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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를 게임을 하면서 치료한다고?

디지털 치료기

by 마인드립
디지털 치료제

몇 년 전만 해도 생소한 먼 미래의 일 같이 느껴졌던 표현이지만 이제 현실에서 적용이 되고 있습니다.

저희 원에서 적용 중인 자기장 치료인 TMS도 일종의 디지털 기반의 의료기기입니다. (광고 아닙니다 ^^;)


하지만 TMS와 같이 하드웨어를 통해 직접적으로 물리적 기전을 이용해 치료하는 기기전자약이라고 하고 게임과 같은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기기를 디지털 치료제라고 합니다.


디지털 치료를 구현하는 소프트웨어도 인지행동 치료를 하는 어플도 있고, 음주로 인한 어지러움과 불편을 VR로 체험하는 기기도 있으며 ADHD에서는 몰입형 게임이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2021년 ENDEAVOR RX라는 게임이 ADHD의 치료제로 정식 FDA 승인을 받았습니다.


몰입형이라는 표현이 흥미로웠는데요. 아이들이 흥미를 갖기 어려운 단순한 학습용 게임과 달리 비주얼 하게 흥미를 유발하여 몰입감을 준다는 의미에서 몰입형 게임이라며 홍보를 한 것 같습니다.


ENDEAVOR 게임사 홈페이지


그렇다면 통상의 게임을 적당한 시간 집중해서 하면 훈련이 되는 효과가 있는 것일까요?

역시 아니죠.

통상의 게임은 점수를 올리거나 미션을 수행할 때마다 아이템이나 순위와 같은 즉각적인 보상이 주어져서 과도하게 몰입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ADHD가 있으면 장기적 목표를 위해 기다리기가 어렵고 즉각적 보상에 크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는데 보상을 주는 게임들은 이런 메커니즘을 더욱 자극합니다.

(물론 일부 게임에서 순발력이나 작업 기억 등을 훈련시키는 순기능도 있지만 보상 민감성을 키우는 것은 ADHD인에게 더 해롭습니다)


게임 개발 단계의 연구 논문에서는 치료용 게임이 그 환아의 특정 뇌 인지 영역을 훈련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다르다고 되어 있습니다. 가령, 어떤 아이에게는 작업기억력을 향상하는 것이 필요하고 다른 아이는 주의 분산을 방지하는 식으로 취약한 영역을 더 훈련과 피드백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게임을 하는 시간은 게임 시간이 아닌 치료 시간이 되는데, 대개 25분 주 5회 치료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디지털 기기는 이런 소프트웨어형 치료기뿐이라 평가 면에서도 상당한 혁신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ADHD 치료제는 하루 중 약효가 변동되는 매우 민감하고 까다로운 약입니다. 그래서 ADHD 아동의 경우, 치료 약제를 조절할 때 오전과 오후, 자기 전 효과가 시간대별로 다르다 보니 학교 선생님, 학원 선생님, 부모의 평가가 각자 다를 수 있습니다.

어머님은 '약을 조절했는데도 애가 어쩜 이렇게 바뀌는 것 없이 똑같나요.'라고 하시는데 선생님께 피드백을 받도록 요청하고 나서 '아니. 애가 학교에서는 180도 달라졌대요. 학교와 집에서 왜 이렇게 다른가요?'라고 말씀하시는 상황이 제게도 종종 있습니다.


이럴 때, 디지털 기반의 피드백 어플을 이용하여 각 관찰자가 손쉽게 아동의 증상이나 변화를 체크하면 담당의사는 더 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약물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또 스마트 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수집되는 생체 정보가 심박수, 수면뿐 아니라 활동성이나 감정을 추정할 수 있는 지표까지 점차 확장되고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조금만 더 발전되면 ADHD 치료제 효과도 전자시계를 통해 '현재의 치료 효과 몇 점' 이렇게 확인할 수 있는 시기가 조만간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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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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