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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Aug 31. 2024

프롤로그

그렇게 모험이 시작되었다. 

  지극히 조용한 아침이었다. 아무것도 특별할 것도 없는 그런 하루의 시작. 그러나 눈이 떠지지 않았다. 오히려 이불 밖을 나갈 수 없는 정말 꼼짝도 할 수 없는 그런 순간에 처했졌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사건이 머릿속에 차올랐다. 회사에 정말 가고 싶지 않았다. 가서 당면할 상황들, 만나는 사람들에 대해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자신을 믿어줬던 적어도 비난하지 않고 지지해 주었던 사람들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지 K는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한 채 이블 속에서 다시 눈을 감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원망했던 적이 있다. 너무나도 지루했기에 특별한 사건을 갈망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회사에서의 사건은 K 스스로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짐이었다. 왜냐하면 그는 한 번도 그런 종류의 사건을 경험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눈을 떴을 때, 모든 것이 해결되 있길 바랐다. 그러나 아무것도 해결된 것은 없었다. 회사에 가야만 하는 사실은 여전히 변화가 없다. 힘들게 일어나 강제로 샤워를 한다. 옷을 입고 회사로 향했다. 회사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나를 비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입구부터 6층 자리까지 최대한 아무도 마주치지 않게 뒷 계단을 이용해 자리에 안착한다. 같이 일했던 동료들을 보는 것부터가 곤욕이다. 아무하고도 말하고 싶지 않고, 아무도 나를 아는 척해주지 않기를 바랐다. 


  이 모든 것들이 꿈이길 바랐다. 그러나 그 사건은 실제가 있고, 조금씩 그의 생각을 점령하고 있다. 누군가와 말을 해야 할 순간, 그는 눈앞이 깜깜해지고, 겨드랑이에서 땀이 흐름을 느낀다. 불안, 걱정, 우울이라는 단어가 지금의 그의 상황을 표현하는 단어이다. 겨우 퇴근 시간까지 버티고 집으로 향한다. 누구에게 이 상황을 말하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싶다. 그러나 그에게는 아무도 없다. 오로지 홀로 이 상황을 견뎌내야 한다. 그는 스스로에게 말한다.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고,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고, 별일 아니라고, 그러나 그런 말을 스스로 할수록 그는 내일 또 회사에 출근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 도저히 견뎌낼 수 없는 두려움을 느끼며 아무것도 먹지 않고 이블속에 들어가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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