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월 Jan 31. 2024

마법 같은 일을 원한다면

인생학교에서 그림책 읽기


작은 숲에 ‘작은나무’가 살았습니다. 다람쥐가 찾아와 쉬고, 산비둘기들이 가지에 앉아 아름다운 노래를 불렀습니다. 주위에는 작은나무와 같은 나무들이 자랐습니다. 작은나무는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큰 나무로 쑥쑥 자랄 것입니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되었습니다. 서늘한 바람이 불면서 작은나무에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주변 나무들이 추위에 자신을 보호하려고 하나둘 차례로 잎을 떨구었습니다. 그런데 작은나무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잎을 떨어뜨릴 용기가 없었습니다. 잎 없이 살아갈 자신이 없었습니다. 다른 나무와 달리, 작은 나무는 잎을 힘껏 껴안았습니다.


작은나무의 친구들이 잎을 떨구지 못하는 걸 안타까워했습니다. 다정한 목소리로 어서 잎을 떨구라고 재촉했습니다. 하지만 작은나무는 결심기는커녕 더 잎을 움켜쥐었습니다.  


해가 바뀌어 봄이 찾아왔지만 작은나무는 처음과 똑같았습니다. 그 사이 주변의 나무들은 커다란 나무로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동물 친구들은 여전히 작은나무를 찾아와 격려했지만 움켜잡은 잎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더 이상 동물들이 찾아오지 않았고, 새들의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빛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또 한 해가 바뀌어 겨울이 되었습니다. 비로소 작은나무는 자신을 둘러싼 나무들을 보았습니다. 그 나무들이 자신처럼 어렸을 때를 떠올렸습니다. 작은나무는 울창한 숲 속에서 혼자 남아 있는 자신을 알아차렸습니다. 그리고는 결심을 하고, 잎을 떨구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마지막 잎까지 떨궈내자 작은나무는 생전 처음 혹독한 겨울을 겪었습니다.  


봄이 되자, 마법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어느새 작은나무는 잎이 무성해졌고, 그 사이 못 자란 게 억울했던지 몰라보게 쑥쑥 자랐습니다. 동물들과 새들이 다시 찾아왔고, 당당히 주변의 나무들과 숲을 이뤘습니다. 이 이야기는 로렌 롱이 지은 그림책 《두려워하지 마, 나무야》의 내용입니다.


세상엔 변하지 않은 게 없다는 걸 압니다. 그럼에도 당장 변화가 닥치면 섣불리 수용하기가 어렵습니다. 왜 내게 이런 일이! 하는 마음이 앞서고, 불편하고, 귀찮고, 짜증이 납니다. 거기에 어쩔 수 없이 익숙한 것과 결별해야 한다면 서운함이 밀려오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는 두려움에 휩싸입니다.   


하여 새로운 상황에 눈을 흘기고, 부인하고, 저항합니다. 작은나무처럼 잎을 더 꼭 움켜쥐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렇게 하면 할수록 더 외로워지고 괴롭다는 것입니다. 마치 우주 한 가운데 홀로 있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힙니다.  


자연히 변화는 두려움을 동반합니다. 두려움은 원초적인 감정입니다. 내 안에서 오기도 하고 바깥에서 들어오기도 합니다. 삶의 균형이 깨질 때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입니다. 그런데 무턱대로 밀어내고 모른 체하기도 어렵다는 게 우리를 곤혹스럽게 만듭니다.  


위안이 된다면 두려움은 당신만 겪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나와 당신, 모든 사람들이 겪는 당연하고 보편적인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인류 공통의 일반적인 현상이지요.


그런데 분명한 사실은 두려움을 마주하지 않으면 성장이 멈춘다는 것입니다. 작은나무는 엄연한 이치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잎을 움켜쥐고, 손을 움켜쥐는 건 마음을 닫는 일입니다. 마음을 닫으면 그 안에서 안온함을 경험할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변화가 주는 새로운 공기, 새로운 경험이 주는 흥미로운 선물은 당신 것이 되지 못합니다.  


작은나무처럼 잎을 떨어뜨리면 혹독한 시간이 기다릴지 모릅니다. 하지만 성장통이 작은나무를 튼튼하고 멋지게 자라도록 도운 것처럼 우리도 그런 경험을 맞이하게 됩니다. 우리는 이것을 마법이라고 부릅니다. 부정적인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전환점을 맞습니다. 이때부터가 당신이  원하는 삶의 시작입니다.


다른 이의 도움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온전히 혼자 겪을 때 더 값집니다. 자각과 성찰은 누가 해주지 못하는 단 하나의 사건입니다.


#그림책이선생이다

#인생학교에서그림책읽기

#두려워하지마나무야

#알아차림_각성적성찰

#명상인류로살아가기

매거진의 이전글 행복을 얻는 간단한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