와 긴장감 넘치는 장면 전환은 그의 연출력을 잘 보여준다. 영화의 음악은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감정을 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 전개, 매력적인 캐릭터, 독창적인 영상미 그리고 독보적인 서스펜스를 구현하여 즐거움을 선사한다. 비록 모든 상황이 허구에 의한 것이라는 점에서 다소 허무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반전의 반전을 이끌어내는 서스펜스는 정말로 흥미로웠다. 이전에 <레베카>라는 작품을 통해 히치콕 감독을 소개했지만 그때 당시 제작사의 압력으로 인해 자유롭게 제작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아쉬웠기 때문에 그의 이야기가 조금 더 많이 들어가 잇는 영화를 감상하고 싶었다. 뭔가 제약이 걸려있었던 그때와는 다르게 자유롭게 감독의 색깔을 표현한 것이 눈에 띈다. 무엇보다 가상의 이름과 행적을 중심으로 평탄한 이야기를 독특하게 이끌어간다는 점이 가장 흥미로웠다.




아래는 히치콕 감독의 레베카라는 작품의 영화리뷰 링크이다.




https://brunch.co.kr/@@bNwG/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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