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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치료제 글로벌 사용량과 불평등 이슈

by 마인드립

요즘 ADHD 치료제 품절 사태에 대해 언론에서는 학업을 위해 남용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 원인인 것처럼 반복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ADHD가 없는 사람이 학업을 위해 치료제를 사용할 때 지속적인 효과를 봐야 늘어난 수요량을 설명할 수 있을 텐데, 약제 특성상 증상 없는 사람이 지속 복용할 경우 부작용만 겪고 장기적인 학업 성취도가 떨어지기에 학업을 위해 남용되는 비중은 얼마 되지 않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국내에서는 초등학교 중독예방교육에서 조심해야 할 마약류 약으로 위험한 마약제와 함께 이름이 오르내리는 불명예를 안고 있지만 이번 학회에서는 국가의 부유한 정도에 따라 ADHD 치료제 사용량이 차이가 나고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의 차이가 발생하는 불평등에 대한 주제를 다루었습니다.

코로나 시국 초기에 예방 백신의 형평성 문제가 논의되었던 상황과 같은 맥락입니다.


이 세션은 2015년~2019년 사이 64개국의 5~19세 연령의 인구 천명당 하루 평균 ADHD치료제 사용량을 연구를 진행한 전문가들이 직접 강의를 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연구 내용은 저명한 학술지 Lancet에 2023년에 게재되었습니다.


연구 내용을 요약하자면,

ADHD의 유병률은 국가 간 큰 차이가 없고, 다른 치료방식에 비해 약물치료는 상당한 효과가 있었고 치료받지 않아서 생기는 위험을 현저하게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음.

2015~2019년 글로벌 ADHD 약물 치료는 평균 9.72% 증가(1000명 아동청소년 인구당하루 사용량-개수 1.19 -> 1.43)

2019년 기준 고소득국가의 소비량이 중상소득, 중하소득 국가에 비해 10배, 100배 이상 높음.

글로벌 평균 (1.43) <<<북미 대륙 (111.93)

단위 부연설명: 수치가 100인 경우 1000명의 소아청소년 인구에서 100알의 치료제 사용, 세계 평균적으로 소아청소년 인구의 7%가 ADHD가 있기에 잠재적인 환자가 모두 진단이 될 경우, 70명이 하루에 100알을 사용한다는 뜻.

아래 그래프를 보시면 치료제 접근도의 불평등이 심각함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의 사용량이 2019년 5.54 (ddd/tid), 일본 12.2, 서유럽 17.3입니다. (국내 5.5 수치는 소아청소년 인구 3%만 진단되었다고 가정할 경우 30명이 5.5개의 약을 사용)

북미의 사용량이 높은 것이 남용이나 오용으로 인한 영향도 일부 있겠지만 대체로 잠재적 환자를 잘 진단하고 치료로 이어지는지 여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최근 다른 연구에서 이렇게 약 소모량이 많은 미국에서 1명의 과진단 환자가 있을 때 여전히 3명의 잠재적 미진단 환자가 있다고 하며 전 세계적으로 과진단보다 미진단의 문제가 여전히 더 심각하다는 결론을 제시했습니다.


본 연구의 주제는 치료 접근도의 불평등에 관한 것이지만,
저는 국내의 치료 및 치료제에 대한 편견과 낙인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은 치료제 도입에 상당히 보수적인 편이라 중추신경자극제는 콘서타와 메디키넷 밖에 없는 상황에 정부의 일방적인 약가인하 정책으로 인해 글로벌 제약사들이 한국 지사를 대부분 철수시켰습니다. 이로 인해 오리지널 약 수급 문제가 점점 심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약물 사용량 증가 자료를 근거로 약에 대해 남용하기 쉽고 오히려 공부 잘하는 효과가 있는 것처럼 헤드라인을 뽑아 오남용 프레임을 지속적으로 씌우다 보니 정작 치료를 받아야 할 아이들의 부모들은 치료 결정을 주저하게 됩니다.


약의 오용은 늘 경계해야 하는 일이지만, 현재 보도되는 ADHD 치료제에 대한 기사를 객관적인 눈으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2020년 코로나 거친 후 학교가 재개되면서 2021년

이후 진단과 치료가 늘어 치료제 사용은 현재 2019년 데이터와 차이가 많이 있을 것잏니다. 위 자료는 타국가와 상대적 차이 관점에서 참고해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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