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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ADHD인데 서로 어쩜 이렇게 차이가 나죠?

2025 세계 ADHD 학술대회

by 마인드립

지난 주말 양일에 타지에서 강의를 진행할 일이 두 번 있어서 지난 회차 발행을 미룬 점 사과드립니다.


ADHD가 있는 형제에서 너무나 성격과 증상이 판이하게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같은 질환인데 어떻게 이렇게 차이가 많이 날까요?

ADHD의 이런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ADHD의 유전적 특성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ADHD의 유전적 특징에 대해 다루어보겠습니다.

저희가 보통 유전의 영향을 논할 때 키 (height)가 부모의 영향을 아주 많이 받는다고 알고 있죠.

키의 유전율이 바로 약 0.8입니다.

사람들의 키의 개별차이가 유전의 영향이 80프로라는 뜻이지요.


그렇다면 ADHD의 유전율은 어느 정도일까요?


두구두구두구두구....



바로 0.74입니다.


ADHD는 정신건강질환의 유전적 영향력이 가장 큰 탑티어군에 속합니다.

(ADHD>=조현병>양극성장애>>우울증....)

그래서 진단을 할 때 청소년이나 청년의 경우 ADHD이거나 그런 경향을 가진 부모가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가족력을 ADHD 진단에 꽤 참고하게 됩니다. 반대로 중년기 이상의 성인은 ADHD 인 자녀를 치료하다가 자신도 비슷한 유년기를 보냈다는 것을 깨닫고 평가를 받아 같이 치료를 받으시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그런데 ADHD가 유전의 영향이 높으면서도 또 하나의 유전적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다유전적(Polygenic)이라는 것입니다.

다유전성이란 수십~수백 개 이상의 유전자가 각 각 조금씩 영향을 미쳐 특정 질환의 발생 위험이 누적되는

경향을 말합니다.

그래서 ADHD 질환 자체는 유전의 영향이 많지만 세부에서는 수많은 다른 유전자가 영향을 주는 것이죠.

그런데 알려진 다양한 유전적인 영향을 개인별로 합산해서 점수화할 수 있는데 이를 다유전자 점수

(PGS)라고 합니다.

놀랍게도 이번 학회에서 이런 평가를 할 수 있는 회사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은 단독으로 이 검사를 통해 ADHD를 진단할 수는 없지만 개인의 ADHD 유전자검사를 통해 어느 정도로 발생할 위험성이 있는지 제시해 준다고 합니다.



다유전성이 중요한 이유가 또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여러 가지 유전적 영향이 섞여 있기 때문에 증상도 다양하게 발현되고 동반되는 질환도 많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인의 ADHD에서 다른 정신건강질환이 1가지 이상 동반(공존질환)될 확률은 무려 80%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ADHD 치료에서 공존질환을 잘 발견해서 우선순위를 정해 체계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렇듯 ADHD의 양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를 유전의 관점으로 알아보았는데요.


ADHD 진단에서 유전의 영향이 크더라도 성장의 과정에서 형제 자매의 순서(첫째냐 막내냐)나 사회화 과정에서의 다른 경험, 주요한 주변 인물 등 환경적 요인도 ADHD 발병과 별개로 그 사람의 성향이나 증상 양상에 많은 영향을 준다는 것도 기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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